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
모리오카 마사히로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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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았을까?』 — 모리오카 마사히로

모리오카 마사히로는 이 책에서 존재의 가장 깊고 아픈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나는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았을까?’
누구나 한 번쯤 스치지만, 쉽게 입 밖에 꺼내지 못하는 그 질문을 책은 차분하면서도 단단하게 붙잡는다.

저자는 생명철학의 관점에서
태어남을 축복으로만 보지 않는 사람들,
심한 고통 속에서 ‘존재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던 이들의 마음을
가볍게 판단하지 않는다.

그 대신,
“만약 내가 마음속으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동안 행복했던 시간도 함께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는 마음”
이라는 현실적인 심리를 솔직하게 짚어낸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그 질문을 회피하거나 억지로 긍정으로 덮지 않는다는 점이다.
‘태어난 것’도 긍정할 수 없고,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한 떨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조심스럽게 한 걸음 더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어떻게든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다’는 암흑에서 빠져나가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광명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저자가 건네는 이 메시지는
억지 희망이 아니라,
존재의 가장 어두운 질문을 통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솔한 제안처럼 다가온다.

짧지만 깊고, 철학적이지만 따뜻한 문장들 속에서
독자는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얻게 된다.

무거운 질문을 다루지만, 그 끝에서 조용한 빛을 보여주는 책.
사유의 깊이를 더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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