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들』 — 이동원프롤로그부터 숨이 턱 막힌다.잔혹하다는 말보다 차갑다는 표현이 더 맞는,인간의 얼굴 뒤에 감춰진 폭력과 균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가제본이라는 생생한 질감 속에서 읽는 『얼굴들』은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품고 있다.인간이 얼마나 쉽게 잔혹해질 수 있는지,그리고 그 잔혹함이 얼마나 일상과 맞닿아 있는지작가는 피하지 않고 끝까지 파고든다.잔인함이 목적이 아니라,그 잔인함을 만든 사람의 내면을 해부하려는 시선.이 점이 이 소설을 더욱 섬뜩하게 만든다.한 사람의 얼굴에는 수많은 감정과 욕망, 결핍이 숨어 있고그 얼굴들이 모일 때 비로소 드러나는 거대한 진실—이 책은 그 지점을 날카롭게 비춘다.읽는 동안 불편함이 따라붙지만그 불편함이 바로 이 책의 힘이다.진짜 인간을 마주하게 만드는,읽고 나면 오래 마음에 남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