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은 열두 살 캐서린이다.
캐서린에게는 규칙을 꼭 정해줘야 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동생 데이비드가 있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야 할 때이지만 친구도 많지 않다.
‘가끔 우리만 쏙 빼고 초대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다 데이비드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다른 사람의 집에 가면 문이라는 문은 다 열어본다.
캐서린의 친구 멀리사네 집에서 잤을 때 데이비드가 멀리사네 주방 안을 뛰어다니며 지하실을 찾아 이문 저문 열어보느라 정신이 없었던 때를 생각하면 이를 악 문다.
그래서 캐서린은 데이비드에게 항상 규칙을 정해준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캐서린은 생각한다.
‘가끔 누가 알약을 개발해 줬으면 좋겠다고, 어느 날 아침 그 약을 먹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없어진 데이비드가 긴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세상에 누나, 나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 내가 소리치면 되받아치고, 둘 다 나가떨어질 때까지 치고받으며 끝장을 볼 수 있는 동생.‘
그러나 그런 알약은 있을 리 없다는 걸 캐서린도 안다.
데이비드가 세 살 때 작업 치료를 받으러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캐서린도 자연스럽게 병원에 따라다녔다.
병원에는 데이비드 같은 다른 장애 아이들이 치료를 받는다.
캐서린과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제이슨은 말을 하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의사소통은 낱말카드로 한다.
제이슨의 모습을 그리다가 들키고 만 캐서린은 제이슨과 친구가 된다.
제이슨이 가지고 있는 낱말카드로는 둘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캐서린이 낱말카드를 만들어준다.
그렇게 둘이 경험하는 게 많아질수록 낱말카드는 더 많아진다.
그렇게 둘의 우정은 더 짙어지게 되는데,
어느 날 옆집 친구인 크리스티에게 토요일에 댄스파티를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듣고,
불편한 마음이 생긴다.
캐서린은 아무도 없거나, 혹은 깜깜하지 않으면 춤을 추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찰나에 제이슨으로부터 같은 날 생일 초대를 받는다.
생일파티 당일에 제이슨은 댄스파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같이 가자고 하지만
캐서린은 자신의 규칙을 이야기하면서 가지 않겠다고 한다.
‘내 방에 아무도 없거나 아주 깜깜하지 않으면 춤을 추지 않는다.’
는 규칙..
제이슨은 자신의 모습이 창피하냐고, 규칙은 변명이라고 이야기한다.
캐서린은 변명 아니고, 내 규칙은 바보 같지 않다고 말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집으로 돌아와
캐서린은 제이슨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제이슨이 댄스파티에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그러고는 캐서린은 아빠를 불러 댄스파티로 간다.
이 장면에서 열두 살의 나였다면 캐서린처럼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장애를 가진 동생과 장애를 가진 친구를,
내 동생, 내 친구라고 다른 친구들에게 소개를 할 수 있었을까?
지금이야,
장애 인식 교육도 많이 받았고, 관련 서적도 많이 접하다 보니,
크게 다르다는 인식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에 놀이터에서 자폐 스펙트럼으로 보이는 아이와 마주쳤다.
일부러 아이들이 없는 시간대를 선택해서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를 나온 듯했다.
애써 모르는 척 보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차라리 그거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그때의 내가 한 행동이 그게 최선이었을까?
다가가 말을 걸고 같이 놀았다면 그 아이 엄마도 기뻐했을까? 불편해했을까?
열두 살 철이 없기만 한 우리 첫째가 이 책을 읽고,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온 세상 모든 아이들은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