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기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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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엄령 그 밤, 소설가 황정은이 남긴 솔직한 고백


창비에서 출간된 황정은의 신작 에세이 <작은일기>.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 책을 펼쳤음에도 읽기쉽지 않았다. 한 글자마다 작년 12월의 기억과 느낌이 생생히 떠올라 책을 덮고 펴기를 반복했다. 


"오후 열시 삼십사분 계엄"(p.9)


윤석렬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선포한 계엄령. 한국 국민 모두가 비슷한 기억과 느낌을 떠올릴 그날 밤의 이야기.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뉴스를 보며, 우리는 모두  1980년 5월 18일에서 비롯된 공포와 분노를 느꼈다. 괜찮을까? 무사할 수 있을까?


이번 에세이는 소설가 황정은이 그날의 공포를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느끼고 표현한 작품이다. 그날 이후 반년이 지난 지금, <작은 일기>로 당시의 분노와 공포를 다시 돌아본다. 



2. 광장에서 만난 "놀라운 사람들"


"추운 밤 그 자리에서 보낸 사람들도 놀랍고, 

그들에게 난방 버스며 음식이며, 

바람 넘는 고개에서 버티는 데 도움이 되는

물품들을 즉시 보낸 사람들도 놀랍다."

(p.57)


남태령에서 밤을 지새운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마음들. 케이팝과 응원봉으로 물든 광장.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연대의 모습에 작가는 '놀라운 사람이 이렇게 많다'라고 고백한다.


1월 강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광장을 지키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은박을 두르고 밤새워 버텨내 '키세스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들. 나는 한 시간도 버티기 힘들었던 그 추위에 고생했던 분들이 너무 미안하고 놀랍고 고마웠던 기억(p.87). <작은 일기>를 읽다 보니 그때의 떨림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3. 큰 사건 앞에 선 소수자의 목소리와 자매들의 연대



일기는 내내 심각하게 계엄-탄핵 정국만을 묘사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도 일상은 돌아가고 작가가 밀린 일감에 머리를 싸매는 장면에서 미소가 지어진다. 그중 자매들과의 관계에 관한 일화가 인상 깊다.


"우리 자매가 다 십 대였을 때 

우리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누가 봐도 놀랄 정도로 살벌하게 다퉜고 

각자 생존만으로도 버거워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p.30)


그런데 지금은? 정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집회에 나간다. 작중 내내 서로를 염려하고 보듬는다. 그렇게 그들은 어린 시절의 '적'에서 '가족으로 거듭난다.


퀴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탄핵 집회 중간 성소수자 발언에 반발을 표출하는 사람들. 그걸 묵묵히 견뎌내다 말리는 작가. 

"여기서 저런 얘기를 왜 하느냐고 

중얼거리더니 점점 목소리를 높였다.

순간 참지 못하고 그의 무릎에 손을 올렸다.

그러지 마시라고, 

여기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고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p.19)


이 사회의 약자들이, 소수자들이 겪어온 괴로움과 어려움을 온 사회가 다 겪고 있다.(p.147) 세월호 깃발을 든 기수, 전국농민총연합(전농)의 남태령 대첩. 작은 힘들이 하나씩 결합해 거대한 분노로 그를 탄핵하였다. 



4. 무력감에 맞서는 작은 행동


하지만 이 에세이는 수동적인 피해자들의 연대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초법적 존재들이 법의 보호를 이토록 꼼꼼하게 받아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무력감을 안긴다."(p.112)고 토로한다. 


"만약 그가 파면되지 않는다면, 

탄핵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자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p.116)


그러나 눈물이 쏟아지는 무력함 속에서도 그녀는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한다. 추운 광장에 나가 집회에 참여하고, 선고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그날의 기억을 일기에 남겼다.



5. 그래도 "내가 이 세계를 깊이 사랑한다"


결국 황정은이 이 일기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었다.


"노동자, 농민, 여성, 성소수자...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정체성으로

어떤 부침을 겪고 있든 불법 계엄이라는

국가 폭력에 관통당한 경험으로,

그 고통으로 이미 연결되어 있다는

감을 잃지 않는다면, 잊지 않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p.181)


처음 본 얼굴이지만 같이 추위를 버티며 방석과 간식을 나누는 배려. 서로를 버티게 해준 존중과 다정, 조용한 애정. 작가는 '그건 결코 냉소가 되지 못한다'(p160)고 말한다. 



6. 혼란의 시대를 바라보는 소설가의 시선


창비에서 출간된 이 신간 에세이는 단순한 정치적 르포를 넘어선다. 한 개인의 일기가 어떻게 시대의 기록이 되는지, 문학이 현실과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준다.


황정은 특유의 정제된 문장과 예민한 감각, 깊은 성찰이 만들어낸 문장들은 칠흑 같던 계엄의 밤을 공유한 모두의 마음에 공명할 것이다. 


분노했지만 무력했고, 나약했지만 연대한 우리들이 이뤄낸 결과들. 2024년 겨울, 우리는 모두 역사의 목격자이자 참여자였다. <작은 일기>에서 시대의 트라우마를 딛고 우리의 위대함을 발견하기를.(p.185)


"당신들과 동시대를 산 덕분에 

이걸 보았어, 영광입니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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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과학 퀴즈 도감 사고력 마스터 시리즈
서울문화사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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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답 왜 틀려~" 매번 초등과학 문제집을 풀때마다 짜증내는 둘째. 하지만 포켓몬 게임할 때는 3시간도 집중한다는 사실! 혹시 우리 집만 이런 건 아니죠?

초3 올해부터 학교에서 배우게 된 초등학교과학, 혹시라도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성적이 걱정되는데요.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포켓몬으로 과학공부를 시킬 수 있다면? 오늘은 초등홈스쿨링과 엄마표학습지를 고민하는 학부모님이 반길만한 신간을 들고왔습니다.


1. 왜 과학 과목을 어려워할까요?


초등과학교과서를 펼쳐보면 아이들이 왜 어려워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딱딱한 설명과 복잡한 개념들이 가득하죠. 초등3학년과학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과학 학습에 많은 아이들이 부담을 느낍니다.

저희 첫째가 보는 4학년과학에서는 더욱 어려운 용어가 많아지는데요. 생물부터 물질의 성질, 지구과학까지 다뤄야 할 영역이 넓어져요. 초등4학년과학 개념어들이 어렵다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고학년 과학학습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특히 저처럼 초등홈스쿨이나 엄마표학습지로 과학공부를 시키려는 학부모님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데요. 아이가 문제집을 어려워하거나 싫어한다면 잔소리를 해야하는 엄마도, 거부하는 아이도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2. 포켓몬 + 과학 = 완벽한 조합인 이유


그런데 정말로 포켓몬으로 초등과학공부가 가능하다면? 포켓몬스터 과학퀴즈 도감은 아이의 흥미와 학습 효과를 동시에 잡는 독특한 과학교재라 눈에 확 띌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책은 자연스러운 학습 동기 자극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아이가 이미 좋아하는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해 '공부'가 아닌 '펴보고 싶어지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과학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겁니다.

교과연계 된 체계적 구성도 놓칠 수 없는 장점입니다. 초등학교과학교과서 내용을 완벽하게 반영한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생활 속 과학(화학)부터 시작해서 힘과 에너지(물리), 지구와 우주(지구과학, 천문), 인체, 동물, 식물(생물)까지 초등과학 전 영역을 다룹니다.

포켓몬 도감 정보 속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를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과학탐구 능력을 기를 수 있어요. 퀴즈를 풀며, 줄글을 싫어하던 아이도 줄줄 읽어나가니 문해력과 초등과학공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3. 엄마표 과학 교육, 이제 걱정 끝!


엄마표학습지로 과학학습을 꾸준히 진행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복잡한 과학 개념을 아이 수준에 맞게 설명하기 어렵고, 흥미를 유지시키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초등과학책, <포켓몬스터 과학퀴즈 도감>은 과학 개념을 포켓몬의 특성과 연결해 설명하니 아이도 쉽게 이해하고, 모르는 것만 설명해주면 되니 학부모도 부담 없이 지도할 수 있었습니다.

가볍게 선행을 원하는 초등1학년부터 휴식시간에 개념복습을 원하는 초등6학년까지 모든 학년에 흥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3학년과학에서 처음 만나는 과학 개념부터 초등5학년과학의 복잡한 원리까지, 포켓몬과 함께라면 어렵지 않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초등홈스쿨을 진행하는 가정에서는 정해진 진도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의 흥미와 속도에 맞춰 언제든 편하게 과학독서를 할 수 있어요. 재미있는 초등과학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이 이뤄지니 스트레스 없이 기초과학 실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4. 정말 학습 효과가 있을까요?

"그래도 결국 만화책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이 책은 공교육 내 초등과학교과서 내용을 완벽하게 반영해 초등과학수업의 보완재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효과가 확실했는데요. 둘째는 이 책을 읽고 꼼꼼히 읽으며 과학용어들을 엄마에게 묻거나 과학문제집, 다른 초등과학책에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과학수행평가나 학습에서도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가 일상 속 과학 현상에 관심을 갖고 질문하는 등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흥미와 자신감이 생겼어요.

포켓몬을 좋아하는 아이들 선물로도 추천할만한 것 같아요. 포켓몬을 좋아하는 아이의 생일선물이나 칭찬스티커 보상으로 주면 아이가 진짜 기뻐할 것 같습니다. 초등 전학년 과학을 다루고 있어 난이도도 걱정없고, 도감형태라 반복해서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으니까요.


5. 직접 써본 솔직한 평가

아이의 흥미 + 확실한 학습 효과 + 교과 연계 + 자기주도성까지! 포켓몬스터 과학퀴즈 도감은 초등홈스쿨링을 고민하는 모든 가정에 정말 좋은 선택입니다.
과학을 어려워하던 우리 아이가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모습을 보니 뿌듯해요. 포켓몬과 함께라면 여러분 아이도 분명 변화를 경험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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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사용설명서
구혜영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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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적금 만기를 맞아 은행에 갔는데, 직원이 새로 권하는 정기적금특판 상품의 금리가 생각보다 낮아서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으시죠? 요즘 같은 시기에는 작은 금리 변동에도 우리의 재테크 계획이 완전히 달라지는데요. 미국증시가 하루아침에 급락하고, 적금금리는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며, 대출계산기를 돌려봐도 미래가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특히 회사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투자 이야기가 나올때면 항상 나오는 질문이 "도대체 금리가 오르는 게 좋은 거야, 나쁜 거야? 내 주식은 왜이래?" 였는데요. 뉴욕증시 소식을 보면서도 기준금리 발표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투자도 항상 흔들리기만 했습니다.


1. 17년 경력 전문가가 알려주는 금리의 비밀


이 책, <금리 사용설명서>의 저자 구혜영은 17년간 금융업계에서 활동한 채권 애널리스트 출신입니다. 흥미롭게도 저자도 처음에는 금리의 중요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2007년 증권사에 입사했을 당시 금융위기 상황에서 연준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몰랐던 초심자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환율과 파생상품, 글로벌 금리분석을 통해 금리의 깊은 영향력을 체득하며 '금리는 단순히 채권투자를 위한 지표가 아니라, 자산가격을 움직이고 경기와 투자심리를 흔드는 경제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인 '4단계 금리 분석 실전 프레임워크'입니다.



2. 자본주의의 암호를 해독하는 새로운 관점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금리를 '자본주의의 암호'라고 표현한 관점입니다.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발표하는 시기가 오면 전 세계 언론과 투자자가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금리는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언어이자,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암호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달걀이론'이라는 독특한 비유로 금리와 시장 사이클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이 이론을 통해 금리상승기와 금리하락기에 각각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거시경제의 흐름을 계절에 비유한 부분도 매우 실용적이었습니다. 경제지표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각 시기별 핵심 지표를 분석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이를 통해 현재 경제가 어떤 계절에 위치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금리전망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3. 실전 투자에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 방법론


책의 백미는 4부에 나오는 '금리 분석 실전 프레임워크'입니다. 첫 번째 단계는 단기금리 전망 분석으로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를 파악하고, 두 번째는 장단기 금리차 분석을 통해 경기 사이클의 전환 가능성을 읽으며, 세 번째로 실질 M2 증가율로 유동성 변화를 추적합니다.


특히 수익률곡선 변화를 활용한 투자전략 부분에서는 ETF나 해외투자 시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수익률곡선이 평탄화되거나 역전되는 시기에 장기채권이나 단기국채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에는 어떤 금융상품을 활용해야 하는지 실전적인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4. 현실적인 한계와 단계별 실천 방안


다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몇 가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일단 책 자체의 난이도와- 책에서 제시하는 경제지표들을 모두 체크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전문가 수준의 분석 능력 없이도 정말 활용 가능한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제시하는 실천 방안은 충분히 현실적입니다. 초보자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발표일정을 체크하고, 국고채 10년물 금리 변화를 3개월간 관찰하며,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금리 민감 자산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인내심을 가지고 책을 완독한다면, 1억만들기나 직장인재테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특히 유용할 것 같습니다. 고금리예금특판이나 적금상품을 선택할 때도, 해외증시나 미증시에 투자할 때도 금리라는 나침반이 있다면 훨씬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하니까요.


★★★★★/5


이 책은 재테크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고 싶은 30-40대 직장인, 주부재테크를 고민하는 분들, 그리고 적금이나 예금 외에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는 보수적 투자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돈불리는법이나 돈많이버는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자산운용의 방향성을 잡고 싶은 분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어줄 거예요! 금리라는 렌즈로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고 싶다면, <금리 사용설명서>를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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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개정증보판
홍세화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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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빨갱이"가 된 엘리트, 

빠리에서 택시운전사로 살아남다

 

1979년 한 청년이 프랑스 파리 거리를 택시로 누비고 있었다.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였던 그는 어쩌다 빠리에서 택시운전사가 되었을까?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에 연루되어 하루아침에 망명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군부독재 시절, '삐라를 뿌렸다'는 이유로 수년간의 옥살이를 하는 일이 흔하던 시기였다. 유신 체제 말기의 한국에서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그가 '삼중의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발견한 두 사회의 차이점과 그 사이에서 체득한 '똘레랑스'의 가치를 담고 있다. 최근 저자의 타계 1주기를 맞아 출간 30주년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온 이 책은, 갈등으로 분열된 2025년 한국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한다. 


1. '똘레랑스'란? 다름을 인정하는 공존의 기술 


책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똘레랑스'다. 흔히 '관용'으로 번역되지만, 홍세화가 전하는 똘레랑스는 훨씬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이렇게 정의한다: 

"당신의 이념과 신념이 당신에게 귀중한 것이라면 남의 그것도 그에게는 똑같이 귀중한 것입니다. 당신의 그것들이 존중받기를 바란다면 남의 그것들도 존중하십시오. " 

이 개념은 추상적 관념이 아니라 택시운전사로 살며 경험한 구체적인 사례로 증명된다. 홍세화가 경험한 프랑스 사회는 택시운전사를 하나의 직업인으로 존중한다. 그는 길도 익숙하지 않은 초보운전사의 경험을, "내가 택시 운전을 잘못할 때는 손님의 지청구를 들을 수 있으나 택시운전사라는 이유 때문에 업신여김을 당하지는 않는다."라 회고한다. 


2. 책에서 얻는 6가지 교훈 


1) 한국과 프랑스, 두 사회의 다른 풍경 
"빠리에서는 각자 자기에게 맞는 유행을 찾는데 비하여, 서울에서는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한 유행을 따른다." 홍세화는 이 차이가 한국 사회의 획일성과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런 관찰은 우리 사회의 동조 압력과 유행 추종 현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2) 이념 대립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눈 
"프랑스에선 이 주장과 저 주장이 싸우고 이 사상과 저 사상이 논쟁하는데 비하여 한국에선 사람과 사람이 싸우고 또 서로 미워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이 왜 그토록 격렬한지 설명해 주는 통찰이다. 최근 선거 때마다 분열이 심화되며 인신공격이 난무하는데, "우리들의 부싯돌은 부딪쳐야 빛이 난다"던 볼테르의 말처럼 더 중요한 논의에 집중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3) 직업과 신분에 대한 고정관념 깨기 
한국에서는 직업이 그 사람의 전부인 것처럼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택시 기사, 배달원, 경비원... 그들을 '하등한 사람'으로 보기보다 '각자 존중받아야 할 직업인'으로 규정하는 사회다.-심지어 성매매 여성도!- 홍세화는 프랑스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하며 느낀 존중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직업 계층화 문제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4)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의 기술 
프랑스 정치인들은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도 상대를 중상모략하지 않고 정책 대결로 논쟁한다. 똘레랑스가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강요하거나 강제하는 대신 토론한다. 아주 열심히 토론한다." 최근 젠더 갈등과 세대갈등으로 분열된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대화하는 문화가 아닐까.


5)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상의 지혜 
홍세화가 경험한 프랑스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 일상에 녹아있었다. 이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6) 삶의 원칙을 세우는 방법 
"나는 투철한 혁명가도 아니었다. 이론가도 아니었다. 나는 내 삶의 의미를 되새겼고 그에 충실하려 했다." 홍세화가 보여주는 삶의 원칙은 거창한 이론이 아닌 소박한 일상의 실천에서 비롯된다. 까뮈의 '시시포스의 바위'처럼, 끊임없이 자신의 원칙에 충실한 삶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영감을 준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3. 달라졌으면서 달라진 게 없는 한국 왜 지금 다시 이 책인가? 


출간 30년이 지났지만 이 책이 여전히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세화가 2006년 개정판 서문에서 말했듯 "달라졌으면서 달라진 게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갈등, 젠더 갈등, 세대 갈등까지.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타자를 적으로 간주하는 문화는 온라인상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창비 출판사의 개정증보판에는 홍세화의 오랜 친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추도문과 저자가 2023년 <한겨레신문>에 마지막으로 기고한 칼럼을 추가해 더욱 뜻깊다. 저자는 귀국 후에도 장발장은행 설립, 다양한 사회운동 참여 등을 통해 자신이 전한 똘레랑스의 정신을 실천해왔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선거 때마다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구도와 SNS에서 퍼지는 혐오 발언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대방의 의견을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홍세화가 빠리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체득한 똘레랑스의 지혜는, 분열과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해법을 제시한다. 

"나는 당신의 견해에 반대한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 견해를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 -볼떼르 

위 의견에 따를 수 있나? 아니, 이해할 수는 있을까?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는 3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묵직한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은 또한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법을 알려주는 인문사회적 지침서이자,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살았던 한 지식인의 따뜻한 조언이기도 하다. 저자 홍세화는 떠났지만 '똘레랑스'의 씨앗은 지금, 혐오의 겨울을 견디며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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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 - 자기만의 손익비를 찾아라!
깡토 지음 / 이레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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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국장/미장 주식 입문 5년 차, 열정만 가득했던 투자 여정은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엔 대장주를 5%에 서둘러 팔았다가 추가 상승을 놓치고, 그 후엔 저PER만 사다 가치함정에 빠져 처참히 실패. 조급한 마음에 레버리지에 손댔다가 건강까지 잃은 후, 현재 투자 비중 반 이상을 지수에 넣고 소액으로만 스윙하고 있는 중입니다.


답을 찾으려 그동안 주식책도 수십 권을 읽었고, 차트든, 재무든 다 따져가며 종목을 골랐는데 나는 왜 투자한 시간 대비 최저임금도 못 벌고 있나, 현타가 올 때쯤 전업투자자로 14년간 살아남은 깡토님의 <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라는 투자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1. 가치투자와 추세추종의 결합


이 책이 시장에 나온 수많은 주식책과 다른 점은 '테크노펀더멘털리스트'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14년간의 전업투자자 경험을 바탕으로 가치투자와 추세추종 트레이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투자법을 소개합니다.


"트레이딩이란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한 상태에서 승률과 손익비를 고려하여 일정한 원칙을 반복적으로 적용했을 때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라는 저자의 말의 이 책의 백미입니다.



2. 깡토의 핵심 투자 원칙


1) 철저한 리스크 관리

주식고수들이 강조하는 '2% 룰'을 실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1억 원 자본금 기준, 한 종목에 손절점을 -7%로 잡았을 때, 최대 2,857만 원까지만 투자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저자는 윌리엄 오닐의 주장을 근거로 테스트 후, 국장도 -7~8% 손절점을 추천합니다) 이러한 점진적 투자는 이익은 극대화하면서 연속 손실을 최소화하는 강력한 방어막이 됩니다.


2) 승률보다 중요한 손익비

놀랍게도 저자는 30%의 낮은 승률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비결은 1:3의 손익비에 있습니다. 손절은 -7%로, 목표 수익률은 그 3배인 21%로 설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원칙만 지켜도 장기적으로 자본이 증가한다는 것이죠. 만일 내가 손절을 한대도 수익 시 더 손절분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전략이 됩니다.


3) 체계적인 종목 선정

단순한 저평가 가치주가 아닌, 다음 다섯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종목을 찾습니다:

- 견고한 실적 상승세

- 상대 강도(RS) 70 이상

- 기관/외국인매수종목 확인

- 섹터 상승세

- 주간/일간 차트 정배열

특히 트레이딩 뷰, 스탁이지 사이트 등을 활용한 상대 강도 분석법은 주식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실용적 팁입니다.



4) 돌파 매매 전략

50% 이상 상승한 종목이 조정 후 전고점을 돌파하는 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은 윌리엄 오닐의 CAN SLIM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는 주도주를 발굴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코스닥상한가종목이나 성장주를 찾는 데 유용합니다. (책에는 다양한 종목들의 돌파 후 상승 그래프를 예시로 보며 눈으로 익힐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5) '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 실천법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보유 물량의 절반을 매도하여 수익 쿠션을 확보하고, 손절 라인을 매수 본전가로 변경합니다. 이로써 추가 수익은 취하면서도 원금 손실 위험을 제거하는 현명한투자자의 전략을 제시합니다.



3. 투자 성공의 열쇠


저자는 "스몰캡, 집중 투자, 레버리지를 동시에 사용하면 복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주식레버리지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항상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가치투자에만 의존하던 투자자에게 이 책은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성장주나 저평가우량주를 찾은 후, 추세추종 기법을 더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반면 주식단타에 익숙한 트레이더에게는 펀더멘털 분석을 결합해 더 안정적인 매매를 할 수 있는 통찰을 줍니다.


주식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수는 하락장에서도 이익을 낸다"는 주장과 달리, 저자는 "추세가 나오지 않는다면 매매를 쉬라"는 조언을 합니다. 이전에 옵션에도 손을 댄 적이 있지만 나와는 맞지 않다는 판단에 과감히 접었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자신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4. 주린이에서 전업투자자로 성장하는 길



이 책은 단순한 주식공부책이 아닙니다.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시장에서 살아남은 투자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투자 공부는 자기에게 맞는 옷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성공적인 투자의 길은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고 그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것에 있습니다.


주식으로돈벌기를 꿈꾸는 모든 투자자에게, 특히 초보 단계를 넘어 체계적인 투자 시스템을 구축하고픈 중급 이상의 투자자에게 이 책은 든든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 판단합니다. 주식차트보는법을 넘어 시장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투자방법을 14년 투자고수가 쓴 책, <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에서 배워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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