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교실 - 개정증보판
김규아 지음 / 북스그라운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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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가지고 있던 것이 사라져 버릴 때 찾아오는 허무함과 슬픔, 때로는 분노까지도 모두 상실이라는 감정 안에 들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밤의 교실』은 그 질문을 조용히 건네는 책이다.

정우에게 닥친 ‘끝없는 밤’은 단순히 눈앞의 어둠을 의미하지 않는다. 익숙했던 일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불안,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했던 것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막막함까지 모두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정우가 깜깜한 밤 속에서 별을 하나씩 채워 가는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어쩌면 상실을 이겨 낸다는 것은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을 붙잡고 안간힘을 쓰는 일이 아니라, 그 순간에도 내가 간직할 수 있는 빛을 하나씩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자신의 밤을 조금씩 채워 가는 정우는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될까.

아마 누구보다 단단하고 멋진 어른이 되지 않을까. 상실이 없는 삶을 살아서가 아니라, 상실을 마주했을 때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빛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이 될 것 같다.

특히 늑대 선생님의 ‘밤의 교실’은 참 매력적이다. 해가 진 뒤 시작되는 음악 수업처럼, 우리에게도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나만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어떨까.

음악은 참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곡을 들으면 그 음악을 듣던 시절의 공기와 풍경, 그때의 마음까지 순식간에 떠오르곤 한다. 그래서 정우에게 음악은 단순한 수업이 아니라 소중했던 순간을 마음에 담아 두고, 그 기억을 품은 채 다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자유로운 즉흥 연주가 매력인 재즈처럼 우리의 인생도 정해진 악보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어떤 음이 이어질지, 갑자기 어떤 박자가 끼어들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슬픈 일도 있고, 아픈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다. 그 모든 것이 모여 하나의 인생을 만든다는 늑대 선생님의 말처럼.

그렇다면 내 인생을 하나의 음악으로 만든다면 어떤 음악이 될까.

화려하고 힘찬 음악보다는 잔잔하고 편안한 음악이면 좋겠다. 때로는 조금 삐끗하는 음이 섞이더라도 다시 내 박자를 찾아가는 음악.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배경음악처럼 느껴지더라도, 나에게만큼은 오래 듣고 싶은 음악.

『밤의 교실』을 덮고 나니 상실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 달라졌다. 잃어버리는 것이 두려워 앞으로 다가올 어둠만 바라보기보다, 그 어둠 속에서 내가 채워 갈 별을 생각해 보고 싶어졌다.

끝없는 밤이 찾아온다고 해도 연주가 끝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의 음악은, 우리의 삶은 그렇게 계속 이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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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 국어 시간 ㅣ 두근두근 첫 책장 7
김점선 지음, 현영진 그림 / 리틀씨앤톡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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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 국어 시간>은 자신을 아파토사우루스라고 생각하는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1학년 아파토의 글자 모험을 담은 이야기다.

자기 이름 세 글자를 써 놓고도 ‘아파토사우루스’라고 읽고, 선 긋기를 하다가 파도 속에서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상상하는 아파토를 보며 몇 년 전 1학년 담임을 맡았던 때가 떠올랐다.

1학년 아이들과 처음 한글 공부를 시작할 때는 연필부터 쥐게 하기보다 굵은 색연필이나 사인펜으로 가로선, 세로선, 대각선, 구불구불한 선, 달팽이 선 등을 그려 보곤 했다. 금세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아이들을 위해 색깔을 바꾸고 선 사이에 그림을 그려 넣으며 어떻게 하면 공부를 놀이처럼 느끼게 할까 고민했던 기억도 난다.

그래서인지 책 속 아파토와 친구들이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선을 긋고 글자를 익히는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작은 일에도 까르르 웃다가 금세 울상이 되는 변화무쌍한 1학년의 모습도 고스란히 떠올랐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파토가 한글을 잘 몰라도 주눅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금 느리고 서툴러도 자신만의 상상으로 즐겁게 배우는 아파토의 모습이 참 든든했다.

아파토의 친구들 역시 서로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엉뚱하고 덩치가 큰 아파토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도와주는 친구들의 모습에서는 아이들이 서로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한글이 아직 낯선 예비 초등학생과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천천히 해도 괜찮아. 재미있게 하나씩 해보자.”라고 말해 주는 책이다.

아파토와 함께 글자 모험을 떠나다 보면, 책을 덮은 뒤에는 정말 한글 공부를 해 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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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클럽 1 - 보름밤의 담력 시험 ㅣ 도도클럽 1
조우리 지음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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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도사, 외계인이라는 조합부터 신선했던 <도도클럽 1>. 한국 전통의 도깨비와 도사, 요괴에 기숙학교라는 공간을 더하고 외계인까지 등장시키니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K-판타지의 세계가 펼쳐진다.

하지만 읽을수록 마음에 남은 것은 화려한 도술이나 요괴와의 모험보다 세 소녀의 관계였다. 비아, 도림, 소이는 저마다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고 서로에게 쉽게 보여 주지 못하는 모습이 있다. 그런데도 모든 것을 알아야만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듯 조금씩 서로의 곁에 머물며 친구가 되어 간다.

특히 서로의 비밀 하나씩을 나누면서도 아직 남아 있는 비밀은 모른 척하기로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상대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말하지 못한 마음과 아직 보여 주지 못한 모습까지도 기다려 주는 것,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함께하는 것이 진짜 관계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도깨비인 비아, 도사 집안의 도림, 외계인 소이처럼 전혀 다른 존재들이 함께하면서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는 모습도 좋았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낯섦을 먼저 느끼기보다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한다.

판타지의 재미는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존재와 사건을 경험하는 데 있지만, 결국 그 안에서 만나는 감정은 아주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를 사귀고 싶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고, 혼자서는 두려운 순간에 함께할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그래서 신나는 모험을 따라가면서도 어느 순간 등장인물의 마음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직 세 아이에게는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많고, 도량중학교와 도사들의 세계에도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제 막 문이 열린 듯한 1권이라 다음 이야기에서 세 친구가 어떤 사건을 만나고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갈지 더욱 기대된다.

조금 이상하고, 조금 특별해서 더 마음이 가는 세 아이의 이야기.
신선한 K-판타지와 따뜻한 우정 이야기를 함께 만나고 싶은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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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는 쌩쌩이 마스터 ㅣ 저학년 책이 좋아 15
김다해 지음, 박미나 그림 / 개암나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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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넘기는 많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운동이지만, 막상 해 보면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쌩쌩이는 여러 번 도전해도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기술이라 좌절을 맛보는 아이들도 많다. 그래서 <바람을 가르는 쌩쌩이 마스터> 속 동수의 이야기가 더욱 공감되었다.

모둠에서 혼자 쌩쌩이를 못 해 '똥손'이라는 놀림을 받는 동수의 모습은 안쓰러웠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수는 포기하지 않고 수상한 마스터 리와 함께 차근차근 연습을 이어 간다. 특별한 비법을 기대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반복하고, 넘어져도 다시 도전하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줄넘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원하는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담담하게 전한다. 빠른 결과만 기대하기 쉬운 요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나니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한번 해 보는 용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은 동수의 성장에 공감하며 응원을 보내게 되고, 어른들은 결과보다 과정을 응원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된다. 읽고 나면 "한 번 더 해 보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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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똥찬 귀 할아버지 - 엄마는 거짓말쟁이 ㅣ 저학년은 책이 좋아 59
신양진 지음, 정용환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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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똥찬 귀 할아버지_엄마는 거짓말쟁이>는 귀여운 캐릭터와 유쾌한 상상력으로 시작하지만, 읽고 나면 ‘약속’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동화였다.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느라 귀가 커졌다는 귀 할아버지의 설정부터 무척 재미있다. 특히 “귓밥, 귓밥!” 하는 주문은 저학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유머 요소가 가득해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한다.

처음에는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속상해하는 유근이의 마음에 공감하며 읽었지만, 점점 유근이보다 어른인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다음에 해 줄게.”, “꼭 사 줄게.”, “그러면 못 하게 할 거야.” 같은 말을 무심코 한 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쉽게 지나치는 말도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약속으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대방이 약속을 지켜 주기를 바란다면 나 역시 내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또한 약속은 단순히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를 쌓아 가는 과정이라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유쾌한 이야기와 귀여운 그림 덕분에 어린이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부모나 교사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책이다. 웃으며 읽기 시작했지만 읽고 난 뒤에는 말의 무게와 신뢰의 소중함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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