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평전 - 시대를 밝힌 '사상의 은사'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한국 지성계의 대부! 리 영희 선생.한 인간의 삶과 고통을 제대로 안다는 얼마나 힘들 것인가..그런 작업을 묵묵히 해내는 김삼웅 선생의 노고와 열정을 뜨거운 가슴으로 응원한다. 이 분은 평전작가, 전기 작가로서 이미 경지에 오른 사람이다.는 생각이 든다. 

 

리 영희 선생이 가장 존경하는 김구! 그의 애국충정이야 온 국민이 다 알지만 당시의 국제정세에서 미국의 등을 업은 이승만과 소련의 등을 업은 대좌 김일성에게 밀릴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승만의 사주에 의해서 안두희의 권총에 산화한 백범김구. 또 억울하게 옥사한 안창호 선생, 신채호 선생. 그 얼마나 많은 애국 지사, 독립투사가 더러운 죽임을 당했는가...어쩔수없는 운명인가? 나의 슬픈 사랑, 한반도.(누구나 다 아는 리영희의 어린시절이후 성장과정에서의 일이다)

 

최근의 건국절 논란을 지켜보면서,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큰 비극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일이란 생각.[비단 나혼자 만의 생각이 물론 아니다.] 36년간의 일제강점기에서 자신들의 부끄러운  친일 행적을 덮기위해,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외면하고,1948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이때 이승만의 정읍발언.. 남한만이라도 단독정부를 세우자는 노회하고, 권력욕에 사로 잡힌,노망든 늙은이? 근데 보수 현실론자들의 시각은 "어쩔수 없는 국제역학관계에서의 구국의 결단"? )한 날을 '건국절'로 하자고 주장을 한다. 친일파 후예와 보수언론(조중동문)들의 주장은 "국가와 영토가 없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라는게 요지다.(이런 사람들이 같은 대한민국 국민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하면 너무 편향된 좌빨의 시각일까?"그렇다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라는 현 헌법을 무시하면서까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친일 보수세력과 통일 반대세력들의 시각을 앞으로 어떻게 보아야 할까.. 옆으로? 아, 나는 사시구나..쩝..거울을 다시보고, 눈꺼풀을 까 뒤집어 본다. 왼쪽 눈알의 실핏줄이 터졌다. 헉. 좌빨?)

 

"불과 4년반 동안 나치 지배를 받았던 프랑스에서는 전쟁이 끝난 뒤 나치에 협력한 프랑스인 약 13만명을 재판정에 세워 사형집행 800여명, 종신 강제노동형 2700여명 등 무려 5만명을 처벌했다. 일제의 침략을 15년간 받았던 중국국민당 정부는 역시 전쟁 뒤 친일 반민족 세력 한간 3만 8000여명을 기소하여 사형포함 1만 5000여 명을 처벌 하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전쟁이 끝난 직후 반역자들을 단호하게 처단하였다."(84쪽)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친일군부과 경찰,보수언론의 활개속에 정의와 민족정기는  철저히 유린당하고,친일파들은 떵떵거리며 호의호식 했지만 독립투사의 후예들은 가난속에서 비참한 삶을 살았다.(친일파들의 주장은 "그들 개인의 무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역쉬,이래서 최순실 사태,세월호 사건이 일어날수 밖에 없고,국정원장 원세훈의 댓글사건으로 여론조작에 휘둘리는 위대한 대한민국 이구나!)

 

리영희 선생은 가난속에 공고를 나와 해양대 졸업후 영어선생을 하다 6.25 때 통역 장교가 된다.  그 당시 군대생활에 대한 회상.." 그러면서도 한가지 정의감 같은 것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약자에 대한 강자의 비인간적 행위, 휴머니즘을  말살하는 폭력, 사병에 대한 장교의 횡포...그런 장면을 목격하거나 당했을 때에는 연대장이나 연대 지휘관들에게  직언과 충고를 서슴치 않았다. 그러고도 안 될때는 고문관의 힘을 빌렸다.외국인인 고문관의 도움을 청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그런 경우에 사대적이라거나 수치스럽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휴머니즘에는 인종이나 민족, 국가의 차별이 있을 필요가 없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97쪽)

 

이런 마음가짐이 이후 정론 직필의 언론인으로 독재정권에 맞선 가장 큰 힘이자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이 대목에서 이 책에 나오는 또 한가지 에피소드..설마 이렇게 강직하던 리영희 선생이?그래도 꼴에 사내라고.ㅎㅎ(이사건은 리영희의 세계관과 인생관,언론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이 끝날 무렵 연대장이 장교들의 사기를 돋우고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기생이 나오는 술집에서 술판을 벌였다.  리영희가 술기운에 오버하여 옆에 앉은 기생에게 2차를 강권, 억지로 동의를 받아 냈지만 그녀는 사라지고 말았다.

 

화가 난 리영희는  그녀의 집앞에서 공중에 권총을 쏜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녀는 튓마루에서 오연히 서서 "젊은 장교님, 아무리 하찮은 기생이라도 그렇게 흐트러진 마음과 몸으로 만날수는 없습니다. 미천하고 힘없는 사람이라도 총으로 굴복시키려 들지 마세요. 사람이란 마음이 감동하면 총소리 내지 않아도 따라갑니다.당신도 차차 사람과 세상을 알게 될 겁니다. 돌아가세요. 언젠가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캬아~이 쯤되면, 천하의 리영희도 그녀의 너무도 당당한 기품과 위엄에 놀라 비수에 심장을 찔린듯 부끄러웠다. 그는 한 기생의 인격적 위대함에 대해 깊은 절로 예의를 표하고 싸리문을 젖히고 나왔다.

 

김구를 존경하고, 아리랑의 김산을 좋아했던 리영희. 그의 양심에 따른 정론직필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의 3대 군사정권에서 투옥되고, 재판을 받은 고초를 겪었다. 선생같은 분이 좀더 많았다면 진작에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정의와 민족정기가 바로 섰을 것이고, 이승만의 무능한 독재와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부독재도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금이라도 정의와 민족정기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분단을 극복해서 통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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