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와 <지리의 힘>을 읽으며 문명의 발전과 세계 정세가 지리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책은 지리에 따른 기후의 영향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는데, 그동안 빈자리로 남아있던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P.196 지구의 기후는 계속해서 변해왔고 그 속에서 인류 문명은 흥망성쇠를 거듭해왔다. 온난습윤한 기후는 로마, 한나라, 몽골제국 등과 같은 강대한 문명을 번영시켰고, 그 결과 인류사의 방향과 세계지도의 모습을 크게 바꾸었다. 그리고 한랭해진 기후는 농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어 인구 부양력을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전염병의 유행까지 조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결과 동서 로마, 명나라 등 강대한 제국조차 쇠퇴하거나 멸망했다. 그런 한편으로 근대 유럽은 소빙기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신대륙을 식민지로 만들며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기틀을 다졌다. 후반부에는 이러한 자연적인 기후변화와는 차원이 다른, 인간이 만들어 낸 기후위기의 우려에 대해 서술한다. 책을 읽으며 한국이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게 기후의 혜택을 받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겠다고 생각했다.기후위기를 일으킨 인간이지만 자연 앞에서는 여전히 한없이 작은 존재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인류가 멸망한다면 그건 우리 능력으론 어찌 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가 아닐까 하는 다소 씁쓸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