-
-
백 번째 여왕 ㅣ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평점 :
오랜만에 읽은 로맨스 판타지 소설! 고대 수메르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배경을 바탕으로 강렬한 여성 캐릭터들의 모험담을 장대하게 그려낸 요 책. 오직 후원자들이 헌금으로만 운영되는 수도원에서 자란 여주인공 칼린다와 그곳에서 유일하게 믿는 친구 자야. 후원자들의 자비는 대가를 요구했고, 그들은 어느 자매 사원이든지 방문해서 후견을 요청할 수 있다. 자매들을 자신의 하녀, 첩 또는 아내로 삼을 수 있으며 그들이 지시하는 대로 복종하며 살아야 하는 소환만이 이곳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둘은 무술 연습을 하다 마차를 타고 등장한 방문자를 몰래 엿보게 된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고 앞에 있던 병사 한 명이 그녀의 눈을 사로잡는다.
낯선 방문자의 등장으로 소환 의식이 시작되고 자매들은 1차로 무술 시합을 치르게 되는데 상대방을 먼저 피 흘리게 해야만 끝나는 조건이다. 어릴 때부터 열병에 시달려 몸이 좋지 않았던 칼린다는 수도원 자매 중 가장 무술 실력이 좋지 않아 다들 만만하게 생각하는 약한 상대다. 그런 그녀가 자야를 보호하기 위해 경기 중 뛰어들게 되고, 자신의 시합에서도 이겨버린다. 하지만 자야와 함께 수도원에 남길 바랬던 칼린다는 소환되지 않으려면 졌어야 했다. 2차 신체검사도 통과해 후원자 앞에 선 칼린다는 결국 타라칸드 제국의 지배자인 라자 타렉에게 선택되어 소환된다. 그의 마지막 백 번째 여왕 라니로! 그렇게 첩으로 함께 소환된 달갑지 않은 나탈리와 마차를 타고 수도원을 떠나게 된다. 자야를 위해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타라칸드 제국까지 사막을 지나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칼린다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서열을 결정하는 결투 의식에 참가해야 한다. 라자가 아내를 선택할 때마다 신의 계율에 따라 현재의 아내와 첩들은 결투 토너먼트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목숨을 건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칼린다는 혼자서 무사히 라니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라자가 아닌 첫 만남부터 강렬했던 근위대장 데븐을 마음에 품고 있는 칼린다, 둘의 사랑은 이뤄질까? 살아남아 자야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폭군의 여자들이 벌이는 치열한 결투와 연대 그리고 은밀한 사랑! 일단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고, 빠른 속도감으로 읽혀서 좋았다. 왠지 헝거게임이 연상되었으며, 상상하는 재미가 있어 몰입도도 높았더랬다. 마지막까지 잔인하게 거듭되는 반전으로 기대감을 한층 더 상승시키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배가되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1권이 끝이 아니었다는 사실.. 4권까지 있다니 아공! 감질나서 어떻게 기다리지? 안달 나게 만드는 요 책. 신비로운 불의 힘을 가지고 태어난 칼린다, 라자에게 선택된 여왕 '비라지' 그녀의 운명은 어디로 안내할까? 얽히고설킨 등장인물들과 라자가 왜 칼린다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남다른 능력을 타고난 그녀의 출생비밀이 무엇인지, 파고들수록 깊게 빠져들게 한다.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더라도 끝이 나지 않는 긴 싸움이 예고되어 있어 더 기대가 되는 <백 번째 여왕>. 마지막 페이지엔 2권에는 1권의 스포일러가 잔뜩 포함되어 있어 1권을 읽지 않은 독자분은 절대 읽지 말라는 경고 글이 눈에 띈다. 어찌 보면 뒤표지에 1권 스토리와 결과까지 어느 정도 다 예측할 수 있게끔 친절하게 적혀 있지만 직접 책을 읽어봐야 제대로 그 맛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여왕이 되기 위해선 아름다움을 뽐내기보단, 강인한 정신력과 용기로 무장한 전사로써 죽음의 토너먼트에서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흥미로웠다. 글과 함께 상상 속 여러 오감을 자극하는 영미 장편소설책!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