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을 인상깊게 읽었었다. 비슷한 내용도 많지만 이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앞부분에서 언급하는 ˝정체성 중심의 습관˝이다.p.64 습관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우리의 정체성은 습관을 형성한다. 이는 쌍방향으로 작용한다.좋은 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궁극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나의 가치와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잃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구체적인 방법도 얻을 수 있어서 일독할 만한 책인 것 같다.
나의 눈물 버튼, 밝은 밤.최은영 작가는 알지 못하는 나라는 사람의 마음 속을 다녀간 사람같다.삼천과 새비, 영옥과 희자, 새비아저씨, 명숙 할머니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계속 듣고 싶어진다.
할머니는 할머니 집에서는 결코, 어떤 경우에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법이라고 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잘못했다고 말하는 게 잘못이라고 했다. - P50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일이. - P86
우리 대견한 영옥이. 아가 아처럼 울지도 않구, 마음 다 감추고 사느라 얼마나 서럽구 외로웠어. 아즈마이가 다 안다. 아즈마이한테는 영옥이가 딸이나 진배없다이. 오늘은 마음껏 울고 훌훌 털어버리라우. - P115
명숙 할머니의 편지를 읽다보면 결국 자신이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 그것도 아주 간절하고 절실하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됐으니까. 남선의 모진 말들은 얼마든지 견딜 수가 있었다. 하지만 명숙 할머니의 편지를 읽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사랑은 할머니를 울게 했다. 모욕이나 상처조차 건드리지 못한 마음을 건드렸다. - P220
‘더는 이렇게 못 살겠어서......‘ 그렇게 말하는 엄마의 표정은 평온해 보이기까지 했다. 문제의 한가운데에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는 마음을 정리하고서 말하는 것 같았다. 어떤 문제든 체념하고 어떻게든 적응하려 하는 딸이 이렇게 못 살겠다는 말을 하기까지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 P319
...... 비가시권의 우주가 얼마나 큰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한 사람의 삶 안에도 측량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할 테니까. 나는 할머니를 만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사실을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지금의 나이면서 세 살의 나이기도 하고, 열일곱 살의 나이기도 하다는 것도. 내게서 버려진 내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사실도. 그애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관심을 바라면서, 누구도 아닌 나에게 위로받기를 원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P337
<총균쇠>와 <지리의 힘>을 읽으며 문명의 발전과 세계 정세가 지리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책은 지리에 따른 기후의 영향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는데, 그동안 빈자리로 남아있던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P.196 지구의 기후는 계속해서 변해왔고 그 속에서 인류 문명은 흥망성쇠를 거듭해왔다. 온난습윤한 기후는 로마, 한나라, 몽골제국 등과 같은 강대한 문명을 번영시켰고, 그 결과 인류사의 방향과 세계지도의 모습을 크게 바꾸었다. 그리고 한랭해진 기후는 농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어 인구 부양력을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전염병의 유행까지 조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결과 동서 로마, 명나라 등 강대한 제국조차 쇠퇴하거나 멸망했다. 그런 한편으로 근대 유럽은 소빙기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신대륙을 식민지로 만들며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기틀을 다졌다. 후반부에는 이러한 자연적인 기후변화와는 차원이 다른, 인간이 만들어 낸 기후위기의 우려에 대해 서술한다. 책을 읽으며 한국이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게 기후의 혜택을 받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겠다고 생각했다.기후위기를 일으킨 인간이지만 자연 앞에서는 여전히 한없이 작은 존재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인류가 멸망한다면 그건 우리 능력으론 어찌 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가 아닐까 하는 다소 씁쓸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가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다. 우연히, 아들에게 통하는 엄마의 대화법에 관한 유투브 쇼츠를 본 적이 있다. 그동안 아이의 양육에 대해 고민을 했었지, ‘남자 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와 아들이기 전에 여자와 남자라는 걸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여자인 엄마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남자인 아들을 이해하는 데 소홀했음도 깨달았고 좀 더 아들 맞춤 양육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아이 대백과>는 거기에 딱 맞는 책이다. 남자아이 양육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리더쉽, 신뢰와 명확성, 규칙 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부모 자신의 가치관 정립과 스스로를 신뢰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나 적용해 볼만 한 소소한 양육 팁도 발견했고 실행하고 있지만 의문이 있었던 부분이 해소되기도 했다. 다만 번역이 자연스럽지 못해 아리송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게 좀 아쉬웠다.
제목과 표지에 끌려 읽게 되었는데 제목 그대로 술과 세계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이다. 술과 세계사, 모두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위스키, 브랜디, 꼬냑, 보드카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는 된 것 같다. 고대로부터 인간은 왜 술을 만들고 즐기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