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ㅣ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출판사 현대지성의 클래식 시리즈는 어느덧 우리집 책꽂이 한켠을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고전문학을 가장 원문에 가까운 번역으로 훼손없이 옮겨와 당시의 감성과 시대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어 언제나 새로운 책이 출간될 때마다 가슴설레는 마음으로 하나씩 하나씩 모으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번에 출간된 <현대지성 클래식>의 서른 일곱번째 책은 역사상 최초의 SF장르의 문을 활짝 열어준 책, <프랑켄슈타인>이다. 그러고 보니 마블 영화에서 본 괴물 프랑켄슈타인이 떠올라 책으로는 한번도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정작 뻔한 스토리의 이야기일것 같다는 나의 기우와는 달리 책 속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200여년 전 작가 메리 셀리의 놀랄만한 상상력에 대한 감탄과 함께 순수한 매력의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하는 소설 속 괴물에 대해 연민과 애정이 느껴져 감탄을 자아나게 했다.

이 책 <프랑켄슈타인>은 이미 영화에서 너무도 유명한 기괴한 모습의 괴물이 먼저 연상이 되지만, 정작 '프랑켄슈타인'은 이 무시무시한 괴물을 창조해낸 창조자의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총 3부로 나뉘어진 책은 1부에서는 윌턴이라는 화자가 소개하는 프랑켄슈타인과의 만남부터 프랑켄슈타인의 가족사, 그리고 대학에서 자연철학에 심취해 그 무시무시한 창조물을 만들어낸 이야기, 그리고 갑작스런 동생 윌리엄의 살해소식이 그려진다. 2부에서는 윌리엄의 살해범이 자신이 만든 괴물임을 알게 되며, 프랑켄슈타인이 직접 만나 듣게 되는 괴물 자신의 이야기가 상세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괴물이 만들어달라는 또 다른 피조물을 거부한채 괴물과의 갈등으로 겪는 극한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괴물과의 끝을 모르는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괴물로 표현되는 인물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몸집은 거대하고 사회에서는 용납이 될 수 없을 정도의 흉한 모습을 해 모두가 경악할 수준으로 등장하지만 내적으로는 인간과 다름없는 순수한 영혼과 아이같은 마음을 가진 인물로 괴물은 표현되고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며 인간들에게 다가가지만, 정작 인간들은 그의 추악한 외모만을 보고 배척하고 거부하는 모습은 현대의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 개인적으로는 괴물이라는 존재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갖게 했다. 시작은 순수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인간들로 인해 정말 괴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는듯 여겨졌다. 결국 증오와 혐오로 시작된 일에 대해 괴물 역시도 양심의 가책과 범죄행위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창조자 프랑켄슈타인 역시도 통제하지 못하지만 자신을 향한 사회적 냉대에 대해 일침을 가하며 결국 괴물 스스로가 사회에서 고립되어 살아가는 선택을 하는 모습은 200여년이 더 지난 지금 읽어봐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을수록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사랑받고 보호받으며 자존감을 갖고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새삼 더 가치있게 느껴지게 했다. 괴물이 시사한 바, 외향으로 비춰지는 외모와 자신의 존재자체에 대한 번뇌와 고민보다는 내적성정을 진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치있는 세상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책을 덮은 후에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