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린의 네버엔딩 라이프는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지만 천계의 규칙으로 죽지 못한 주인공과, 그녀를 데려갈 수 없는 저승사자의 설정이 독특한 질문을 던진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선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이 작품은 비극을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카페라는 일상의 공간과 사람들 사이의 온기를 통해 주인공이 서서히 삶을 향해 돌아오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저승사자의 침묵과 기다림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차분히 드러내며, 살아 있다는 감각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삶의 끝에서 다시 시작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용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