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 프랑수아 를로르 장편소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1년 4월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의 작가 프랑수아 를로르의 두번째 장편소설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의 출간소식은 독자로서 책을 선정하는데 일말의 고민도 필요없었다. 주인공 꾸뻬씨가 행복을 찾기 위해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지구를 누벼왔듯 이 책의 배경 역시도 지구를 파괴하지 않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최후의 부족인 북극의 이누이트족의 특별한 삶과 사랑의 방식을 주인공 울릭을 통해 잔잔히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울릭은 북극곰을 연달아 사냥을 해 나누크영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사냥금지와 약혼녀 나바라나바와 파혼이라는 엄청난 시련을 겪게된다. 고도로 발달된 문명의 나라 카불루나로 떠나 이누이트족의 대사로서 이누이트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두 나라간의 친선도모에 앞장 서면 다시 되돌아올 때 약혼녀와의 결혼을 보장해주겠다는 추장으로부터의 약속을 보장받는다. 카불리나에서의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만남을 통해 이누이트로서의 삶의 방식과 인간관계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을 받게 되고, 그의 인기는 절정에 달한다. 화려한 카불루나의 수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인파로 가득한 도시의 삶 속에서도 많이 외로워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그들에게 여자와 남자, 그리고 사랑에 관한 문제는 언제나 울릭에게 따뜻한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자청하게 했다. 결국 그들의 삶에 비춰진 모습을 통해 울릭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과연 울릭은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약혼자를 만날 수 있을까?

서울이라는 복잡한 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울릭의 눈에 비친 기이하기까지한 군중 속의 고독, 그리고 그 고독을 담보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카불루나의 사람들이 나의 모습과도 많은 부분 닮아 있어서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갔다.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게 보이지만 사실 이누이트가 느끼는 사랑의 개념은 너무도 쉽게 빠르게 변화되는 현재와는 달리 어릴적 우리가 경험하고 고수했던 방식들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게 하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인연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방식에 대해 다소 의아한 부분들도 없지 않아 보였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울릭을 끝까지 응원하게 되는건 좀더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는 우리의 바램과 염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