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쓸모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현대 과학에 이르기까지
이현우 지음 / 더난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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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쓸모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현대 과학에 이르기까지
이현우 (지은이) 더난출판사 2022-10-31

설득학을 연구한 교수님의 저서입니다. 유학시절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영어로 배웠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가 400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어쩐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항상 등장하죠)
그중 수사학 3권이 가장 위대하다고 주장합니다. (아니 니코마코스윤리학이 대표작 아닌가요. 제가 오직 제목만 알고 전자책으로 가지고 있는 비장의 책이지요)

수사학의 목적이 설득하는 데 있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든 능히 설득할 수 있는 수단(pisteis)을 발견하는 데 있다.
7p

1부는 에토스입니다. 성격, 관습을 의미하는 단어로 말하는 사람의 고유한 성품입니다.
실천적 지혜 good sense, 사심없는 마음 good will, 미덕 good character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굿good으로 시작해서 감정, 의지, 성격 아닐까요? 시작부터 어려워지는군요.

실천적 지혜는 주어진 상황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통찰력을 말한다.… 실천적 지혜가 있는 화자는 전문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사심 없는 마음은 윤리적 차원의 품성이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사실이 개입되면 청중을 위한 최선의 권고를 하지 않게 된다.
29-30p
우왓. 역시 철학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입니다. Sense가 지혜이면서 통찰력입니다.
Will은 마음인데 품성이랍니다.

계속 이렇게 철학을 해설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할 때 방향이 전환됩니다. 연구와 논문으로 설명해줍니다. (참으로 다행이죠)
1951년에 나온 공신력의 실험(이후 114개의 실험연구가 나왔습니다), 입소문의 연구, 셀럽마케팅, 후광 효과, 유사성의 원칙 등 흥미로운 연구들로 설명합니다.
어라. 윤리선생님이 왜 이렇게 설명을 잘 하지 하고 다시 저자 설명을 보니 광고홍보학과 이현우 교수님이었습니다. 영문학과를 나와서 (아리스토텔레스를 공부하고)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를 받으셨다고 쓰여있네요. 무엇보다 설득의 심리학을 번역하신 분입니다.
경력을 보고 나니 마케팅 논문들의 설명이 이해가 됩니다. 이것도 책에 나온 후광효과인가 봅니다.

두번째는 로고스입니다. 원래 질서와 지식의 원칙이라는 뜻인데 여기에 논리적인 추론이 추가됩니다.
숫자, 통계, 스토리, 내러티브… 등의 재미있는 사례들을 들어줍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 3권 11장에서 ‘생생함‘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언어의 품격을 얻기 위해서는 사물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활동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131p
이 시대에 영화나 TV같은 것을 예언한 걸까요? 어쩌면 공연 무대의 빠지게 되는 것을 이야기했을 수 있겠습니다.

자신과 같은 의견만 반복해서 듣게 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의 희생자가 된다. 확증 편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에 대한 근거 없는 과신 현상을 지칭한다. 사람들은 진실을 믿기보다는 자신이 믿는 것이 진실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메시지에 반복 노출되면 자기 확증에 대한 바람은 객관적인 사실로 신분 상승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148p. 2부 로고스_설득의 절정, 언어의 기술로 끌어당기기

3부는 파토스, 감정의 배치입니다. pathos는 당하다, 받다, 겪다의 수동적인 성격으로 쾌락이나 고통이 따르는 모든 상태인데 감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1. 공포의 강도가 높을수록 효과가 커집니다. 왜 가짜뉴스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지 알겠네요.
2. 공포와 함께 희망이라는 효능감을 줘야 합니다.

두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근심을 자아내는 대상에 대해 마음속에 구원의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없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임박한 위험을 공포의 감정으로 느끼도록 만든 다음(필요조건) 그러한 위험을 피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면(충분조건) 공포 소구는 완성된다.
182p

죄책감과 수치심의 차이도 흥미롭습니다. 죄책감은 외부적 행동과 관련이 있고 자신의 잘못된 과거 행동에 대해 혼자 느끼는 감정인 반면 수치심은 내부지향적인 감정으로 자신의 잘못된 과거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졌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후회, 반발, 유머, 정 등의 감정 등도 세세하게 연구되어있습니다.

큰 그림은 아리스토텔레스지만 세세한 근거자료는 수십년간 나온 설득에 관한 연구논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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