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 등대 - 바다 위 낭만적인 보호자
곤살레스 마시아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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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면 왜 ˝세상끝˝이라는 제목이 붙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세상의 시작은 몰라도 어디가 끝인가 하면 바로 등대가 있는 곳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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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법칙 -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10가지 심리학
폴커 키츠 지음, 장혜경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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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법칙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10가지 심리학
폴커 키츠 (지은이), 장혜경 (옮긴이)
포레스트북스 2023-03-03

독일 심리학자 폴커 키츠의 10가지 설득의 기술입니다. 독일 사람은 말에 헛점이 별로 없는 것같습니다. 게다가 논리 구조가 분명해보입니다. (적고보니 로봇같은 느낌이네요)

첫번째, 설득은 이성과 논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에서 큰 충격을 줍니다. 아니 논리가 아니면 감정으로 하는건가 의문이 생길 때

사람들은 올바른 정보와 논리를 주장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1. '객관성'과 '올바른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믿음
2. '공정함'이 존재한다는 믿음
23p.
착하면 잘될거다, 노력하면 성공한다... 그런 믿음을 갖고 있죠.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모든 논리로 정당화될 수 있다!' 판결문을 다 작성하고 난 다음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도 판사는 그 내용을 다시 고쳐 쓸 필요가 없다. 똑같은 논리로 정반대의 판결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만 몇 마디 고치면 된다. '왜냐하면'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결정적인 사실이다'를 '결정적일 수도 있지만'으로, '그리고'를 '그러나'로 바꾸면 된다.
25p.
몇백페이지나 되는 판결문을 보면서 판사가 원고, 피고 양쪽의 의견을 똑같은 비중으로 적습니다. 앞부분에는 지는쪽, 뒷부분은 이기는 쪽에 배치하는게 아닐까 하고 잠시 생각했었는데 저자는 단호하게 확신합니다.

우리는 공정함을 기대하고 공정한 대접을 받지 못하면 깊이 분노하고 상처받는다. 이런 비극적 망상 역시 인식의 왜곡이다. 심지어 과학적인 이론도 있다. 이름하여 '공정한 세상 가설 Just-world hypothesis'이다. 이 공정한 세상에 대한 믿음은 우리의 통제 욕망이 낳은 결과다. 우리의 뇌에게는 우리가 자신은 물론 주변 세상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이야말로 고민 중에서도 최고의 고민이다. 따라서 공정한 세상을 믿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제하려 노력한다.
26p.
아니. 공정함이 믿음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세상을 통제하여 공정한 세상을 가지려는 믿음이었네요. 둘러보면 공정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은데 애써 아닐거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1장부터 흥미로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2장 상대의 숨겨진 욕망을 건드려라는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강요하지 말고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하라입니다.

3장은 상황을 리드하라, 이끌어라 입니다.

판매원은 제일 먼저 고객에게 이렇게 묻는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무엇을 찾고 계세요?" 사실은 자기가 무언가를 원하면서, 사실은 자기가 물건을 판매하려고 하면서 말이다. 판매원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전략인데, 남에게 무언가를 원하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까맣게 잊고 만다. 타인에게 결정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우리 뜻을 관철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결정적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61p.
그렇습니다. 물건을 팔기 위해 다가가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봅니다. 특이한 질문법입니다. 사이비종교에서도 포교할 때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들어준다고 하던데 비슷합니다.

4장은 제목이 멋집니다. 이성 대신 의지를 공략하라. 이 장에서도 놀라운 실험을 알려줍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상대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도와주었던 상대도 자동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태도의 행동 요인을 설명할 때 말했듯이, 우리의 뇌는 행동과 태도가 서로 사이좋게 조화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행동으로부터 태도를 추측한다.
84p.
이 것이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고 이름도 있습니다. 프랭클린 자서전도 읽었는데 대충 읽었나봅니다. 한평생 노력만 한 분인줄 알았는데 사람의 호의를 살 줄 알았습니다.

5장은 뇌의 게으름을 이용하라 입니다. 나는 몸은 게을러도 뇌는 게으르지 않은데?

사람의 뇌는 정말 게으르다. 대책이 없을 정도다. 최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온갖 핑계를 대고 기회를 노린다. 자기 앞에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면 뇌는 당연히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쪽을 택한다. 그러자니 낯선 것은 무조건 피한다. 낯선 것은 스트레스고 노동이다. 인식하고 배열하고 평가하고, 더 나아가 그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반대로 익숙한 것은 정보의 '처리 유창성 Processing fluency'을 높인다. 처리 유창성이 높아지면 우리는 행복해진다.
95p.
맞습니다. 게으릅니다. 익숙한 것을 빈복하고 싶어하고 쉬운 길만 찾습니다.

6장은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건드립니다. 상대의 동기를 활용하라. 춘추전국시대의 책사들이 현대의 로비스트로 다시 태어났나봅니다. 6장 전체의 내용이 훌륭해서 요약할 부분이 없습니다. 통채로 읽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더 놀라운 내용이 7, 8, 9, 10장까지 있습니다. 동사로 표현하기, 후광효과, 원하는 행동을 강화하는 상과 벌 등 인간의 논리와 감정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놀라운 책입니다.

#심리
#설득의 법칙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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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법칙 -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10가지 심리학
폴커 키츠 지음, 장혜경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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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정함을 기대하고 공정한 대접을 받지 못하면 깊이 분노하고 상처받는다. 이런 비극적 망상 역시 인식의 왜곡이다. 탁월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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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꿈꿔라 8 - 2022 노벨 과학상 수상자와 연구 업적 파헤치기 노벨상을 꿈꿔라 8
이충환.이종림.한세희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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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꿈꿔라 8
2022 노벨 과학상 수상자와 연구 업적 파헤치기
이충환, 이종림, 한세희 (지은이)
동아엠앤비 2023-03-10

책제목에 8이라고 쓰여있습니다. 8개 분야의 상이 있는걸까. 목차를 보니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3개입니다. 문학, 평화, 경제학을 넣어도 6개네요. 그럼 8이 의미하는 것은 설마 8권인가? 하고 서점에 가보니 진짜 2015년에 1권이 나오고 해마다 한권씩 출판된겁니다. 아니 그렇다면 노벨상은 해마다 주는 건가요? 올림픽처럼 4년에 한번씩 주는게 아니었나봅니다. (이렇게 아는 것이 부족하다니. 1901년부터 해마다 상을 수여했습니다.)

현재까지 수상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노벨 화학상: 185명
노벨 생리학·의학상: 230명
노벨 물리학상: 215명
노벨 문학상: 118명
노벨 평화상: 107명
경제학상(노벨 기념상 포함): 85명
총 6개 분야에서 총 950명의 수상자가 있습니다(2023년 3월 기준).
출처 입력
라고 챗GPT가 알려줬습니다. 틀릴 수도 있습니다. (GPT에는 2021년까지 정보만 있다고 하는데 저 뒤의 2023년 3월이 수상합니다)

10페이지 시상식 장면이 그럴듯합니다. 2층에 오케스트라가 보이고, 수상자들은 턱시도에 정장입니다. 가운데 노벨의 흉상이 보입니다. 관객이 난입하지 못하게 꽃화분으로 구분해놨습니다. 신문지상에서 누가 뭐라고 했더라, 밥딜런이 거부했다더라, 하루키가 이번에 못받았더라 등 글로만 정보를 얻다가 사진 한장을 보니 120년의 역사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1장에 6개의 상, 12명과 2개의 단체의 설명이 나오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사실 아니 예르노의 문학상 때부터 인간의 욕망과 날 것 그대로의 내면을 고백하고 계급, 젠더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면 쓰지 않았다는 것도 무슨 소리인지 몰랐으니 어쩔 수 없지요. 유투브에 길들여져 쉬운 말이 아니면 이해가 안되는건가요. 문학이야 뭔가 철학적이고 내면의 울림이니 이해가 안되고 과학은 이해될 줄 알았습니다.

이그노벨상은 발상이 신선해서 재미있습니다.

구강점막염을 예방하기 위해 흔히 활용되는 치료법은 냉동요법입니다. 항암제를 먹는 동안 얼음 조각을 입에 물고 있으면, 찬 얼음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을 줄임으로써 자연히 항암제에 덜 노출되도록 하는 원리랍니다. 실제 환자는 얼음보다 구하기 쉬운 아이스크림으로 대체하기도 하지요. 얼음은 차갑고 딱딱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식감이 부드러워 환자가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멜팔란이란 항암제를 투약하는 입원환자 74 명 가운데 52명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이 중 15명에게 구강점막염이 생겼다고 합니다. 유병률이 28.8%였던 것이지요. 반면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은 환자 22 명 가운데서는 13명(59.1%)에게 구강점막염이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은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냉동요법이 효과를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28p.
항암제의 지독함이 무섭습니다. 저도 툭하면 구내염증이 생겨서 이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얼음과 아이스크림을 생각해낸 의학자들이 대단합니다.

2장에서 물리학상은
양자 얽힘 현상을 실험적으로 규명해 양자기술의 기반을 마련한 물리학자 3명에게 돌아갔어요. 양자 얽힘은 양자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현상 중 하나인데, 미국 존 클라우저 협회의 존 클라우저 창립자, 프랑스 파리 사클레대의 알랭 아스페 교수, 오스트리아 빈대의 안톤 차일링거 교수가 이를 실험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같은 양자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37p.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죠. 다시 표지를 봤습니다. 웬지 청소년,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위해 쓴 책같은데 어렵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이 완전한 물리 이론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EPR 역설'을 발표했어요. 이어 영국의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이 양자 얽힘에 숨은 변수가 있는지 증명할 수 있는 EPR 사고 실험을 고안했고, 이와 관련된 '벨 부등식'을 제안했습니다.
먼저 클라우저 창립자가 벨 부등식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에 나섰지요. 이 실험을 통해 벨 부등식이 깨지는, 즉 양자 얽힘이 타당하다는 결과를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했습니다. 그 뒤 아스페 교수가 이 실험의 허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실험을 고안해 진행했고, 차일링거 교수도 아스페 교수의 실험을 보완하는 실험을 설계해 양자 얽힘을 증명했습니다. 결국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 덕분에 다양한 양자기술의 기반이 마련됐답니다.
37p.

하나도 모르겠구나 포기하려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어려운 이야기이니 풀어줘야죠.
양자역학 전에 빛이 있고, 그 전에 전기와 자기가 있습니다. 맥스웰이 전자기파의 존재를 예언했고 플랑크가 에너지의 양자화 가설을 제시합니다. 빛이 파동이 아닌 입자라는 광전효과를 설명하여 아인슈타임이 1921년 물리학상을 받습니다. 그리고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드브로이 등이 나오더니
양자의 증첩과 얽힘이 나와 상을 받습니다. 대단합니다.

3장 화학상은 화학물질을 쉽게 생성하는 클릭화학이 받았습니다.

4장 생리학상은 깔끔합니다.
스웨덴 출신인 페보 소장은 2010년 각고의 노력 끝에 네안데르탈인의 오래된 뼈에서 유전자 정보를 추출, 네안데르탈인의 전체 유전체 정보(게놈)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손가락뼈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이 뼈의 주인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친척 인류라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이 새로운 인류는 '데니소바인(Denisovan)'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108p.
이해가 됩니다. 아니. 글을 읽으면 이해가 되야지, 이상한 세계로 빠져들게 하면 큰일이죠.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책을 주기 전에 잠시 읽어보다가 뭔가 한분야의 정점을 엿본 것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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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쁨 - 흐릿한 어둠 속에서 인생의 빛을 발견하는 태도에 관하여
프랭크 브루니 지음, 홍정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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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쁨
흐릿한 어둠 속에서 인생의 빛을 발견하는 태도에 관하여
프랭크 브루니 (지은이), 홍정인 (옮긴이)
웅진지식하우스 2023-03-17

책제목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잡은 책입니다.
상실의 기쁨. 저자는 시력을 잃고 슬퍼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없어진, 상실된 상태에서 시작하여 기쁨을 찾아낸다는 겁니다. 이게 가눙한 일인가요. 도대체 어떤 기쁨이 있을까요. 거의 99%는 포기하고 없어진 것에 절망할겁니다.

그것보다 저자가 프랭크 부루니인데 동거인이 톰입니다. (톰은 분명 남자겠죠) 성 정체성을 밝히려는 것은 아니지만 프랭크면 남자일까? 부루니는 여자같은데... 문체만 가지고는 성별을 알 수가 없네. 하고 답답한 상황에 톰이 바람을 핍니다. 하지만 바람을 핀다고 성별을 알 수 있는게 아닙니다. 더욱 모호한 찰나에 105페이지에서 밝혀집니다.

톰과 나에게는 여름의 계획이 있었다. 때는 5월이었고 그해 7월에 우리는 내 남동생 해리와 아내 실비아, 그리고 그들의 네 아이와 함께 그리스에서 열흘을 보낼 예정이었다. 조카들은 프랭크 삼촌과 톰 삼촌의 소개로 이 멋진 전설의 나라를 방문하게 된 것에 한껏 들떠 있었다. 혹시 두 삼촌 중 한 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여행에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거나 어쩌면 여행이 취소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105p.
아하. 100여페이지동안 궁금하던 것이 드디어 풀렸습니다. 그동안 파킨슨병에 걸린 친구 도리를 위로하면서 안아주는데 여자라서 쉽게 안아주나, 남자이지만 미국이니 안아줘도 되는건가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게 비밀을 찾아내고 마음편히 읽고 있는데,
회의실을 찾은 어느 학생은 나와 대화를 더 나누고 싶어 했다. 그 학생은 게이였다. 그는 내가 게이임을 공개한 최초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며 동성애자의 권리에 관해 많은 글을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65p.
스스로 비밀을 밝혀냅니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읽었면 알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반쯤 읽어가도 기쁨은 나오지 않고 여전히 상실의 슬픔이나 체념입니다. 이거. 끝까지 이러면 어떡하나. 기쁨은 언제 나타나나, 시력을 잃는데 기쁠 수가 있는건가 또다른 고민에 빠집니다.
아. 30년경력의 칼럼니스트 글은 쉽지 않습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계속 읽게 만들고, 기쁨은 언제 나올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습니다.

그렇게 다 읽고 나니 한편한편이 독립적인 에세이였고 개별적인 이야기였네요. 기쁨은 어떤 걸까요. 마치 잃어버린 줄 알았던 파랑새와 같은 내 곁에 당연한듯이 있는 행복, 도움, 생존인 것같습니다.

<뉴욕, 뉴욕>이 끝나자 아버지는 시나트라가 어느 여자가수와 부른 듀엣곡이 항상 좋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그 가수의 이름을 떠올리려고 애썼지만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 이름을 떠올리려고 한참 애쓰다 마침내 물었다. “엘라 피츠제럴드요?”
"맞아!" 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미소 지었다. “네, 아버지.” 그리고 나는 시리에게 엘라 피츠제럴드를 틀어달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엘라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시니어와 주니어, 우리 두 프랭크에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엘라의 <마이 퍼니 발렌타인〉, 엘라의 <아이 겟 어킥 아웃 오브 유>……. 나는 수년째 엘라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어째서? 이 삶에는 너무나 많은 아름다움이 있고 너무나 많은 보물이 쌓여 있어서 커다란 한 도막이 통째로 가려지고 묻히고 잊혀서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것을 재차 상기시켜야 했다.
294-295p.
저도 기억이 자주 사라집니다. 그 잃어버린 순간의 슬픈 느낌이 담담하면서 마치 같은 자리에서 느낀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좋은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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