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건우의 어두운 숲은 한 문장으로 경고를 던지고, 끝까지 그 약속을 지켜내는 장편 호러다. ‘가면 죽는다’는 설정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이야기 전체를 지배하는 규칙으로 작동하며, 독자를 점점 더 깊은 공포로 끌어당긴다. 숲이라는 공간은 배경을 넘어 인간의 두려움과 선택이 증폭되는 무대로 기능한다.이 소설의 공포는 갑작스러운 자극보다 서서히 쌓이는 불안에 가깝다. 읽는 동안 마치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계속 지켜보고 있는 듯한 감각이 이어져 긴장을 놓기 어렵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불을 뒤집어쓰게 되고,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마저 흔들린다.단순한 공포를 넘어 인간의 심리와 욕망을 함께 다루는 점이 인상적이다. 왜 그 숲으로 들어갔는지, 왜 멈추지 못했는지를 되묻게 하며 여운을 남긴다. 추운 날, 호러의 밀도를 제대로 느끼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