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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대나무 숲 양조장 집
#도다준코
오사카 간사이대학 문학부 독일문학과를 졸업했다.
인간의 업을 가혹하게 그리면서도 생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독자적인 세계관으로 독자들을 매료하게 만드는 그의 작품으로 《눈의 소철나무》,《연의 수식》,《홍련의 눈》,《녹음 깊은 곳》,《폐허의 백묵》등이 있다.
#등장인물
인간의 가혹한 문명을 드라마틱하게 그리기로 유명한 도다 준코의 작품답게 등장인물들 역시 범상치 않다. 자신의 꿈을 쫓음과 동시에 깊은 사랑과 배려가 뭍어 있는 아버지 나오타카, 탁월한 손재주와 꽃과 같은 외모를 지녔음에도 본인조차 감당 하기 힘든 도벽과 낭비에 딸을 힘들게 만드는 엄마 미노리,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히 웃음을 지키면서 속을 들어 내지 않는 딸 긴카, 엄격하고 반듯한 성품과는 달리 엄청난 비밀을 간직한 다즈코, 예쁜 외모와 달리 마음 속에 남모를 열등감을 품고 엇나기만 하는 사쿠라코,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는 쓰요시.
#좌부동자
양조장 안에서는 간장과 누룩과 곰팡이와 먼지냄새, 그리고 볕내가 난다. 양조장은 그 무렵부터 낡은 상태고 그 이전부터 낡은 상태로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변해 간다는 긴카의 감정과 함께 야마오 가문의 당주만이 볼 수 있다는 좌부동자(오래된 집의 툇마루에 앉아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고 알려진 집의 점령)수호신에 대한 기억으로 서문을 시작해 놓은 글이 좋다. 눈을 감고 노랗게 물든 수많은 댓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댓잎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시작이 좋다. 대나무의 가을, 댓잎이 떨어지는 계절 봄이다.
좌부동자가 사는 오래된 간장 양조장에 숨겨진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노인과바다
그림을 통해 나오타카는 바다라는 매개체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담아 노인과바다라는 그림을 담아 두지 않았을까?
노인과 바다는 그 자체란다.
동심의 눈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순수성 그 자체로 바라 보는 세상이 있다. 할아버지의 주름이 바다의 넘실대는 파도와 같아 보이는 눈.
"굉장히 잘 그렸는걸. 근사한 그림이야." 매번 같은 말을 남기는 엄마의 관점과는 또 다른 눈.
#간장양조장
50년 가까이 대대로 이어져온 간장 양조장 집안을 배경으로 시작된 소설이다. 넓은 부지에 오래된 살림집과 양조장 건물이 세워져 있고, 집 뒤로는 대나무 숲이 펼쳐진 그곳에서 양조장 하나를 두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들은 매우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다. 그들과 하나로 연결된 소녀 긴카의 이야기.
#긴카의삶
실지로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긴 하지만 어쩌면 한 사람의 눈 높이, 관점에서 전개된 이야기인지 모른다. 일찌기 시근이 들어 버린 아이가 바라본 부모의 모습에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어 이어지는 수 많은 이들의 마음의 감정들을 담아 놓았다.
#네명의여자
선물 고르기에 탁월한 재주가 있던 아버지 나오타가가 떠난 스즈메간장에는 네 명의 여자가 있다. 엄격하고 단오함 속에 비밀을 담은 할머니 다즈코, 꿈속에서 허상을 꾸며 살아가는 엄마 미노리, 여왕처럼 살아가는 고모 사쿠라코, 그리고 이들을 모두 한결같이 바라보는 아이 긴카. 누구나 품고 살아가는 크고 작은 문제들, 가족이기에 하지 못하고 삭힌 말, 그것은 크고 작고의 차이일 뿐 누구나 문제들을 안고 살아간다. 두 얼굴을 한 야누스의 모습으로. 뱀이라 표현된 그 마음의 실마리들이 풀어지기 시작한다.
#책속한줄
엄마는 조용히 잠든 것처럼 보였다. 엄마의 시신을 봐도 그 죽음이 이해되지 않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활기차게 요리를 했고, 어제 아침까지는 단순히 감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벌써 차가워졌다. 긴카는 엄마의 머리맡에서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조금도 슬프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한줄서평
작가 도다 준코는 '여자는 공부할 필요 없다', '책을 읽으면 건방져 진다'라는 낡은 사고방식을 지닌 어머니 밑에서 자라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소설은 50년 가까이 대대로 이어온 간장 양조장 집안을 배경으로, 야마오 긴카라는 소녀의 파란만장한 반생을 그린 가족소설의 '재미'가 보장이 된 도다 준코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