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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드림 창비청소년문학 130
강은지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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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에 쓴 후기입니다.


우리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이 한 문장에 꽂혀 가제본이벤트를 신청했다.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내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가 어른이 될 수 있을까였기에 이 책에 마음이 간 것 같다. 나이만 먹는 어른이 아니라 진짜 어른이 되고 싶었기에, 하지만 이 책은 진짜 나이를 먹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루시드 드림, 자각몽. 

꿈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채는 것을 말한다. 

꿈을 꾸다보면 현실이 아니기에 번쩍 잠이 깨는데 이 책에서는 계속해서 깨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깨지 않는 이 사람들은 어른들. 깨지 않는 부모님, 가족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어린이, 청소년들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하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다. 과연 깨어날까, 이대로 어른들이 모두 죽는 것은 아닐까.


서로 도와가며 이 상황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인류애가 샘솟기도 하지만 역시나 세상은 만만치 않다. 누군가는 돕고 누군가는 약탈하고 누군가는 속이고 누군가는 믿어주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어른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나이를 먹는 게 어른일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다.


#창비 #가제본서평단 #루시드드림 #강은지 #현실도피 #어른 #생존 #디스토피아 #자각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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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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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광고 #협찬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쓰여진 역사가 가미된 소설이라는 점에서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다. 김금희 작가님의 책이어서도 읽고 싶었고. 


김금희 작가님의 소설을 보면 사람의 마음에 대한 문장들이 기억에 남고 밑줄을 긋게 된다.


19-20 어떤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떠올리거나 반추하고 싶지 않은지도 몰랐다.


68 사는 게 친절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하면 불친절이 불이이깅 되지만 친절 없음이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면 불친절은 그냥 이독도 손실도 아닌 '0'으로 수렴되는 일이다. 


93 리사가 하는 미운 짓에는 본심이 아니리라는, 어떤 신경증적인 예민함과 미숙함,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을 듯한 불만족 탓이리라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 서사는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리사를 보면 그냥 느껴지는 것에 가까웠다.


217 나는 리사를 망치고 싶었다. 구길 수 있다면 구기고 싶었고 얼릴 수 있다면 그대로 얼려버리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을 눈치챈 날 나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강화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리사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렇게 생성되는 악의에서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그래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게 내가 겨우 떠올릴 수 있는 살길이었다.


335 어쩌면 리사와 나의 어긋남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누구보다 상대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런 점에서 슬프게도 서로를 믿고 있는 사이였다. 


주인공 영두를 가만히 따라가다보면 영두는 어쩌면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마음을 빠르게 눈치채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내는 것, 상대를 믿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까지. 그런 영두였기에 대온실 수리 보고서의 자료를 수집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다.


일제 강점기라는 역사 속에서는 언제나 슬픈 내용이 가미되고 억울하고 아픈 기억들이 떠오르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게는 꿈도 있고 희망도 있고 좋은 기억들이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래서 이런 소설을 좋아하는 걸지도.


#대온실수리보고서 #김금희 #창비 #장편소설

어떤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떠올리거나 반추하고 싶지 않은지도 몰랐다. - P20

사는 게 친절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하면 불친절이 불이이깅 되지만 친절 없음이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면 불친절은 그냥 이독도 손실도 아닌 ‘0‘으로 수렴되는 일이다. - P68

리사가 하는 미운 짓에는 본심이 아니리라는, 어떤 신경증적인 예민함과 미숙함,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을 듯한 불만족 탓이리라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 서사는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리사를 보면 그냥 느껴지는 것에 가까웠다. - P93

나는 리사를 망치고 싶었다. 구길 수 있다면 구기고 싶었고 얼릴 수 있다면 그대로 얼려버리고 싶었다. 그런 내 마음을 눈치챈 날 나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강화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리사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렇게 생성되는 악의에서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그래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게 내가 겨우 떠올릴 수 있는 살길이었다. - P217

어쩌면 리사와 나의 어긋남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누구보다 상대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런 점에서 슬프게도 서로를 믿고 있는 사이였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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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 우린 애초에 고장 난 적이 없기에
알리사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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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으로 공황장애까지 얻었지만 결국 자신을 찾은 작가의 담담한 이야기가 위로가 된다.

우리는 모두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혹은 가스라이팅을 하며 살아간다. 나도 모르게 했던 가스라이팅이 있지는 않은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너무나 쉽게 상대방을 내가 살아온 기준으로 판단하고 쉽게 얘기했던 건 아닌지, 그렇게 남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온 건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가스라이팅에 익숙해져서 그랬던 건 아닐까.

독서를 통해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도 너무 멋있다. 독서는 그냥 취미, 재미로만 읽는 나에게 전투적으로 읽음으로 변화하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동기부여도 된다.

가스라이팅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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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느슨하게 조금씩 행복해지는 습관 - 우울증에 괴로워해 본 정신과 의사의 나를 바꾸지 않고도 삶을 바꾸는 40가지 멘탈 보호법
바쿠@정신과의 지음, 김윤경 옮김 / 부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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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느슨하게. 조금씩. 세 단어와 표지에서 느껴지는 평온함이 인상깊은 책이다.

오랜만에 읽은 심리학책인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저자는 나를 돌보기 위한 방법으로 의태를 소개한다.

의태는 쉽게 말하면 가면을 쓰는 것이다. 가면쓴다는 표현이 좋게 들리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가면이라도 써서 나를 보호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결국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니까, 속마음은 아닐지라도 겉모습은 괜찮아보이는 방법 40가지를 알려준다.

1장과 2장에서는 왜 사는게 힘든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3장과 4장에서 40개의 습관을 소개해준다.

습관1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면 쓰기

습관2 지금 당장 버려야 할 세 가지 부정의 단어

습관3 자주 쓰면 좋은 긍정의 단어

습관4 나를 바꾸는 일을 이해득실을 따져 그만두지 말 것

습관5 ‘일단 5분만’ 해 보자

습관6 오늘 좋았던 일 기록하기

습관7 부정적인 감정을 일단 종이에 써 볼 것

습관8 칭찬에 너그러워지자

습관9 지금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습관10 무조건 인사 작전을 쓴다

습관11 상대의 말을 들은 순간에 즉시 답하지 마라

습관12 분노 상황을 반복해서 시뮬레이션해 보기

습관13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잠을 잔다

습관14 배려를 바라기 전에 배려해 주고 싶은 사람이 되자

습관15 처음부터 나의 결점을 터놓고 나서 부탁한다

습관16 부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뇌내 회의’ 열기

습관17 자기 자신을 마음껏 격찬해 주자

습관18 사고가 정지했을 땐 다른 인격 장착하기

습관19 동경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고 상상하는 놀이를 한다

습관20 쓸데없는 소문은 인생에서 배제하라

습관21 때로는 ‘도망’과 ‘포기’도 필요하다

습관22 빵 반죽을 치대면서 짜증을 해소한다

습관23 나를 돌아보는 셀프 모니터링 도입하기

습관24 하루가 의미 없었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적어 보자

습관25 내 마음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가득 채우기

습관26 소문에 휘둘리지 말 것

습관27 남의 뒷말이나 험담은 그저 흘려보내면 된다

습관28 즐거움을 위한 적당한 지출을 허용하라

습관29 정기적으로 나를 돌본다

습관30 칭찬한 사람의 마음을 부정하지 말 것

습관31 기쁨과 감사의 말을 들었다면 역시 표현해 주자

습관32 남몰래 하는 ‘좋은 사람 놀이’

습관33 칭찬받을 줄 알아야 칭찬도 할 수 있다

습관34 내가 듣고 기뻤던 칭찬을 상대에게도 해 준다

습관35 가까운 사람과 서로 ‘가면 속의 민낯’을 자주 바라보자

습관36 웃는 표정의 가면 쓰기

습관37 원치 않는 배려는 독이다

습관38 나의 상식으로 다른 사람을 보지 말 것

습관39 ‘그 사람만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버려라

습관40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라는 사실 명심하기

인상깊었던 문장들 발췌.

남이 어떻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결과로 행복해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은 없습니다. p.51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가도 남과 비교하며 나 자신을 깎아먹지 말아야지.

성공한 사람들은 꾸준히 노력을 거듭해 온 끝에 당신이 부러워할 성과를 손에 넣은 겁니다. 그 사람으로 인해 당신이 손해를 본 일은 아마도 없겠지요. p. 58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사람의 노력이 있었음을 기억하자. 오히려 그 사람을 부러워하고 나 자신을 깎아먹거나 질투하면서 손해를 보는 것.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다음으로 이어지는 기회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납득했을 때, 비로소 일에서 느끼던 괴로움은 사라지게 됩니다. p. 87

실패는 끝이 아니다. 실패는 기회다. 아직 어렵지만 자꾸 생각해볼만한 구절이다.

좋아하는 일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도 통틀어서 당신이 하는 일은 모두,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이 당신답게 살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p. 121

요즘 나다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행복한 게 나다움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하기 싫은 일 역시도 나답게 살기 위해 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하기 싫어서 미뤄둔 일들을 시작해야할 때.

부정적인 생각이 자주 들어 고민이라면 꼭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하루의 기분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p. 150

이건 꼭 실천할 것. 일기쓰면서 부정적인 내용을 쓰면 꼭 긍정적인 내용으로 마무리하고 있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자기 전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고, 생활하다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때 금방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잘 보살피기 위해서' 평소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적절한 지출을 자신에게 허용해 주세요. 즐거움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것은 나에 대한 투자이고 인생에 반드시 필요한 경비입니다. p. 218

최근 가계부를 쓰면서 지출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소비에 대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다고 흥청망청 쓰진 않기.

사람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마음의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정의감만으로 상대의 마음속에 있는 연약하고 예민한 부분을 함부로 밟고 들어서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상처 입히는 행위입니다. p. 247

도움을 주는 사람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줄 알았는데, 도움을 받는 것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니. 그 동안 내 생각만으로 다른 사람을 상처준 일은 없었나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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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민족으로 읽는 패권의 세계사 - 문명을 이룩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새 시대를 연 민족들의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정은희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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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으로 읽는 세계사라는 제목에 걸맞게 내가 알던 세계사와는 완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게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

역사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과학사나 음악사 미술사는 재미있게 읽는 편이라서 이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란족, 라틴족, 아랍족, 인도 민족, 한족, 몽골족, 튀르크족, 만주족, 게르만족, 유대 민족을 통해서 패권이 어떻게 이동해왔는지를 설명한다.

민족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는 생각이 유럽인의 시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아시아의 관점에서는 거대한 부족의 결합체를 민족이라고 생각했지만, 유럽에서는 한 국가 내에서 언어와 역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민족이라고 묶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민족에 대한 개념이 유럽에서 만든 개념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인도 민족과 한족을 넣은 것 같다. 사실 인도 족은 없는 개념이고, 한족은 패권을 잡았다고 하기엔 약간 부족해보인다. 하지만 인도와 중국이라는 국가의 개념에서 보면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잠재력도 있고 강한 나라기 때문에 넣은 게 아닐까.

가장 기억에 남은 민족은 게르만족이다.

게르만족이라고 하면 독일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노르만족까지 개념을 넓혀서 설명했다. 그래서 유럽 전체에 대한 설명을 한다. 너무 억지스러운 설명인 것 같아 이 부분이 좀 의아했다.

아시아와 유럽이라는 대륙에서 벗어나 바다 건너의 대륙까지 넓힌 민족,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민족. 게르만족의 개념을 넓히다보니 이렇게 요약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게르만족이 만든 민족과 국가의 개념을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입시킨 민족.

아무리 중국이, 인도가 성장한다고 해도 한동안은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국제 질서를 좌지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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