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 밀실살인게임 1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 일자 : 2014.03.04(+2)

 

 스포일러 유무 : 다른 책 포함 많습니다.

 

 1. 들어가며

 

 종로던가 어디 서점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다가 표지를 보고 마음에 들었던 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였습니다. 뭔가 유화로 그린듯한 귀여운 그림에 비틀즈 패러디 인 것 같은 그림에 추리 소설이라니 더욱 눈이 가더군요. 그런데 책 띠지를 보니 소름 끼치도록 악독한 작품이라 선뜻 권하기 그렇다니... 이런 말을 보니 고민이 되었습니다. 감성이 풍부한건지 겁이 많은건지 끔찍한 걸 보면 꿈자리가 사납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냥 접어 두었던 것을 기회가 되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속도가 안나더군요.(웃음)

 

 2. 순수한 추리 논리 게임

 

 사실 추리나 미스터리 소설을 보면 사건이 나오고 범인도 있고 탐정이던 형사던 해결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나름에 이유가 있습니다. <방황하는 칼날>처럼 딸을 잃은 슬픔에 대한 복수, 혹은 개인 성욕을 채우기 위한 범죄 그것도 아니면 <환상의 여인>처럼 개인의 치정 문제. 그것도 아니면 <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처럼 돈에 관련된 문제 등 다양한 이유의 사건이 발생하고 그걸 해결하기 위한 탐정과 형사 혹은 그 외의 주인공들의 활약이 그려지는게 추리나 미스터리 소설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는 그런게 없습니다. 처음부터 모두 범인이며 모두 탐정입니다. 추리나 미스터리를 보면서 가장 주목하는 건 역시 범인입니다. 그리고 그 범인이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추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하지만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는 처음부터 범인이 자신들이라는 전제에 이유 따위 없습니다. 그냥 순수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범죄 트릭이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과 실행이 있을 뿐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그 어떤 추리 미스터리 책보다 순수한 추리 논리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 가능했던 것은 역시 의문입니다.

 

 3. 현실은 상상을 능가한다

 

 가끔 그런말이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같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말 말입니다. 그리고 현실을 살다보면 정말 어이없는 일도 많고 생각지 못한 일도 무수히 일어납니다. 그래서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를 읽는 내내 그게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이들이 살인을 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실재였습니다. 그런 사건들 속에서 이들의 추리 논리 게임은 언제나 완벽했습니다. 과연 이게 가능할까요? 저는 사실 좀 비관적입니다. 어떤 범죄가 일어나고 범인이 잡히지 못하는 사건도 있지만 정말 엄청난 사건의 범인이 또 쉽게 잡히기도 합니다. <밀실살인게임 : 왕수비차잡기>에서 나온 몇가지 부분은 예기치 못한 부분에서 밝혀 질 수도 있었습니다. 두광인이 뿌리고 다닌 명함도 사실 아침 유명 프로 직원을 사칭한 거라 한두번이면 모르지만 명함까지 파고 돌아다닐 정도였으면 꽤 있었을 것이고 프로그램의 진짜 스텝들이 취재하면서 경고했다면 잡힐 수도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명 프로그램 관계자를 사칭해서 문제가 일어났고 방송에 나와서 그런 일은 무조건 사기라고 밝힌 적도 있죠. 거기에 살인을 저지를때 너무나 완벽한 알리바이가 만들어 집니다. 처음 12지신 살인 사건때도 그 사건들 안에서 누군가 범인을 지켜봤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하나도 없고(특히 지하철이던가? 그 안에서 일어난 사건은 특히 그랬습니다.) 고속도로 휴계소 살인에서 누군가에 블랙박스에 찍혔을 수도 있고요. 사실상 가장 순수한 추리 논리 게임이면서 그것이 실재로 벌어졌을때의 그 어떤 현실적 변형이 없다는게 가장 모순된 부분이랄까요? 현실이 계획대로 완벽하다면 정말 좋겠습니다만 그럼 세상이 범죄 천국이 되었던 아니면 반대로 완벽한 유토피아가 되지 않았을까요?

 

 4. 훌륭한 마지막 반전

 

 가장 큰 반전은 이 책의 마지막에 to be continued가 써있다는 점이었습니다만(웃음) 이 책이 높이 평가 받는 이유는 역시 마지막에 인물간의 관계가 밝혀지는 점이었을 것입니다. 역자도 밝혔듯이 두광인의 경우는 번역상 어쩔 수 없이 성별이 밝혀지지만(근데 그것도 사실 처음 두광인이 여대가서 인터뷰 할때 밝혀진거 아닌가 싶지만요) 다른 인물들의 성별이나 실제가 밝혀지는 곳에서는 철저히 농락당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두광인의 트릭과 그에 의한 콜롬보의 정체가 밝혀졌을때는 정말 무릎을 딱 치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이 부분은 대단히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합숙에서의 인물 반전은 좀 이상했습니다.

 

 5. 훌륭하지 못한 마지막 인물 반전

 

 두광인은 KOEI의 게임 <삼국지> 시리즈의 무장으로 치자면 모든 능력치가 90이 넘는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재다능하죠. 그런데 그게 좋냐 하면 아닐때도 있죠. 차라리 무력을 100을 찍어서 장수로 쓰던지 아니면 지력이 100이라 참모로 쓰던지 해야 하는데 모두 90이 넘다보니 중용하다가 더 좋은 장수나 참모가 나타나면 버려지죠. 거기에 스스로 노력해서 능력치를 향상시키지도 않는 두광인은 역시 현실에서도 어정쩡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합숙에서 두광인의 모습은 이해가 됩니다. 좀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걸 찾아왔던 두광인은 어쩌면 당연한 설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인물들은 이게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들을 단지 자신들의 트릭을 써보고 싶다는 이유로 죽여왔던 이들이 어디에서 그런 동료애라던지 사람이 나때문에 죽으면 찝찝하다는 느낌이 생긴건지 좀 어이가 없더군요. 뭐 to be continued를 쓰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그럴거면 차라리 트릭을 썼을때 갑작스러운 방해라던지 변화를 주던가요... 하여간 이 부분은 뒷 권을 읽어야 해결될 것 같은데 지금도 못 읽은 책이 한아름이라... 다음에 알라딘 중고 서점 가면 살 것 같긴 한데 어쩔지 모르겠습니다.

 

 6. 마치며

 

 읽으면서 확실히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도 불호에 가까웠지만 끝까지 읽고 보니 많은 분들이 칭찬을 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뒷 권을 읽어야 시원하게 해결 됫 것 같은 느낌이라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도 애매한게 사실입니다. 순수한 추리 논리를 즐기시고 싶으신 분이라면 추천하지만 정의에 대한 명확한 신념이 있으신 분이라면 접어두시는게 좋을 것이라는 제 판단입니다. 그나저나 일본은 돼지띠가 멧돼지띠군요. 이걸 읽으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후르츠바스켓>에서 카구라가 멧돼지였구나...역시 인간은 죽을때까지 배워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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