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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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은이), 황미숙 (옮긴이) 현대지성 2022-11-10

일단 제가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기 때문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에 나온 대로 Z세대도 아니고 젊은 축도 아닌데 왜 빨리 볼까요?

제 경우에는
봐야할 영상이 너무 많은데 제시간으로 보면 도저히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한다.
머뭇거리는 순간, 호흡이 답답한 화면이 나올 때 넘깁니다.
그정도인데...
진짜 다들 다양한 이유로 빨리 봅니다.

대화가 없거나 풍경만 나오면 건너뛴다.
주인공과 관련이 없는 장면은 관심없다.
봐야할 작품이 너무 많아서 빨리 본다.
OTT의 방대한 영상을 보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영화 한편 보는데 1시간이 걸렸는데 2시간을 봤으면 시간을 낭비했을 거라는 후회가 컸을 것같다.
요즘 시시한 작품도 많아 선별하지 않으면 다 볼 수가 없다.
빨리감기로 보면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 마음이 편하다.

그런가 하면 대사와 자막으로 전부 설명해주는 풍토도 한몫 합니다. 트위타의 140자 제한으로 세줄요약, 한장요약, 5분요약 등의 친절한 설명들이 각광을 받고 어려우면 안되고 쉽게 설명해야 합니다.

라이트노벨은 제목이 내용을 설명하여 줄거리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모두 최근 10년 내 인기작들이다.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소꿉친구가 절대로 지지 않는 러브 코미디』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 영애로 환생해버렸다』
『마왕학원의 부적합자~사상 최강의 마왕인 시조, 전생해서 자손들의 학교에 다니다~」
『예를 들어 라스트 던전 앞 마을의 소년이 초반 마을에서 사는 듯한 이야기』
오해할 여지가 없다. ‘상품 설명‘으로는 이보다 더 친절할수가 없다. 본문을 전부 읽어야만 비로소 제목에 담긴 깊은 뜻이 이해되는 작품은 상품으로서 가치가 떨어져버렸다.
78-79p.
그렇습니다. 어느새 긴 제목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당연해졌습니다.

저자는 어느 순간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합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가성비를 따지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흠. 그다지 나빠진 것같지는 않은데요.

4장의 상쾌해야 찾는다는 좀더 깊이 들어갑니다.
라노벨에서
다른 세계로 굴러들어가 압도적인 우위에 서는 식민지주의 태도.
주인공은 귀찮은 역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주인공은 여러 이성에게 인기가 있다.
주인공이 못생기면 안된다.
땀 한방울 안흘리고 지시하는 주인공이 인기있다
는 공식이 있습니다.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작품이나 판타지성이 있는 작품에서 주인공이 가장 강하다는 건 불변입니다. 독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거면 끝입니다.
148p.

아니, 이건 라노벨의 성공공식아닌가요? 잘 팔리는 라이트노벨의 핵심을 이야기합니다. 라노벨이 세상을 망쳤군요.

무엇보다 178-179p의 틱톡커와 정통 서평가의 설전(?)이 재미있습니다.

2021년 7월, 틱톡에서 소설을 소개하는 겐고 씨(당시 만 23세)가 1989년에 간행된 츠츠이 야스타카의 『잔상에 립스틱을』을 39초 정도의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영상은 곧 돌풍을 일으켰고, 이 소설은 무려 11만 5천 부의 증쇄를 찍었다. 초판 수천 부조차 판매하기 어려운 시대에 32년도 더 전에 간행된 소설이 10만 부 단위로 증쇄를 하다니 놀랄 일이었다. 아사히신문이 이 건을 다루면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같은 해 12월 9일, 서평가인 도요자키 유미 씨(당시 만 60세)가 이 일에 대해 혐오감을 표현했다. 그는 트위터에 “그런 날림의 소개로 책이 팔렸다고 해도 일시적인 폭풍일 뿐이죠...

옷. 엄청난 이야기죠. 출판계와 틱톡과 트위터로 진행된 굉장한 사건입니다.
뒷부분은 꼭 책을 보세요.

저자는 영화를 제대로 일배속으로 봐야되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많은 것을 조사하고 보여줍니다. 제시하는 근거와 정황들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보여주어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배속으로 보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 것같습니다.
저도 영화나 유튜브를 빨리감기로 보는 이유를 알게 된 것같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독서였습니다. (라노벨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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