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윤선영 편역 / 홍익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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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거나 계절이 바뀌어갈 때마다 우리는 크고 작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려 애쓰곤 한다. 평생을 살아도 삶의 진정한 의미와 깊이를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요즈음 평소 중도 포기를 여러번 했던 인문학 서적 읽기계획을 실천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문학은 우리가 삶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음은 물론이거나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것이니 만큼 사실 평소에도 이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있었지만, 문학적 해석과 철학적 의미가 더해져 그저 어렵고 재미가 없게 느껴져 쉽게 책을 선정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찰나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라는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제목의 책을 접하게 되었고 마치 의식의 흐름과 같이 어느새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작가는 인문학의 첫걸음으로 '천자문'을 읽는 것을 추천했다. 우리가 어릴 적 의미없이 뱉어냈던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의 그 천자문은 어린이가 읽고 이해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내용들이며, 실상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세상을 보는 지혜와 초심을 돌아가는 길을 알고자 하는 우리 성인들이 읽기에 더 적합한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총 4개장으로 엮어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 '수신과 도덕, 그리고 실행', '인간과 신하 그리고 백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도리, 그리고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천자문을 기술하고 그 한자어의 뜻과 의미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이에 관련된 내용들을 고서인 <논어>, <대학>, <서경>, <시경>, <주역>등의 다양한 책의 이야기를 함께 인용해 재미있게 엮어두었다.

사실 하늘과 땅, 우주와 자연현상 그리고 그와 관련된 상징적인 내용들로 시작해 중국 고대문명와 발전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당대 위인들과 훌륭한 지도자들의 행적은 물론 유교의 도리와 처신, 직분 이야기,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 그리고 전혀 의미없는 어조사까지 어우러진 이야기가 한자 위주의 해설이 일단 주가 되다보니 기존의 인문학 서적과 같이 다소 난해하고 학습서 같은 느낌이 들어 책을 읽는 집중력을 방해하긴 했다. 하지만 천자문 소개와 뜻풀이 이 후에 만나는 소소한 관련 스토리와 제 뜻을 담은 한자성어들을 소개해주는 부분에서는 그동안 대충 의미정도만을 이해하고 있었다가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그 속에 담긴 어원까지도 알게 된 것들이 제법 많았다.

'천지개벽설'의 음과 양의 조화처럼 내 삶은 얼마나 조화로운지 생각하게 되었고, 시간이나 물의 흐름과 같이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삶에 대해 여러가지 방향들을 생각하게 했다. '인의예지신'의 다섯가지 덕목처럼 마음을 바르게 수양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는 삶을 지향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또한 맹자가 인재를 가르치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여겨 인재양성을 중요시 한 것처럼 한 아이의 부모로서 내 역할에 대한 마음가짐도 다잡게 되는 시간이었으며, 더불어 마음을 수양하고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많이 자제하고 경계하고 노력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하니 매사에 나 자신을 돌이켜볼 줄 아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삼국지전 여포의 '누추한 시골을 촐로 지키며 평화로이 살고 있으니 탁주 한잔에 거문고만 있으면 충분한 삶이다.'(p,228)라는 대목은 내가 꿈꾸는 삶을 이야기 한 부분으로 이 책에서 내가 읽은 것 중 가장에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했다.

한 두번 읽어 천자문을 이해하고 안다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조만간 다시 이 책을 베껴쓰며 필사를 해볼까 생각중이다. 필사를 통해 그 속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 곱씹으며 선인들의 말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면 첫 번째 읽을 때보다는 훨씬 더 성숙된 나를 볼 수 있는 기대를 하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이 계시다면 함께 읽어볼 것을 추천해본다.

천자문 중에 몇가지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기록해본다.

- 높은 곳에 이르려면 낮은 곳부터 올라가야 하듯이 어떤 일의 끝을 위해서는 그 시작을 신중히 하라. (p.85)

- '촌각', '척벽비보', '촌음시경' - 시간의 소중함

- 군자는 반드시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해야하고 특히 혼자 있을 때를 더욱 삼가야한다. (p.201)

- 가난할 때 사귀던 친구를 잊어서는 안되고 조강을 먹으며 함께 고생한 아내를 버리지 않는다. (p.205)

* 조강 : 술지게미와 겨, 형편없는 음식, 가난한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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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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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퍼블릭북스에서 출간되는 다양한 색깔의 고급스러운 꽃무늬 커버의 번역소설을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었고, 블랙 꽃무늬 커버의 <올드뉴욕>과 파란 꽃무늬 커버의 <우리의 미스터 렌>을 읽은 이후 매번 출판사의 다음 책을 기다리고 있는 1인이 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노란커버의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은 풍자문학의 대가로 캐나가에서 최고의 유머 문학 작품을 쓴 작가에게 주는 '스티븐 리콕 유머상'의 주인공인 스티븐 리콕의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촌극'의 뜻을 책 뒷 표지에 소개했듯이 이 책은 영국연방자치령에 속한 캐나다의 작은 도시 마리포사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자와 해학을 담아 촌극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 부분을 합하면 총 6가지 에피소드와 거기에 에필로그가 추가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첫 번째 촌극은 마리포사를 대표하는 스미스호텔의 주인장인 스미스씨가 넘쳐나는 손님들로 호텔바에 페파리판사와 맥카트니 검사를 들여보내지 못하게 되어 결국 호텔바의 마감시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폐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민심을 역이용해 사업면허를 3년간 재개하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법률위반을 인정하면서도 검사와 판사를 들여보내지 못해 고발당하게 된 사실이 어이없기도 했지만 사업재개 이유 또한 여론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스미스씨의 모습 역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씁쓸함이 느껴졌다.

이발사 제퍼슨 소프가 신문이나 대화들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광산개발에 투자를 했다가 엄청난 부를 얻었다 결국 사기를 당하게 되는 모습이나 영국국교회 사제인 드론씨가 새 교회 설립과정과 운영미숙으로 엄청나게 많은 빚에 떠밀려 온 마을이 '회오리'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양으로 밀어붙인 캠페인으로 자금난에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빚은 엉뚱한 사건으로 해결되는 과정 역시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읽는 내내 우리가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우리의 자화상으로 느껴졌다.

그 외 위사노티 호수로 나들이를 가는 과정에 유람선 침몰사건과 페퍼리 펍킨 판사와 같은 이름을 가진 젊은 은행원 펍킨씨가 그의 딸 제나를 사랑해 결혼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자살소동과 은행강도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시나바주 선거 이야기 역시 우리의 힘들고 어려운 현실의 모습이 책 속 캐릭터들로 변신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웃으며 넘기기에는 그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오늘도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사랑도 하고, 누군가는 상처를 입는다. 누군가는 열심히 일을 하고 또 누군가는 열심히 놀고 있다. 각각 다른 모습의 우리이지만 그런 가운데 우리는 모두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이 책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속에 그런 우리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다. 책을 통해 상처받고 아팠던 마음은 어느 새 치유되고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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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논어 옛글의 향기 6
공자 지음, 최상용 옮김 / 일상이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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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용, 맹자, 서경, 역경, 시경과 더불어 사서삼경 중 으뜸으로 불리우는 <논어>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의 필수과목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우리는 '배우고 시시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만 못하는 법이다의 과유불급'과 같은 말을 비록 공자가 한 말인지는 모를 수 있을지언정 그가 말한 <논어>속 어록들을 생활 속에서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다. 몇 해 전에 읽어서 기억에도 가물대던 <논어>를 일상이상 출판사에서 이번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문으로 다시 출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논어>를 접하게 되었다.

유교의 통치이념사상의 대표 서적인 <논어>는 공자가 죽자 그의 문인들이 그와 그의 제자들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를 발췌 편집한 담화록을 엮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춘추전국시대의 생활상은 물론이고 평상시 공자의 언행이나 습관들까지 알 수 있는 이야기책이다. 전반부는 공자의 핵심사상위주로, 그리고 후반부는 공자와 제자를 포함해 그가 만는 수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들을 위주로 담고 있다. 마음이 어지럽거나 세상 일들로 힘들 일을 겪고 있을 때 심신수양이나 위안은 물론 이 책을 통해 윤택하고 풍요로운 일상을 선물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지침서로 이 책은 소개되고 있다.

'군자는 먹을 때는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집에 머물 때는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으며......'(p.17) 라고 말하는 수도 없이 등장하는 '군자의 삶'을 언급하는 문장들과 '내가 직접 제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p.34)와 같은 문장은 2020년 현재를 사는 지금의 나의 시선에서는 2500년 전의 삶에 괴리감이 느껴지며 세월의 변화을 실감하게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학문에 뜻을 둔다는 15세(지학), 확고한 뜻을 세우는 30세(이립), 어떤 것에도 미혹되지 않을 40세(불혹),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50세(지천명), 귀가 순해져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이해하게 된다는 60세(이순), 하고 싶은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게 되는 경지에 오르는 70세(종심)등 나이가 점점 들어감에 따라 나이에 맞게 삶을 살아가는 나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금 다잡게 해주신 부분이었다.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먼저 실천하고, 그 이후에 말이 따르게 한단다.'(p.24),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지위에 맞는 능력이 있는지 걱정해야합니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알아줄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p.46), '잘못하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잘못입니다.(p.203), 그리고 '나이 마흔이 되어서도 미움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끝이랍니다.'과 같은 문장은 지금의 내 모습을 들여다보며 반성하게 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글귀였다.

책 마지막 부분에 사자성어와 한자 어원을 풀이해 엮어놓은 부록<한자 어원풀이>부분도 하나의 재미있는 스토리처럼 풀어두어서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있다.

공자는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의 이치를 아는 것이 아니라, 옛 것을 좋아하고 부지런히 아는 것을 추구한 사랑입니다.;(p.85)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 책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논어>를 읽어야 할 이유를 설명해주는 바로 그 문장으로 나에게는 느껴졌다. 요즘처럼 어수선한 상황에 마음의 평안을 찾을 책으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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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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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가슴 설레이며 잠못들었던 밤을 기억한다. 그 때의 나는 지금보다도 더 순수했고 열정적이었으며 작은 일에도 행복했고 또 가슴아팠었다. 이렇듯 세월이 흘러 지나간 사랑을 생각하면 좋았거나 비록 그 기억이 나빴었다 할지라도 입가에는 어느새 작은 미소가 지어지는 걸 보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사랑의 힘을 간과할 수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풋풋하지만 특별한 사랑이야기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라는 존 그린의 책을 읽었다. 이미 존 그린은 <알래스카를 찾아서>라는 책으로 청소년 교양도서에게 수여하는 프란츠상과 미스터리물의 대부 에드거 앨런 포 상을 동시에 수상함으로써 믿고 읽는 작가로 이름을 알린터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나흘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천재 콜린 싱글턴이 지금껏 총 19명의 캐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친구를 만났고,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차인날 우울한 마음에 자신의 친구 하산이랑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행 중 사라예보에서 죽은 1차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장본인인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의 무덤을 가리키는 의심스러운 이정표에 이끌려 테네시주의 것샷에 들르게 되고 그 곳에서 섬유공장을 운영하는 홀리스 웰스씨에 의해 주급500달러와 숙식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아 당분간 그 곳에 머무르게 된다. 일을 하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콜린은 자신의 연애가 누구에 의해 언제 깨진 것인지를 예측하는 수학공식을 그래프로 그리기 시작하고, 함께 지내고 있는 홀리스의 딸 린지의 제안으로 이 그래프로 세상의 모든 커플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게 공식화하기로 한다. 둘은 함께 그래프를 공유하며 급격히 친해지게 되고, 그의 친구 하산과 그 곳에서 사귄 카트리나, 린지의 남자친구이면서 콜린과 이름이 같은 또 다른 콜린 TOC(The Other Colin), 죽어가는 것샷을 살리려는 린즈의 엄마 홀리스 등의 주변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해프닝을 다루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단어만 보면 애너그램을 뱉어내는 게임을 쉼없이 하는 모습, 백과사전, 소설, 시집 등 책에 있는 지식을 그대로 뱉어내는 능력, 파이의 처음 아흔아홉자리 숫자를 그대로 완벽하게 암기하면서 타이핑까지 잘하는 누구나 입을 벌이게 되는 천재이지만, 반복적으로 캐서린이라는 이름들과 사랑에 빠지고 매번 차이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주인공 콜린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였다. 외국기업에 밀려나 남아나는 재고로 직원해고를 하지 않으려고 자신이 가진 땅을 팔아가며 것샷을 살리려는 홀리스의 감동적인 마음을 몰랐던 린지가 속상한 마음에 사냥연습을 빌미로 자신의 비밀장소로 콜린을 데리고 가 불꺼진 동글에서 둘이 나누는 비밀이야기 장면에서는 나조차도 숨죽이며 가슴설레임을 함께하게 해주었다.

책 속에 콜린이 정리하고 있는 그래프가 계속 그려져 나온다. 이해도 어려울 뿐 아니라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당연히 꼼꼼히 읽지 않고 넘어갔다. 작가는 책을 마무리하는 말에서 엉큼한 독자라고 칭하며 다시 돌아가 순서대로 읽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수학자인 친구 대니얼 비스가 그린 인간관계의 그래프를 부록으로 수록하는 센스를 발휘해두어 재미있으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콜린의 그래프 공식을 대입을 하여 자신이 틀리지 않기를 바랬겠지만 사실 어떤 수학적 정리로서 해석될 수 없는 미래가 우리들 앞에 펼쳐져 있다. 그것이 무한하고 절대로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것이기를 바라며 원한다면 멈추지 않고 가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이 책을 읽는 이유를 이 한만디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것이리라 여겼다. 책에서처럼 내 생애 첫 '린지'이고, 내 생애 두번째 '콜린'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하기를 사랑을 갈구하는 모든 이들을 향해 기도해본다. 모처럼 설레임 가득한 소설을 읽어 행복했다.

기억에 담는 구절을 따로 기록해둔다.

- 그녀를 향한 그리움은 커피이상으로 잠을 쫓았다. (p.27)

-자신의 과거, 대공의 과거, 그리고 끝도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의 과거를 이용해 미래를 가꾸어 나갈 것이다.(p.73)

- 나 내 인생을 살고 싶어.(p.83)

-난 단지 내 재능으로 가치있는 일을 해 보고 싶을 뿐이야. 가치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말이야.(p.136)

-사랑에는 한계가 있어.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리움의 한계는 사랑을 훌쩍 뛰어넘는다고.(p.151)

- 독서는 산란한 그의 머릿속을 어느 정도 진정시켜 주었다. 캐서린과 정리로도 모자라 가치 있는 삶에 대한 희망마저 잃어버린 그에게는 이제 남은게 거의 없었다. 하지만 책은 늘 그의 곁에 든든하게 지켜주었다. 책만큼 '차이는것'에 익숙한 건 아마 없을 것이다. 읽다가 내려놓으면 책은 영원히 기다려 준다. 다시 관심을 보이면 책은 늘 그렇듯 반갑게 맞아준다.(p.157)

- 누군가에게 차이고 버림받는 게 그렇게 두렵니? 이 큰 세상에 너 혼자만 남겨질까봐 두렵니? 세상은 널 중심으로 돌지않아............미련한 걸 떠나서 너무 비효율적이야. 걔들이 날 좋아하지 않아. 걔들이 날 좋아하지 않아. 그런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으니 무슨 수로 좋은 친구가 되고, 좋은 남자친구가 될 수 있겠어? 그걸 바꾸지 못하면 누구도 널 좋아하지 않을거야.(p.186-187)

-넌 남들에게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잖아.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네가 남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해.(p.279)

- 이 이야기의 교훈은 우리가 과거 일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기억이 과거로 굳어진다는 거야. 두번째 교훈은 한 이야기내 하나 이상의 교훈이 담길 수 있는진 모르겠지만, 본질적으로 봤을때 차는 쪽이 차이는 쪽보다 나쁜게 아니라는 거야. 결별은 내게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함께 가담해 만든 결과라는 얘기지.(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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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인류 진화 이야기 재밌밤 시리즈
사마키 다케오 지음, 서현주 옮김, 우은진 감수 / 더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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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키 다케오의 <재밌어서 밤새 읽는 화학이야기>시리즈를 아이가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재밌어서 밤새 읽는 물리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지구과학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원소이야기>도 찾아 읽게 되었고, 이 시리즈가 청소년 과학 베스트셀러 재밌밤 시리즈로 다른 작가들의 책들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지라 이번에 <재밌어서 밤새 읽는 인류 진화 이야기>의 출간 소식이 누구보다 기뻤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인류의 진화과정을 시간의 흐름순으로 기술하였으며, 그 과정에 각 시기별 역사상 주요 핵심사건이나 환경변화나 우연에 의해 인류 진화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하는 시점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진화의 전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총 3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PART1에서는 최초인류부터 현대인까지 인류진화의 5단계를 상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PART2에서는 식물의 번성으로 바다 속 생물이 광합성작용을 해 생물이 살기좋은 서식조건을 갖추며 육지에 올라오게 된 퇴고적 이야기부터 파충류, 단궁류, 공룡, 포유류 그리고 최초인류의 등장 직전까지의 시대이야기가, 그리고 마지막 PART3에서는 최초의 생명탄생부터 뼈있는 지느러미를 가진 물고기 등장까지 신비로운 생명탄생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40여명의 베이징원인의 머리뼈를 포함한 화석상자가 사라져 여전히 미궁에 빠진 베이징 원인 화석사건과 시조새가 아니라 소형육식공룡이 새의 조상인 조류가 되었다는 견해, 게놈해독 시도후 척추동물의 조상으로 멍게와 활유어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가 결국 활유어가 척추동물의 조상을 더 우세하다는 주장은 이 책을 통해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면서도 새롭게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 사실이었다.

또한 신체적 특징으로 구분짓는 현대의 우리가 말하는 '인종'이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전혀 유효하지도 않다는 사실과 유전자 구조상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사실과 인간과 유인원을 DNA분석으로 공통조상을 조사한 결과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중 700만년전 침팬지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한 사실도 아주 재미있었는데 거기에다 인간과 침팬지와의 게놈차이가 99%가 일치하고 단 1%차이밖에 나지 않는 사실로 둘이 구분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주 흥미로웠다.

그외 우리가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후손이라는 사실, 현대인과 유인원의 뼈를 조작한 '필트다운인 유골조작사건', 7개를 가지게 될 뻔한 인간손가락이야기, 원시시대 단공류 상태를 현재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오리너구리, 지금껏 가장 오래되고 전신 유골이 모두 담긴 아기 영장류화석 '이다', 자연발생설을 믿어 바다를 유기물을 가득 담은 '원시스프'라 표현한 점, 지구생태계를 뒤바꾼 시아노박테리아,손과발을 모두 가진 유스테놉테론의 화석도 읽고 나서도 내 기억에 내내 남아있었다.

'원숭이는 인간보다 털이 세가닥 모자란다'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분별력', '자비심', '성취감'이 모자람을 이 세가닥의 머리털이라는 표현으로 말장난을 한 것이지만, 우리 몸 속 인간으로 진화해 온 모든 과정과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40억년의 생명역사의 진화기록을 이해하며 현재보다는 미래를 진취적으로 내다보며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던지라 세가닥의 머리털을 더 갖게 해 준 우리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고1과정까지 교육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 청소년들을 가진 가정에서는 읽어보면 유익한 도서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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