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주에서 트리플 34
최수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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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의 <삼각주에서>는 분량이 짧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 소설이다. 울산을 고향으로 둔 작가의 기억과 정서가 겹겹이 스며들어 있으며, 세 편의 소설 중 가장 먼저 초고가 완성된 작품답게 이야기의 근원이 짙게 느껴진다.

서사는 직선적으로 이어지기보다 삼각주처럼 갈래를 만들며 흘러가 한 번의 독서로는 연결이 쉽지 않다. 반복해 읽을수록 인물과 감정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며, 여백과 암시가 남기는 여운이 깊다. 짧은 분량이라는 인상이 오히려 착각처럼 느껴질 만큼 독서의 밀도가 높은 작품으로, 천천히 곱씹어 읽고 싶은 독자에게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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