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테이프로 꾸미는 디지털 아트
최정원 지음 / 씨마스에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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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개는 켜지는데 led 세 개부터 작동을 하지 않아요. 엄마아빠 둘이서 회로 조사도 하고 온갖 쇼를 하다 병렬 전환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당연히 회로 가이드랑 다르게 작업해야하고요. 적어도 직접 해보셨으면 이 상황을 모를리가 없을텐데 두번째 타임부터 이러니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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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뿌리 직업 체험 5 : 영상 크리에이터 편 파뿌리 직업 체험 5
이정태 그림, 김혜련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파뿌리 원작 / 겜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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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초등학생이 되고 싶은 직업 3위에 꼽힌 유튜버! 저희 둘째도 크리에이터가 꿈이라고 말하는데요. 엄빠 세대에선 상상도 못했던 직업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전에 읽어오던 학습만화, <파뿌리 직업체험> 5권 영상 크리에이터 편의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펼쳐보았습니다.



1. 파뿌리 직업체험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



<파뿌리 직업체험 5 - 영상 크리에이터 편>은 이전 의료계, 법률가, 과학자, 개발자에 이은 다섯 번째 직업체험 도서예요. 179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크리에이터 파뿌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라 엄마가 권하기도 전에 아이들이 먼저 책을 펼쳐볼 정도였답니다. 이 시리즈는 아이들의 막연한 꿈을 구체적인 직업정보로 알려주는 체계적인 진로교육 콘텐츠예요. 진로가 고민되는 아이들에게 초등4학년추천도서로 활용할 수 있어요.



2. 체험 박람회에서 시작되는 현실 유튜버 이야기


강호이, 진렁이, 노랭이로 구성된 파뿌리가 크리에이터 체험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촬영, 편집, 콘텐츠 기획 등 실제 크리에이터의 업무를 하나씩 체험하는 과정을 정말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답니다.


특히 깜짝 코너로 실제 크리에이터인 파뿌리 팀의 인터뷰가 실린 점이 인상 깊었어요. 크리에이터가 된 계기, 장단점, 편집 꿀팁 등을 알려주니 독자 관점에서 '영상 크리에이터(유튜버)'란 직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 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3. 성공과 실패를 균형 있게 다루는 현실감


파뿌리가 각자 먹방, 책 리뷰, 장난감 언박싱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실패. 차라리 이런 현실적인 모습들이 '유튜버는 쉬운 직업'이라는 착각을 바로잡아주어 좋았습니다.

실패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수정 후 재도전하는 파뿌리의 모습에서는 끈기를 배울 수 있었고요. 진짜 진로독서는 일이 잘 풀렸을 때의 보람으로 꿈을 키우되, 동시에 앞으로의 현실적 어려움도 모두 알려주는 게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체계적인 학습 구성


만화 스토리 중간중간 등장하는 '직업 노트'가 정말 유용해요. 어려운 개념을 쉽게 정리해 주고, 1인 미디어의 특징이나 크리에이터의 역할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거든요. '강호이의 호기심' 코너에서는 "영상에 악플이 달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팀으로 일하는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협력하나요?" 같은 구체적이고 현실적 질문에 답해줘요.


또한 책 곳곳에 직업 도구 찾기, 십자말풀이, OX 퀴즈 등 다양한 활동이 들어있어요. 재미있게 읽고 즐길 수 있어 초등2학년추천도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5. '진짜' 유튜버의 세계를 체험하고 싶다면


책을 읽기 전에는 "유튜버는 놀면서 돈 버는 쉬운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오해가 사라졌어요. 이제는 "기획도 해야 하고, 편집도 배워야 하고, 협업도 중요하구나" 하면서 훨씬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나만의 세계 만들기"라는 메시지가 아이에게 큰 울림을 줬어요. 단순히 조회 수나 구독자 수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진로 고민을 하는 아이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준 정말 고마운 책이에요. 적성찾기의 출발점이 되어준 것 같아서 뿌듯해요.



6. 마무리하며


<파뿌리 직업체험> 5권은 유튜버라는 꿈에 대한 환상만 심어주기보단 제대로 된 정보와 함께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에요. 아이 장래희망이 유튜버인 학부모님께 진로코칭으로 강력 추천하는 초등학생추천도서예요. 특히 초판본 한정으로 파뿌리 스티커도 증정한다고 하니 놓치지 마시길!


앞서 이전편에 의료계, 법률가, 과학자, 개발자 편도 있다고 말씀드렸데요, 진로체험센터 방문 전에 이전 시리즈와 다 함께 미리 읽어보시면 훨씬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첫걸음, <파뿌리 직업체험>과 함께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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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급식 뽑기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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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엄마, 왜 반찬이 풀밖에 없어?!" 밥상머리에서 투덜대는 아이 한 마디에 벌써 한숨이 나오시죠? 학교급식은 잘 먹는지, 나물 반찬은 그냥 버리는 건 아닌지, 영양 불균형은 어떻게 할지 걱정만 쌓여가는데요. 그런 고민을 정말 깔끔하게 해결해 준 초등동화책 한 권을 발견했어요!


1. 반복되는 편식 전쟁을 해결할 마법 같은 스토리



편식쟁이라 영양불균형이 고민이던 중에 만난 책이 바로 <내멋대로 급식 뽑기>입니다. 이전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던 시리즈라 초등추천도서로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어요.


작가는 최은옥 님이에요. 초등학생책추천 목록에 항상 빠지지 않는 분이죠. '내 멋대로' 시리즈로 이미 검증된 작가님이라서 믿고 봤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라고요.


주인공 윤우는 전형적인 편식쟁이예요. "생선조림? 싫어! 김치? 싫어! 콩밥? 싫어 싫어!" 매일 급식실 앞 메뉴판만 봐도 한숨이 나오죠. 급식 먹다가 남은 음식을 몰래 잔반통에 버리면서 영양사 선생님 눈치만 보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상상이 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우리집 초등아이들도 몰입하면서 재미있게 보았고요.



2. 포춘 쿠키? 마녀? 초등 아이를 확 잡아끄는 상상력!



그런데 어느 날 윤우가 급식실 구석에서 신비한 문을 발견하게 돼요. 신비한 힘으로 끌리듯 들어간 문 안에는 빨간 조명이 내리쬐는 방이 있고, 포춘 쿠키가 가득 담긴 바구니가 놓여 있어요. 


윤우가 쿠키 하나를 깨뜨리니 '참치 야채 비빔밥'이라는 종이가 나와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날 급식 메뉴가 갑자기 참치 야채 비빔밥으로 바뀌었어요. 포춘 쿠키로 바뀌는 급식이라니! 이런 판타지 설정이야말로 어린이동화책의 진짜 매력 아닐까요? 줄글책을 부담스러워하던 초3 둘째도 좋아하는 포춘쿠키가 나와서인지 끊는 법 없이 한 번에 읽어 내려 갔습니다.


게다가 동화 속 주요 인물인 영양사 선생님에 대한 무서운 소문도 있어요. "평소에는 검은 단발에 흰 가운이었는데, 검은 망토에 뾰족한 모자를 쓰고 빨간 머리를 풀어 헤친 모습으로 주문을 외운다는 거야!" 초등 중학년 여아들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마녀까지 나오는 미스터리라 여기서 게임 끝! 아이들은 이야기에 홀딱 빠져버렸습니다.



3. 강요 없이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른의 개입이나 잔소리 없이 아이가 스스로 깨닫게 한다는 거예요. 윤우가 자기 마음대로 고기반찬만 뽑다가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서, 아이 스스로 "아, 편식만 하면 안 되겠구나" 하고 느끼게 되거든요. 부모가 백번 말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점이에요.


특히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텃밭의 채소와 과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다양하고 음식 섭취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어요.



4. 실제로 우리 아이에게 일어난 변화



책을 다 읽고 나서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밥상에서 고기, 소시지 노래만 부르던 아이들이 이제는 군말 없이 나물 반찬에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물론 고기 사랑은 여전하지만 채소를 하나도 안 먹어 성조숙증을 걱정하던 엄마에게는 눈물 나는 변화였어요.


급식 먹기 싫어하는 편식쟁이, 음식 남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소식쟁이, 판타지 장르 좋아하는 아이(특히 뽑기 시리즈), 인성동화로 자연스럽게 교육하고 싶은 부모님 모두에게 이 초등학생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5. 마무리하며


집에서도 안 먹는데, 학교에서는 어떨지. 편식 때문에 고민 많은 학부모님께 정말 강력히 추천하는 동화책이에요. 아이가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잔소리 대신 이 책 한 권 건네보세요. 분명히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실 거예요.


초등3학년 줄글 입문 책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한 권에 빠지면 나머지 시리즈도 다 읽고 싶어하니 열일곱 권은 뚝딱 완독 가능! 여름방학, 심심함에 몸부림치는 아이, <내멋대로 급식 뽑기>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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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설계자 - 고객을 끌어당기는 입소문 전략
브래드 클리브랜드 지음, 윤태수 옮김 / 유엑스리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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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1. 소기업 마케터가 좌절하는 순간


또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해외 고객이 보낸 샘플 배송 문의가 네 번째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어요. 문의가 반복될 때마다 담당 부서에 전달하고 있는데, 정작 고객은 여전히 답답해하고 있었죠.


소기업 마케터로 일하면서 가장 난감한 순간입니다. GA로 유입 경로 분석하고, SNS 관리를 통해 브랜드 노출도 늘리고 있지만, 정작 고객경험 부분에서는 계속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서비스에 실망한 고객이 이탈하는 게 눈에 보여 갑갑해하던 중, <경험설계자>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2. 30년 글로벌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실전 매뉴얼


브래드 클리브랜드는 애플, 월마트, 에미레이트 등 60개국에서 변화를 이끈 세계적인 고객관리 전문가입니다. 각 업계에서 순고객추천지수(NPS)로 선두에 오른 기업의 70% 이상을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이 아닌 현장 중심의 실용적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책의 핵심은 6가지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 프레임워크입니다. 수요, 공금, 품질, 직원몰입, 고객만족도, 혁신이라는 체계적 틀을 통해 고객경험관리를 구조화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한 소프트웨어 회사 사례입니다. 저자는 고객지원센터의 운영 시간 편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관찰, 직원 인터뷰, 실제 통화 청취 등을 통해 '진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그 결과 회사 전체의 프로세스, 제품, 마케팅, 온라인 콘텐츠까지 전사적 혁신을 이끌어냈죠.


저자는 "고객 경험에 대해 피상적으로 좋은 얘기를 하기란 쉽다. 많은 임원들이 고객 경험에 대해 일반적인 용어들을 사용하여 이야기할 것이고, 종종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객 경험은 일종의 초월적 세계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라며 현실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에서는 피드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소셜미디어, 설문조사, 직원 의견 등 다양한 피드백을 어떻게 수집하고, 어떤 방식으로 분석·반영해야 고객경험이 진짜 개선되는지 실무진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와 팁이 가득합니다.



3. 그래서 적용을 어떻게 하는데?



물론 처음에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대기업 사례 위주라 우리 같은 소기업에는 맞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복잡한 프레임워크를 우리 조직에서 과연 실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저자의 해외 사례가 국내 B2B마케팅 상황과 맞지 않을 가능성도 걱정되었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읽어봐도 실제 효과가 있을까 싶었죠. 무엇보다 조직 전체의 변화 없이는 개인 마케터가 적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부담이 컸습니다.


디지털마케팅 도구들은 많아졌지만, 정작 고객여정 전체를 아우르는 체계적 접근법을 찾기는 쉽지 않았으니까요.



4. 내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 해답



하지만 책을 덮으며 이런 우려는 사라졌습니다. 책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규모별로 적용 가능한 단계별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각 장마다 케이스스터디와 체크리스트가 있어 이론대신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명확한 비전은 적절한 KPI 선정으로 이어지고, 다시 KPI는 순차적으로 고객 지원 지표로 이어질 것이다"라며 비전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개인화마케팅이나 온라인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도 이 책의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고객경험교육의 관점에서 팀원들과 함께 고객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마케팅솔루션을 개성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거든요. UX기획자나 브랜드마케터라면 더욱 유용할 것입니다. 고객 터치포인트 전반에 걸친 경험 설계 방법론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5. 고객경험관리에 막막한 인하우스 마케터라면 



마케터로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실용성입니다. 마케팅트렌드를 쫓아가기에 급급했던 근시안적 접근법에서 벗어나, 기존 고객에 집중하는, 고객중심의 체계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객경험이 단순한 CS관리를 넘어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된 시대입니다. 고객여정과 고객경험관리의 구체적 실행 방법을 찾고 있던 마케터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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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기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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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 서평단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1. 계엄령 그 밤, 소설가 황정은이 남긴 솔직한 고백


창비에서 출간된 황정은의 신작 에세이 <작은일기>.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 책을 펼쳤음에도 읽기쉽지 않았다. 한 글자마다 작년 12월의 기억과 느낌이 생생히 떠올라 책을 덮고 펴기를 반복했다. 


"오후 열시 삼십사분 계엄"(p.9)


윤석렬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선포한 계엄령. 한국 국민 모두가 비슷한 기억과 느낌을 떠올릴 그날 밤의 이야기.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뉴스를 보며, 우리는 모두  1980년 5월 18일에서 비롯된 공포와 분노를 느꼈다. 괜찮을까? 무사할 수 있을까?


이번 에세이는 소설가 황정은이 그날의 공포를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느끼고 표현한 작품이다. 그날 이후 반년이 지난 지금, <작은 일기>로 당시의 분노와 공포를 다시 돌아본다. 



2. 광장에서 만난 "놀라운 사람들"


"추운 밤 그 자리에서 보낸 사람들도 놀랍고, 

그들에게 난방 버스며 음식이며, 

바람 넘는 고개에서 버티는 데 도움이 되는

물품들을 즉시 보낸 사람들도 놀랍다."

(p.57)


남태령에서 밤을 지새운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마음들. 케이팝과 응원봉으로 물든 광장.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연대의 모습에 작가는 '놀라운 사람이 이렇게 많다'라고 고백한다.


1월 강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광장을 지키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은박을 두르고 밤새워 버텨내 '키세스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들. 나는 한 시간도 버티기 힘들었던 그 추위에 고생했던 분들이 너무 미안하고 놀랍고 고마웠던 기억(p.87). <작은 일기>를 읽다 보니 그때의 떨림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3. 큰 사건 앞에 선 소수자의 목소리와 자매들의 연대



일기는 내내 심각하게 계엄-탄핵 정국만을 묘사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도 일상은 돌아가고 작가가 밀린 일감에 머리를 싸매는 장면에서 미소가 지어진다. 그중 자매들과의 관계에 관한 일화가 인상 깊다.


"우리 자매가 다 십 대였을 때 

우리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누가 봐도 놀랄 정도로 살벌하게 다퉜고 

각자 생존만으로도 버거워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p.30)


그런데 지금은? 정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집회에 나간다. 작중 내내 서로를 염려하고 보듬는다. 그렇게 그들은 어린 시절의 '적'에서 '가족으로 거듭난다.


퀴어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탄핵 집회 중간 성소수자 발언에 반발을 표출하는 사람들. 그걸 묵묵히 견뎌내다 말리는 작가. 

"여기서 저런 얘기를 왜 하느냐고 

중얼거리더니 점점 목소리를 높였다.

순간 참지 못하고 그의 무릎에 손을 올렸다.

그러지 마시라고, 

여기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고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p.19)


이 사회의 약자들이, 소수자들이 겪어온 괴로움과 어려움을 온 사회가 다 겪고 있다.(p.147) 세월호 깃발을 든 기수, 전국농민총연합(전농)의 남태령 대첩. 작은 힘들이 하나씩 결합해 거대한 분노로 그를 탄핵하였다. 



4. 무력감에 맞서는 작은 행동


하지만 이 에세이는 수동적인 피해자들의 연대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초법적 존재들이 법의 보호를 이토록 꼼꼼하게 받아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무력감을 안긴다."(p.112)고 토로한다. 


"만약 그가 파면되지 않는다면, 

탄핵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자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p.116)


그러나 눈물이 쏟아지는 무력함 속에서도 그녀는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한다. 추운 광장에 나가 집회에 참여하고, 선고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그날의 기억을 일기에 남겼다.



5. 그래도 "내가 이 세계를 깊이 사랑한다"


결국 황정은이 이 일기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었다.


"노동자, 농민, 여성, 성소수자...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정체성으로

어떤 부침을 겪고 있든 불법 계엄이라는

국가 폭력에 관통당한 경험으로,

그 고통으로 이미 연결되어 있다는

감을 잃지 않는다면, 잊지 않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p.181)


처음 본 얼굴이지만 같이 추위를 버티며 방석과 간식을 나누는 배려. 서로를 버티게 해준 존중과 다정, 조용한 애정. 작가는 '그건 결코 냉소가 되지 못한다'(p160)고 말한다. 



6. 혼란의 시대를 바라보는 소설가의 시선


창비에서 출간된 이 신간 에세이는 단순한 정치적 르포를 넘어선다. 한 개인의 일기가 어떻게 시대의 기록이 되는지, 문학이 현실과 만나는 지점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준다.


황정은 특유의 정제된 문장과 예민한 감각, 깊은 성찰이 만들어낸 문장들은 칠흑 같던 계엄의 밤을 공유한 모두의 마음에 공명할 것이다. 


분노했지만 무력했고, 나약했지만 연대한 우리들이 이뤄낸 결과들. 2024년 겨울, 우리는 모두 역사의 목격자이자 참여자였다. <작은 일기>에서 시대의 트라우마를 딛고 우리의 위대함을 발견하기를.(p.185)


"당신들과 동시대를 산 덕분에 

이걸 보았어, 영광입니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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