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프라도 차오, 빌바오 - 유쾌한 스페인 미술관 여행
최상운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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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야기와 그림을 좋아한다. 둘 모두를 담은 책이라면 더더욱 환영이다. 미술여행작가의 관점으로 미술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라니 기대가 많이 되었다. 특히 스페인 미술사 책이라는 점이 마음을 잡아끌었다. 잘 몰랐던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해 좀더 알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스페인 미술사를 시간 순서대로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대신 스페인에서 저자가 방문했던 장소에 있는 작품 하나하나의 특색을 설명해 준다.

책의 첫 장인 ‘프라도 미술관 기행’에는 후안 산체스 코탄이 그린 ‘정물화’라는 그림이 나온다. 배추, 사과, 레몬 같은 것들이 그려져 있는 정물화다. 처음 봤을 때는 뭐지? 왜 그린 거지? 같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저자는 이 그림에 나오는 과일과 채소들이 존재감을 한껏 드러내면서도 곧 사라져버릴 것 같은 위태로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 먹음직스럽고 아름다운 존재지만 순간적인 쾌락을 줄 뿐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그 부분을 읽고 나니 휙 보고 지나쳐버렸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품 설명을 읽기 전에 본 그림과 읽은 다음에 본 그림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설명을 읽고 나서 새로운 느낌을 즐기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읽다 보면 스페인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궁전들을 주로 다루는 ‘그라나다 기행’과 ‘세비야 기행’에서는 이슬람 왕조와 기독교 왕조의 지배가 그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볼 수 있다. 세비야에 있는 세비야 대성당은 원래 이슬람 왕조가 지배하던 시기에 모스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기독교 왕조가 이슬람 왕조를 몰아내자 성당으로 개조되었다. 그래서 안달루시아에서는 이슬람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섞인 ‘무데하르 양식’의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역사 공부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심층적인 지식을 얻으려면 작정하고 공부해야겠지만 입문서로 삼기에는 이 책도 좋다고 생각한다. 미술과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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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다이어트 10분 뚝딱! 레시피 - 여성을 위한 1:9 다이어트 완결 실천편
모리 다쿠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이다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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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것을 먹고는 싶은데 먹으면 살이 찔 것 같아서 고민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식습관을 개선하는 데 해가 되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요리법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살을 찌게 하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어요. 바쁜 여성 직장인을 타겟으로 나온 책이어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위주로 나와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레시피를 몇 개 소개할게요.

1. 된장국 경단

된장과 필요한 재료를 섞어서 경단을 만들어 보관하면 간편하게 된장국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언제든지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시피라는 점이 기억에 남았어요.

2. 닭가슴살 토마토 치즈구이

닭가슴살, 썰어놓은 토마토, 치즈를 같이 넣고 데우기만 하면 완성되는 요리입니다. 직접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3. 비지 가루 계란 팬케이크

팬케이크를 너무 좋아하는데 밀가루를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가 될까 봐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밀가루 대신 비지가루(말 그대로 비지를 건조시킨 가루)를 사용해서 건강에 좋은 팬케이크 레시피를 만나게 되어 마음이 즐거워지네요.

그런데 프로틴 가루나 통조림처럼 이게 정말 건강에 좋은 건지 의심이 가는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챕터가 몇 개 있어서 적당히 걸러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본 책이다 보니 '켄친지루(일본식 국)' 처럼 한국 사람들이 거의 해먹을 일이 없는 레시피가 간혹 들어있다는 점도 조금 아쉽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특히 이 책의 타겟인 직장인 분들이 읽어보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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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발견 - 카피라이터 유병욱이 말하는 평소의 관찰, 메모, 음악, 밑줄
유병욱 지음 / 북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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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슈는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에서 일상의 자극도 독학을 위한 좋은 인풋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일상 속에서 도움이 되는 자극을 찾는 능력을 키우고 싶어서 <평소의 발견>을 읽게 되었다.

틈틈이 나를 채울 수 있다면, 생각의 재료들을 쌓아 둘 수 있다면, 고통스럽게 나의 밑바닥을 보는 일은 줄어듭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갑자기 시작하려면 엄청나게 어렵고 하기도 싫다. 하지만 평소에 조금씩 해 두었던 일이라면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평소의 발견>의 저자는 가끔씩은 일상에서 건져 올린 보석들이 특별한 아이디어로 태어나는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이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 아니지만 한 꼭지씩 읽다 보면 저자의 말처럼 평소의 시간들은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전해져 온다.

이 책에 실린 아이디어의 대부분은 저자의 일상에서 나온 것들이다. “튜브에서 바람을 뺄 때의 쓸쓸함이라는 글은 여행이 끝나갈 때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튜브에서 바람을 빼던 경험에서 출발해서 결핍의 힘에 대한 생각으로 발전한다. 여행지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언젠가는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우리는 없음이 있어야 있음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생각으로 넘어가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끌어낸다. 아무것도 없이 이런 생각을 끌어내려면 몇 날 며칠 머릿속을 뒤져야 할지도 모른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한 평소의 힘 아닐까?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메모하는 습관을 강조하는 이유도 메모가 평소의 생각들을 축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 속에서 조금씩 축적해 놓은 생각들은 이렇게 힘이 세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평소의 경험들이 다르게 보인다. 같은 저자가 쓴 <생각의 기쁨>도 읽어보고 싶다.


인간은 치약이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시간을 우리는 치약으로 살고 있습니다. 짜내고, 짜내다가, 텅 빈 껍데기로 버려지는 삶. - P5

틈틈이 나를 채울 수 있다면, 생각의 재료들을 쌓아 둘 수 있다면, 고통스럽게 나의 밑바닥을 보는 일은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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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 열여덟 살 자퇴생의 어른 입문학 (入文學)
제준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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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을 하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홈스쿨링을 하는 다른 사람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고, 홈스쿨링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알고 싶어도 알기 어려웠다. 이 책을 쓴 제준 작가처럼 나도 홈스쿨링에 대한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해 봤다. 이런 이유들이 모여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은 한 마디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어떤 부분은 약간 일기 느낌이 나고, 뿌려놓은 떡밥을 회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말리나라고 불리는 우리나라는 괜찮은 나라로 소문나 있다. 그 괜찮은 나라에 사는 내 이름은 사하라다.”

 

이렇게 나온 다음에는 그냥 한국에서 학생으로 사는 이야기가 나온다. 말리나와 사하라가 무엇인지는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왜 굳이 한국제준대신 말리나와 사하라라는 단어를 만들어 내야 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 혹시 더 긴 글의 일부만 편집해서 책에 싣다가 중요한 부분이 빠진 건가?

 

하지만 홈스쿨링을 경험해 본 입장에서 크게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들도 많다. 다른 사람이 생각 없이 던진 말이나 조언으로부터 큰 상처를 받거나 학교를 자퇴했다는 이유로 소개팅에서 바람을 맞은 작가의 경험에서 내가 홈스쿨링을 하면서 겪었던 차별이 떠올랐다. 학교를 그만두면 공부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된다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나도 작가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것을 공부하기 위해 홈스쿨링을 선택했기에 작가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었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든 생각들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홈스쿨링을 해봤거나, 해 보고 싶거나, 홈스쿨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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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디네이터 - 함께 읽어 서로 빛나는
이화정 지음 / 이비락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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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을 즐기다 보니까 책 자체에도 애정이 생겼다. 그래서 책 나눔도 진행하고 (책좋사의 책읽기 프로젝트 50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책읽기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북 코디네이터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책과 관련해서 하고 있는 일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았지만 딱 보고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기는 어려웠다. 이 책의 저자는 북 코디네이터라는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그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이 말하는 북 코디네이터는 책 읽는 즐거움을 나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독서모임, 그림책 워크샵, 손님에게 책을 상담해 주는 서점 같은 이벤트를 통해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중에서 특히 그림책 워크샵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어릴 때 읽었던 그림책들을 커서 다시 읽으면 내용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꽤 있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림책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림책에 대한 호감을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독서토론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북 코디네이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저자가 북 코디네이터로 활동한 이야기와 책 소개를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있다. 책이 저자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책의 구조가 말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독서 모임 참가자들의 감상들도 책 곳곳에 실려 있는데, 읽다 보면 책을 사랑하는 저자와 참가자들의 마음이 전해져 온다.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미래의 북 코디네이터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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