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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ㅣ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독서 일자 : 2014.03.05.~2014.03.06.
스포일러 유무 : 있습니다.
1. 들어가며
우선 이 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http://cafe.naver.com/real21)에서 진행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읽게 된 책입니다. 좋은 책 읽을 기회를 주신 카페와 검은 숲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이전부터 1억부가 넘겼다는 광고를 보고 꼭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이미 일본 내에서는 100권이 넘는 책이 출판된 것에 비해 국내에는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을 포함해도 3권뿐이라 읽는 것이 망설여지던 참이었습니다. 원래 이런것에 연연하는 편이라...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저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만으로도 어느정도 완결 되는 부분이어서 전작을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래 놓고 <고토바 전설 살인사건>을 구매했지만요.
2. 전설과 역사 그리고 미스터리가 혼합된 부러운 책
작가의 소개에도 많이 나오는 언급이지만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여타의 추리 소설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전설과 역사가 혼재된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런 역사적인 사건이나 물건 등을 가지고 만들어진 책은 많습니다. 외국에 유명한 책으로는 <다빈치 코드>도 있고 국내에는 <궁극의 아이>도 중세 시대의 상업 가문(이게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도 나오고 <레드>에서도 난잡하지만 프루스트며 잉카던가 고대 문명과 연관된 이야기도 나오고요. 하지만 이런 여타의 작품들은 그런한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이 소재로 쓰여진 반면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역사적 사건이나 사실은 그대로 소개하는 좀 신기한 책입니다. 중반까지는 살인 사건을 빼면 이게 여행지와 그곳의 유명 풍물을 소개하는 책인지 미스터리 추리 소설인지 헷갈릴 만큼요. 그리고 그런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전설과 역사가 혼합된 책이 안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런건 판타지라던지 이루지 못한 역사에 대한 IF를 제기하는 그런류의 책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다 보니 역사를 공부한 저로서는 너무 억지가 강한 책으로 보이기도 하고 가끔은 너무 역사적 기초가 부실한 책들도 많고요. 뭐 언젠간 우리나라도 전설과 역사를 정면으로 돌파할 훌륭한 책이 나올 날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궁극의 아이>가 불모지인 미스터리 분야를 뚫고 나왔듯이요.
3. 논리 트릭 보다는 스토리
이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대중이 읽기에는 확실히 이쪽이 좀 더 고즈넉하게 읽기 편하지 않을까 합니다. 작가도 밝혔고 사실 따지고보면 사건의 트릭 자체도 좀 어설픈 부분이 있지만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살인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느러지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저같이 백수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하루에 다량의 독서가 힘들것이고 그럴때 편안하게 읽으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을만한 책이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책이 출간된지 꽤 되었는데(아마 1987년쯤에 쓰여진 것 같은데 그러면 28년쯤 되었음) 그 사이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특별히 현대적인 분위기가 나오는게 아니고 지역적 역사와 일본 전통 문화인 노에 대해서 나오다 보니 더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엘러리 퀸은 드루리 레인 시리즈나 얼마전 읽었던 <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는 사실 너무 클래식해서 읽는 내내 확실히 시간의 경과와 차이를 느꼈던 비한다면 확실히 스테디 셀러로 팔릴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너무 깊은 일본 역사와 아쉬운 주석
앞서 말씀 드렸듯이 기본적으로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중반부까지 일본의 지역 역사와 전통 문화인 노가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일본 국내에서라면 어느정도 쉽게 읽히는 부분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읽기에는 약간은 깊은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요시츠네나 벤케이 같은 일본 유명 장수(?)들은 국내에도 많이 소개 되었지만 그 외에 고려가 세워지기도 전에 일본 국내 역사는 역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일본 전통 문화인 노에 대한 주석도 사실 아쉬웠습니다. 아니 원래 이정도면 괜찮지 싶기도 한데 얼마전 보았던 <붉은 까마귀>에서 일본 전통 문화에 관해 정말 상세한 주석과 그림이 실려 있던 것을 본지라 아쉬웠습니다. 물론 지금도 책의 분량이 적지 않으니(약 600페이지 좀 안됩니다) 주석을 더 넣는게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상세한 주석이 아쉬운건 관련 지식이 부족한 독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5. 허술한 트릭, 끝 맺지 않은 결론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사건의 트릭이 대단히 허술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이니 뭐 그럴수도 있었겠지만 조금만 조사하면 되는 걸 하지 않는 경찰이나 인물들을 보자니 속이 답답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이전에 읽었던 고도의 논리 트릭 게임이었던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에 비해 매우 늘어졌습니다. 그리고 끝 맺지 않은 결론은 개인적으로 싫어하다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거기에 사건 뿐 아니라 그 밖에 여러가지 인물간의 관계도 말끔하지가 않아서 일본어로 책을 독파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면 그런 관계를 알 수 없으니 화장실 갔다가 그냥 나온 기분이랄까요? 물론 인생을 살면서 모든게 그렇게 말끔하게 끝맺음을 가지는게 아니긴한데 책에서 까지 그러니 좀 아쉬웠습니다.
6. 작가에 대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를 느끼지만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여타의 책과 다르게 가끔은 주인공의 말인지 작가의 말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작품들도 3인칭으로 쓰여지긴 하는데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가끔은 작가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특히 전설과 역사에서 소재와 글을 써나가는 작가여서 그런지 30여년 전에 이미 일본 내에 극우주의자들의 말도 안되는 말들을 꼬집는 장면은 대단히 인상깊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의 일이 작품내 소제목 처럼 반복될 걸 알았던 걸까요? 작가 개인에 대해 판단하는 건 사실 한작품 읽고 하는게 아닌데 확실히 거장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7. 마치며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간단히 정리하자면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전형적인 논리 트릭을 사용하는 추리 소설이라기 보단 탐정이 나오지만 이야기에 중점을 둔 미스터리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일본 내 역사와 전설을 적절히 조합하여 만들어낸 걸작이었습니다. 100여권이 넘는 책 중 작가가 왜 자신의 작품 중 열손가락 안에 꼽을만하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고즈넉한 분위기에 변하지 않는 책을 읽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