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해도 좋은』 — 유재은유재은의 『무용해도 좋은』은‘빛’이라는 언어로 하루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에세이다.소란한 하루 한복판에서 놓쳐버린 감정들을빛결에 비춰 조용히 건네는 문장들이 깊고 차분하다.책을 읽는 동안, 마치 햇살이 먼지를 통과하며방 안의 공기를 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처럼평범한 감정들이 갑자기 아름답게 보였다.서툴고 불완전한 마음들이빛을 만나 하나씩 제 모습을 드러내는 느낌.어쩌면 무용해 보이는 것들이우리를 끝까지 버티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을작가는 따스하게 보여준다.빛, 향기, 만남, 말, 기억.이 모든 것들이 다 쓸모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그 안에는 누군가의 하루를 살게 하는 이유가 들어 있다.읽고 나면 마음 한쪽에 잔잔한 온기가 남는다.쓸모보다 존재의 가치를 더 크게 바라보게 하는 책.빛이 머문 자리가 마음에도 남아 오래도록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