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 엑설런트 -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
신기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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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엑설런트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
신기주 (지은이) 포레스트북스 2022-11-14

26개의 성공한 회사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26개의 사례에 5가지 인사이트를 합쳐서 경영전략 31입니다) 사실 반 이상은 아직 가고 있는 형태이지만 일단 성공의 도중으로 봅니다. 뭐 현재 투자가 들어오고 하는 일이 잘 굴러가면 성공의 길에 있다고 봐야겠죠.

제일 먼저 나오는 회사는 한 가지를 깊게 파는 오늘의 집 입니다. 남의 집을 구경하는 집들이의 마음을 온라인에 잘 이식하였습니다. 2300억으로 증강현실을 고도화하고, 물류를 확충하고, 해외진출을 한다고 합니다. (흠 3가지인데 책에는 4가지라고 써있네요. 물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나눠서 4가지일까요?)

두번째는 토스뱅크입니다. 22년3월 토스뱅크의 사장님 대출이 2000억을 넘어갔답니다. 이용자는 234만명입니다. 저도 매일 천보 걷는 것을 체크하는데 은행을 재미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든 좋은 케이스인듯 합니다.

세번째는 직방입니다. 직방의 직원들이 메타버스에서 근무한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했습니다. 45p의 사진을 보니 조금 이해가 됩니다.
삼성IoT룰 인수하고 호갱노노도 인수했습니다. 무서운 성장이네요.

강남언니는 회원수 380만명, 의원은 1,700곳이 가입되어 있답니다. 20년 매출이 100억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나봅니다. 의료법상 알선행위가 불법이고, 의료광고냐 정보냐에 따라 존폐가 달려있습니다. 쉽지않은 분야입니다.

1장 마지막에 인사이트로 무신사와 크림의 전쟁(?)을 세밀하게 다룹니다. 얼핏 신문기사로만 알고 있었는데 깊이 들어가니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패션의 룰을 바꾸는 크림과 패션의 다양성을 지키는 무신사의 대결이었습니다.

2장은 인수합병, 경쟁을 이야기합니다. 올리브영의 성공스토리도 재미있는데 라이벌이 블라블라가 아니라 무신사와 마켓컬리랍니다.
22년 10월 5일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도 나옵니다. 오늘이 11월인데 이 책은 도대체 언제 만들어진건가요. 11월14일날 출시되었네요. 인쇄직전까지 원고작업을 했나봅니다.

3, 4장은 전부 모르는 회사입니다. 견문이 얕아 어렵습니다.
아티스트의 인기흐름도를 한눈에 보는 챠트메트릭.
하루 3000억건의 타깃광고를 처리하는 몰로코.
동대문의 1만2000 도매상의 신상을 확인하는 딜리셔스.
월 40만명이 이용하는 점술시장 천명.
초록마을을 900억에 인수한 정육각.
스타트업 정보와 산업 트렌드를 보는 혁신의 숲.
21년 200만벌을 클리닝했다는 런드리고. (그런데 이백만벌이면 얼마 안되는게 아닌가요. 이천원씩 잡으면 40억. 월 매출 3억 정도인데...) 그런데도 500억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있네? 이런 것이 가능하네? 하며 읽고 있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 합종연횡에 확장합병 등 엄청난 세상이 펼쳐집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가라가지 못하면 금방 도태될 것같습니다.

그나마 상장이 되서 이제 잘 알고 있는 제주맥주. 전자책팔다가 웹소설, 웹만화로 변신한 리디 등은 아는 회사라 이렇게 성장했구나, 이렇게 가는구나 이해가 됩니다.

이렇게 31가지 기사를 잘 읽고 나니 경제신문의 양면을 가득 채운 특집기사를 31편 보고난 느낌입니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알찬 정보, 흥미로운 시도, 재미있는 스토리도 느껴지는 것이 저자의 내공이겠지요. 에필로그에 저자 ˝신기주라는 저널리스트는 한국에서도 독보적인 비즈니스 스토리텔러˝라고 나오는데 딱 그 말이 맞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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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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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은이), 황미숙 (옮긴이) 현대지성 2022-11-10

일단 제가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기 때문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에 나온 대로 Z세대도 아니고 젊은 축도 아닌데 왜 빨리 볼까요?

제 경우에는
봐야할 영상이 너무 많은데 제시간으로 보면 도저히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한다.
머뭇거리는 순간, 호흡이 답답한 화면이 나올 때 넘깁니다.
그정도인데...
진짜 다들 다양한 이유로 빨리 봅니다.

대화가 없거나 풍경만 나오면 건너뛴다.
주인공과 관련이 없는 장면은 관심없다.
봐야할 작품이 너무 많아서 빨리 본다.
OTT의 방대한 영상을 보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영화 한편 보는데 1시간이 걸렸는데 2시간을 봤으면 시간을 낭비했을 거라는 후회가 컸을 것같다.
요즘 시시한 작품도 많아 선별하지 않으면 다 볼 수가 없다.
빨리감기로 보면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 마음이 편하다.

그런가 하면 대사와 자막으로 전부 설명해주는 풍토도 한몫 합니다. 트위타의 140자 제한으로 세줄요약, 한장요약, 5분요약 등의 친절한 설명들이 각광을 받고 어려우면 안되고 쉽게 설명해야 합니다.

라이트노벨은 제목이 내용을 설명하여 줄거리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모두 최근 10년 내 인기작들이다.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소꿉친구가 절대로 지지 않는 러브 코미디』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 영애로 환생해버렸다』
『마왕학원의 부적합자~사상 최강의 마왕인 시조, 전생해서 자손들의 학교에 다니다~」
『예를 들어 라스트 던전 앞 마을의 소년이 초반 마을에서 사는 듯한 이야기』
오해할 여지가 없다. ‘상품 설명‘으로는 이보다 더 친절할수가 없다. 본문을 전부 읽어야만 비로소 제목에 담긴 깊은 뜻이 이해되는 작품은 상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져버렸다.
78-79p.
그렇습니다. 어느새 긴 제목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당연해졌습니다.

저자는 어느 순간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합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가성비를 따지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흠. 그다지 나빠진 것같지는 않은데요.

4장의 상쾌해야 찾는다는 좀더 깊이 들어갑니다.
라노벨에서
다른 세계로 굴러들어가 압도적인 우위에 서는 식민지주의 태도.
주인공은 귀찮은 역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주인공은 여러 이성에게 인기가 있다.
주인공이 못생기면 안된다.
땀 한방울 안흘리고 지시하는 주인공이 인기있다
는 공식이 있습니다.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작품이나 판타지성이 있는 작품에서 주인공이 가장 강하다는 건 불변입니다. 독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거면 끝입니다.
148p.

아니, 이건 라노벨의 성공공식아닌가요? 잘 팔리는 라이트노벨의 핵심을 이야기합니다. 라노벨이 세상을 망쳤군요.

무엇보다 178-179p의 틱톡커와 정통 서평가의 설전(?)이 재미있습니다.

2021년 7월, 틱톡에서 소설을 소개하는 겐고 씨(당시 만 23세)가 1989년에 간행된 츠츠이 야스타카의 『잔상에 립스틱을』을 39초 정도의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영상은 곧 돌풍을 일으켰고, 이 소설은 무려 11만 5천 부의 증쇄를 찍었다. 초판 수천 부조차 판매하기 어려운 시대에 32년도 더 전에 간행된 소설이 10만 부 단위로 증쇄를 하다니 놀랄 일이었다. 아사히신문이 이 건을 다루면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같은 해 12월 9일, 서평가인 도요자키 유미 씨(당시 만 60세)가 이 일에 대해 혐오감을 표현했다. 그는 트위터에 “그런 날림의 소개로 책이 팔렸다고 해도 일시적인 폭풍일 뿐이죠...

옷. 엄청난 이야기죠. 출판계와 틱톡과 트위터로 진행된 굉장한 사건입니다.
뒷부분은 꼭 책을 보세요.

저자는 영화를 제대로 일배속으로 봐야되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많은 것을 조사하고 보여줍니다. 제시하는 근거와 정황들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보여주어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배속으로 보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 것같습니다.
저도 영화나 유튜브를 빨리감기로 보는 이유를 알게 된 것같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독서였습니다. (라노벨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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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쓸모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현대 과학에 이르기까지
이현우 지음 / 더난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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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쓸모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현대 과학에 이르기까지
이현우 (지은이) 더난출판사 2022-10-31

설득학을 연구한 교수님의 저서입니다. 유학시절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영어로 배웠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가 400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어쩐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항상 등장하죠)
그중 수사학 3권이 가장 위대하다고 주장합니다. (아니 니코마코스윤리학이 대표작 아닌가요. 제가 오직 제목만 알고 전자책으로 가지고 있는 비장의 책이지요)

수사학의 목적이 설득하는 데 있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든 능히 설득할 수 있는 수단(pisteis)을 발견하는 데 있다.
7p

1부는 에토스입니다. 성격, 관습을 의미하는 단어로 말하는 사람의 고유한 성품입니다.
실천적 지혜 good sense, 사심없는 마음 good will, 미덕 good character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굿good으로 시작해서 감정, 의지, 성격 아닐까요? 시작부터 어려워지는군요.

실천적 지혜는 주어진 상황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통찰력을 말한다.… 실천적 지혜가 있는 화자는 전문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사심 없는 마음은 윤리적 차원의 품성이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사실이 개입되면 청중을 위한 최선의 권고를 하지 않게 된다.
29-30p
우왓. 역시 철학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입니다. Sense가 지혜이면서 통찰력입니다.
Will은 마음인데 품성이랍니다.

계속 이렇게 철학을 해설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할 때 방향이 전환됩니다. 연구와 논문으로 설명해줍니다. (참으로 다행이죠)
1951년에 나온 공신력의 실험(이후 114개의 실험연구가 나왔습니다), 입소문의 연구, 셀럽마케팅, 후광 효과, 유사성의 원칙 등 흥미로운 연구들로 설명합니다.
어라. 윤리선생님이 왜 이렇게 설명을 잘 하지 하고 다시 저자 설명을 보니 광고홍보학과 이현우 교수님이었습니다. 영문학과를 나와서 (아리스토텔레스를 공부하고)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를 받으셨다고 쓰여있네요. 무엇보다 설득의 심리학을 번역하신 분입니다.
경력을 보고 나니 마케팅 논문들의 설명이 이해가 됩니다. 이것도 책에 나온 후광효과인가 봅니다.

두번째는 로고스입니다. 원래 질서와 지식의 원칙이라는 뜻인데 여기에 논리적인 추론이 추가됩니다.
숫자, 통계, 스토리, 내러티브… 등의 재미있는 사례들을 들어줍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 3권 11장에서 ‘생생함‘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언어의 품격을 얻기 위해서는 사물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활동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131p
이 시대에 영화나 TV같은 것을 예언한 걸까요? 어쩌면 공연 무대의 빠지게 되는 것을 이야기했을 수 있겠습니다.

자신과 같은 의견만 반복해서 듣게 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의 희생자가 된다. 확증 편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에 대한 근거 없는 과신 현상을 지칭한다. 사람들은 진실을 믿기보다는 자신이 믿는 것이 진실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메시지에 반복 노출되면 자기 확증에 대한 바람은 객관적인 사실로 신분 상승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148p. 2부 로고스_설득의 절정, 언어의 기술로 끌어당기기

3부는 파토스, 감정의 배치입니다. pathos는 당하다, 받다, 겪다의 수동적인 성격으로 쾌락이나 고통이 따르는 모든 상태인데 감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1. 공포의 강도가 높을수록 효과가 커집니다. 왜 가짜뉴스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지 알겠네요.
2. 공포와 함께 희망이라는 효능감을 줘야 합니다.

두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근심을 자아내는 대상에 대해 마음속에 구원의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없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임박한 위험을 공포의 감정으로 느끼도록 만든 다음(필요조건) 그러한 위험을 피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면(충분조건) 공포 소구는 완성된다.
182p

죄책감과 수치심의 차이도 흥미롭습니다. 죄책감은 외부적 행동과 관련이 있고 자신의 잘못된 과거 행동에 대해 혼자 느끼는 감정인 반면 수치심은 내부지향적인 감정으로 자신의 잘못된 과거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졌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후회, 반발, 유머, 정 등의 감정 등도 세세하게 연구되어있습니다.

큰 그림은 아리스토텔레스지만 세세한 근거자료는 수십년간 나온 설득에 관한 연구논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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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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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일연 (지은이), 서철원 (옮긴이)
arte(아르테) 2022-11-08

항상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몇페이지 읽다보면 급피로해져서 책을 덮게 되는 경우가 있죠. 바로 삼국유사가 그렇습니다.
한자가 많아서 그럴까?
번역이 이해가 안되서 그런걸까?
너무 옛날이라 지금과 달라서 이해가 안되나?
이야기가 앞뒤가 안맞아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끝까지 읽기 힘든 책이 맞습니다.

그런데 읽기 쉽게 번역했다는 말에 이번에는 독서가 가능하겠구나 히고 책을 잡았습니다.

하드커버로 되어있어 살짝 긴장했습니다만 정말 내용이 쉽게 읽힙니다. 일러두기에 정확한 번역보다 잘 읽히는 번역을 했다고 쓰여있는데 그대로입니다.
1 잘 읽힙니다.
2 생략된 부분에 오히려 고딕으로 문장을 넣어 이해가 쉽습니다.
3 한자를 살짝 작은 글씨로 배치하여 글들이 술술 넘어갑니다.
4 중간에 해설과 보충을 넣어 최신의 연구들을 추가해놨습니다. 틀린 부분을 지적하기 보다 이야기의 보완같은 느낌으로 수월하게 이해를 돕습니다.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이야기는 그동안 이해가 안되었는데 읽기 쉬운 번역이라 이제 이해가 됩니다. 관음보살이 변신하여 가르침을 주고, 노힐부득이 미륵불이 되고, 달달박박이 아미타불이 되는 이야기였네요.
아니 초조대장경이 1029년이고 삼국유사가 1281년인데 저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불교를 몰라서 적었다기엔 일연스님이 직업이 스님인데 그럴 수는 없고, 어쩌면 시중에 나와있는 이야기들을 다 모아서 굳이 빼놓지않고 전부 알려주려는 의도였나 봅니다.

697년에 망덕사가 완공되어 효소왕이 직접 가마를 타고 법회에 갔다. 그때 어떤 초라한 승려가 뜨락에 움츠리고 있다가 부탁했다.
“저도 행사에 끼고 싶습니다.”
효소왕은 맨 끝자리에 끼워주었다가, 법회를 마치고 장난삼아 말을 걸었다.
˝어디 사시오?˝
˝경주 남산 비파암 삽니다.˝
˝돌아가시거든 임금이 직접 공양한 법회에 참석했다고 하지마시오.˝
승려는 웃으며 대답했다.
˝폐하께서도 진짜 부처님을 공양했다 하지 마소서.”
말을 마치고는 공중으로 몸을 솟구쳐 남산 쪽으로 날아갔다.
388-389p. 7편. 감통
조선 세조와 상원사 문수보살 이야기의 원전이 여기 있었네요.

삼국시대의 불교가 주로 점찰법회인 것도 특이하고 원효, 의상, 사복 스님의 시대가 이제 보니 당시의 벨에포크같은 낭만이 있습니다. 주로 죽음의 이야기지만 인생이 삶과 죽음 외에 뭐가 있겠습니까.
혜공 스님이 승조의 조론을 보고 내가 지은 책이라는 말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감동을 줍니다.
사천왕사에서 문두루비법으로 당나라 함대를 물리치신 명랑스님 법회에서의 간절한 기도에 혜공스님이 찾아온 사연도 가슴이 울컥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부 모은 일연스님이 대단하고 읽기쉽게 번역하신 서철원 선생의 공이 대단합니다.

이제야 비로소 삼국유사를 읽은 듯합니다. 보통 저자들은 책을 내면서 자신의 저서가 인생책이 되었으면 한다, 항상 옆에 놓고 읽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하지요. 저에게는 웬지 삼국유사가 언젠가 읽어야할 인생책이지만 (지금까지는 요재지이였습니다) 쉽게 읽을 수 없는, 읽다 보면 눈이 감기는 책이었습니다. 이제 삼국유사를 제대로 읽었다는 느낌이 들면서 진짜 인생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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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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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신화가 어우러져 현실로 기록되는 멋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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