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 GPT 노마드의 탄생
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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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 GPT 노마드의 탄생
반병현 (지은이) 생능북스 2023-04-14

처음부터 챗GPT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사실 궁금하지요. 챗GPT가 못하는 것이 없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현실에서 실질적인 수입창출이 가능할 것이냐는 전혀 가늠이 안되는 부분이지요.
가능합니다. 잭슨이라는 사람이 100달러로 사업체를 만들고 업무를 챗GPT에게 시켜 투자를 받아 5일만에 78배로 키웠다고 합니다. 이런 세상이 왔군요.

저도 심심풀이로 GPT에 여러가지를 물어봤는데 계속 겉도는 대답이 나와 역시 기계가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질문이 잘못된 거였습니다.
AI에게 적절한 질문을 하는 직업이 따로 있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입니다. 일부 맛보기를 보여줍니다. 질문을 구체적으로 한다, URL을 알려주고 정보를 주입(?)시킬 수도 있습니다, 최신정보를 입력하여 교육도 가능합니다.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지식을 입력하는건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1. 챗GPT 채팅창을 실행한다
2. 주입하려는 지식을 입력하고 Enter 키를 누른다.
3. 챗GPT의 답변을 무시하고, (2)를 반복한다.
챗GPT는 여러분이 입력하는 지식에 대한 요약문을 작성하거나 패러프레이징을 시도하는 등, 여러 답변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 답변을 전부 무시하고 (2)를 반복하면 챗GPT에 대량의 지식을 주입할 수 있습니다.
40p.

그리고는 3장에서 미드저니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립니다. 아니, GPT는 어디 가고 그림그리는 앱이 나오는건가요. 그래도 명령어를 입력하여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는데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회원가입을 한 후에 디스코드로 로그인하여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거였습니다. 앗! 그런데 그림을 그리도록 시키는 문법(?)을 GPT에게 시키는 겁니다. 이런 깊은 뜻이... GPT에게 교육을 시키는 방법은 다시 뒷부분에 정리되어 나옵니다. 그동안 매번 창을 새로 열어서 몇개 물어보고 닫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녀석에게 입력하고 정보를 교류하면서 성장하는 겁니다. 뭔가 비법을 전수받은 기분이 듭니다.

그밖에도 AI를 이용한 블로거, AI를 이용한 유튜버, AI 동화작가, 엑셀을 이용하여 주식 시뮬레이터 제작 등 다양한 활용법이 있습니다.
특히 5장의 GPT로 정보를 입력하여 내레이션을 만들고 영상과 BGM을 구해서 순서는 뭔가 새로운 세상이 왔구나를 느끼게 합니다.

부록으로 세금 처리(계산?) 방법이 나와 뜬금없다 했는데 수입이 너무 많아질까봐 넣었다는 멋진 농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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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 끗 - 제품의 운명을 가른 선택의 순간들
비즈워치 생활경제부 지음 / 어바웃어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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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 끗
제품의 운명을 가른 선택의 순간들
비즈워치 생활경제부 (지은이)
어바웃어북 2023-03-27

평균연령 65세랍니다. 엄청난 세월이군요.
스팸 1937년, 칠성사이다 1950년, 미원 1956년, 새우깡 1071년, 활명수 1897년... 올해가 2023년인데 2로 시작하는 제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가장 최근(?)이 컨디션 1992년입니다.
그동안 업그레이드나 대체품이 안나왔을까요. 많이 나왔습니다. 다들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경쟁자들도 쟁쟁한 제품들이 나왔습니다. 싸워 이겨낸 최종병기들이네요. 이 엄청난 세월에 저자들은 불로불사의 칭호로 시작합니다.

스팸은 전쟁의 식량으로 시작하여 미군이 가는 길은 그야말로 스팸로드. 참호 바닥의 질퍽이는 발판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쇠통조림이니 다시 씻어 먹었을까요.
스팸과 런천미트의 차이점도 공부가 됩니다.

스팸 캔 옆면에는 각종 첨가물이 쫙 적혀있습니다. 스팸에 들어가는 첨가물은 총 6가지입니다. 폴리인산나트륨, 피로인산나트륨, 메타인산나트륨, 카라기난, 비타민C, 아질산나트륨 등입니다. 우선 스팸 캔에는 혼합제제로 …나트륨들은 산도조절제입니다. 즉 식품의 산도를 적절한 범위로 조정하는 식품첨가물입니다. 이들은 보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합니다. 더불어 식품의 색과 산화 방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산도조절제는 면이나 치즈, 발효유 등에도 많이 쓰입니다.

카라기난은 유화제입니다. 스팸의 원재료를 보면 돼지고기와 정제수가 함께 들어가 있다고 씌어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물과 지방은 섞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카라기난이 들어가면 이들을 잘 섞이게 해 하나의 형태로 유지해줍니다. 김이나 우뭇가사리와 같은 홍조류에서 추출합니다.

뜬금없이 등장한 비타민C도 다 역할이 있습니다. 산화를 방지해 품질저하를 막아주는 산화방지제입니다. 이제 스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아질산나트륨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아질산나트륨은 발색제입니다. 우리가 접하는 햄과 소시지류가 붉은색을 띠는 것은 모두 아질산나트륨 때문입니다. 먹음직스러운 색을 내주는 역할이죠.
37-38p.
한페이지에 가득찬 엄청난 정보죠! 배울 부분이 많습니다. 저 작은 통조림에 대단한 배합과 조화가 들어있습니다.

제품을 살아있게 만드는 마케팅도 빠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맛, 절대 선물세트"
"따뜻한 밥에 스팸 한조각"

마지막으로 제목의 결정적 한끗과 키워드로 마무리합니다. 사실 이 두 부분만 봐도 핵심정리가 되는데 내용이 다채롭고 몰랐던 정보들이 많이 꼼꼼하게 다 읽게 됩니다. 구성이 역사, 스토리, 뒷이야기, 인터뷰, 한끗, 키워드로 꽉 차있습니다.

칠성사이다는 1950년이라지만, 최초의 국내 사이다는 1905년 인천의 별표 사이다입니다. 1930년에는 사이다 공장이 전국에 58개나 있었답니다. 그러다 일곱명의 다른 성씨를 가진 사람이 모여 동방청량음료에서 칠성이 나왔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성씨성에서 별성이 되었습니다.
롯데가 인수한 것은 1974년입니다. 처음부터 롯데칠성이 아니었습니다.
몇십년씩 살아남았으니 다들 추억과 스토리들이 가득합니다.

칠성사이다는 색소, 카페인, 인공향료 세 가지가 없는 제품입니다. 롯데칠성음료는 1980년대 말부터 칠성사이다의 3무(無)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내세우기 시작합니다. 이 역시 코카콜라를 견제하는 전략의 일환이었을 겁니다.
81p.
없는 것을, 부족한 것을 자랑하는 마케팅이 이 때부터였습니다. 저렇게 아무 것도 없는 순수한 제품이라면 물이겠죠. 하지만 1980년에는 물은 수돗물 뿐이니 순수한 사이다가 먹혔겠습니다.

글의 내용이 깊이와 밀도가 있어 어디서 이렇게 좋은 책을 냈을까 하고 살펴보니 평소 자주 가는 비즈워치 뉴스 였습니다. (너무 좋아 따로 즐겨찾기로 바탕화면에 빼놨습니다) 저자를 보고 나니 그 사이트의 기사 분위기가 가득했네요. 표면적인 스크랩이 아니라 한번 더 물어보고 몇번 더 생각한 표현들이 있습니다. 책 전체적으로 뭔가 치열한 작업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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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대한민국 :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
장시정 지음 / 렛츠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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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대한민국

: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

장시정 (지은이) 렛츠북 2023-03-22


389p, 83편의 이야기가 12장으로 나누어 들어있습니다.

정치, 헌법, 탄핵, 부정선거, 민주주의, 민족주의, 리더십, 고객정치, 자본주의, 재정, 환경까지 많은 분야를 다룹니다. 게다가 노선이 분명하여 말들이 많을 것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저자 장시정 선생은 81년 외무고시를 거쳐 36년간 외교 일선에서 일하신 분입니다. 아무래도 세계의 최전선에서 일한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옵니다. 글의 내용이 묵직하면서 꾹꾹 담겨있습니다. 너무 많이 담겨있어 버거운 부분도 살짝 있습니다.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은 이쪽에 더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유토피아주의가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지상 낙원의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이상에 불과한 유토피아적 청사진을 만들기 위한 투쟁을 멈출 때, 비로소 우리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45p

신화나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안되기에 더욱더 원하는 이상의 세계입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나치라는 톱니바퀴의 한톱니 조각과 같은 평범성의 존재로 부각시키면서 결과적으로 나치 범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흥미로운 것은 2011년에 아렌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철학자가 나타났는데, 바로 서평자가 만난 베티나 슈탕네트 박사다. 그는 『예루살렘 전의 아이히만』을 써서, 유대인 1천만 명을 죽였더라면 이겼을 것이라고 말한 아이히만의 '악의 특별성’을 밝혀내고자 했다.

82p

악의 평범성이란 표현에 참 짜증이 났었는데 (게다가 그걸 말하는 사람들의 엄청나게 숭상하는 분위기도 싫었죠) 그걸 멋지게 반박했습니다. 읽어보고 싶은데 아직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재난지원금 기부란 게 국가지원금을 다시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것인데, 재난지원금을 다시 돌려줄 정도의 여유 계층이라면 이 돈을 처음부터 받지 않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의 수령 대상을 처음부터 저소득층으로 한정하여 행정 비용과 번거로움을 덜어 주는 게 맞지 않나? 이렇게 본다면 이건 한낱 '소동'이다. 왜 이런 소동을 벌일까? 반납을 하더라도 지원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므로 결국은 국가의 시혜를 생색 내려는 의도일 것이다. 포퓰리스트적 발상이다.

248-249p

변명의 여지가 없을 올바른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맞는 이야기를 해도 인간적인 면에서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를 하겠지요.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세기의 회사들, 또는 기적의 회사들로부터 우리가 교훈을 얻기는 힘들다는것이다. 이러한 회사에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 단 한명이 독창적 아이디어를 내고, 불과 몇 년 안에 최고의 기업이 된다. 하지만 이런 회사가 우리의 롤모델은 아니다.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쉽게 결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일반적인 사업가들이라면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들은 소소하지만 많은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끈기와 장기적 목표를 갖추고 노력한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천재가 아니고, 우리 팀에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한 분야에 초점을 두고 이 사업을 세계화시켰다. 이런 것은 해볼 만하지 않을까?”

280 - 281p. 헤르만 지몬

아, 멋진 이야기입니다. 매번 구글에게 배운다, 아미존에서 배운다만 나오는게 상당히 불만이었습니다. 몇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전세계 1, 2위인 회사와 몇명있는 회사는 다른게 당연하죠. 정말 시원하게 이야기합니다.


더 이상 우리 앞에 세계화로 향하는 공동의 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권역화된 국가 그룹 간에 서로 다른 형태의 세계화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경제보다는 이데올로기를, 이데올로기보다는 개별적인 신뢰를 앞세운 국가 간 재편이 일어나면서 그룹별로 세계화가 계속 진전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역사로의 회귀'일 것이다.

310p

세계화의 반전은 탁월한 견해입니다. 미래학처럼 너무 멀리 가는 미래예측이 아닙니다. 현재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진 상황에서 몇걸음 앞으로 나가 살펴본 세상입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이끌어주는 방식이 참 좋습니다.


나라의 위기는 가난한 나라들에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성공한 나라들도 걱정해야 한다. 상대적인 번영을 누리는 국가들에서도 국가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분열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소위 '엔트로피' 현상이 나타난다. '엔트로피'란 무질서와 혼란으로 넘어가려는 상태를 나타내는 자연과학 용어다. 이런 엔트로피 현상의 원인은 출산율 하락과 외국 이민자 증가, 애국심 고갈, 늘어나는 나랏빛, 근로의지의 쇠퇴 등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빚은 무섭다. 달콤한 독약이다.

341p

빚이 늘어나고 헛된 돈을 쓰면 이렇게 걱정을 되는게 맞죠. 그게 아닌 사람들이 있어 문제입니다.


이 책의 저자 장시정 선생은 여기저기 강연도 많이 다니시는 분같습니다. 내용은 똑바르고 맞는 소리만 해도 막상 저런 내용을 강연에서 들으면 힘겨울 것같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니 80여 편의 명강연을 들은 것같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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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한자 - 인생의 지혜가 담긴
안재윤.김고운 지음 / 하늘아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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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혜가 담긴 아침 한자 

안재윤, 김고운 (지은이)   

하늘아래   2023-03-25


정말 좋은 내용이 가득합니다. 이런 분야가 있군요. 한자를 많이 공부하고 아는 것이 넘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알리려고 책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너무 즐겁게 읽었습니다만 무언가 작은 틈새시장입니다. 독자가 일단 한자에 관심이 있어야겠습니다. 


모두 50가지 이야기로 한자를 소개하고 깊이있는 설명을 한 다음에 옛날 서적에 있는 명언을 소개합니다. 구성이 물흘러가듯이 깔끔합니다. 


근심 환患은 꼬챙이로 마음 心을 파고 들어 아프게 하여 근심이랍니다. 게다가 중심이 둘이면 串 혼란스러워지고 우환이 생깁니다. 


집착을 말할 때 쓰는 집執은 녑幸, 양손에 수갑을 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자가 상형문자라더니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爲者敗之,執者失之. 

위자패지, 집자실지

하려는 자는 패하고, 붙잡으려는 자는 잃는다.

- 노자, 29p. 


이런 식으로 한자 설명과 함께 멋진 예문도 하나씩 소개합니다. 흔히 듣는 사자성어와 달리 처음 읽어보는 문장이 대부분이라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인용문장 중에 논어가 많은데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글로 읽어서 한자로 나오니 모르겠네요. 역시 한자와 함께 읽어야하나봅니다. 글의 느낌이 다릅니다.) 


厭싫어할 염은 개가 배가 부른 나머지 고깃덩이를 짓뭉개며 가지고 노는 모습을 나타낸 한자다. 여기에 土토를 더한 것이 壓압이다. 壓압은 위험해 보이는 바위 밑이나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는 흙더미 밑을 꾸역꾸역 가다가 깔려 압사하는 걸 말한다. 

53p. 

설명을 들으니 한자가 딱 이해가 되지요! 마법천자문도 이렇게 시원한 설명은 없었던 것같습니다. 


量양은 농부가 논밭에 파종하기에 앞서 땅 넓이에 근거하여 뿌릴 씨앗의 분량을 정확히 헤아리는 모습을 나타낸 한자다. 자루東를 등에 짊어지고 논밭으로 나르는 모습이다. 무얼 나르는 걸까? 농작물 씨앗이다. 東동은 바로 농작물 씨앗을 담은 자루다. 윗부분(田)은 파종할 씨앗 수량을 재는 데 쓰는 그릇이다.

70p. 

한글자에 큰 그림이 그려집니다. 한자가 아무렇게나 나온 것이 아니네요. 한글자 힌글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어쩌면 저자 안재윤, 김고은 선생이 잘 꾸며서 그럴싸하게 들리는 걸까요. 


枕침 = 木목+尤임

木목은 나무다. 베개(목침)를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다. 尤임은 '머무를 유'로 알고 있지만 '게으를 임'이다. 여기서는 발음 요소로 쓰였다. 尤임이 쓰인 한자는 거의 ‘침’이란 음을 갖는다.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枕베개 침, 沈가라앉을 침이고, 忱정성 침, 鈂쇠공이 침 등도 그렇다.

205p. 

아니. 임이 '머무를 유'인지조차 몰랐습니다. 이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자교과서입니다. 


어려운 한자를 책으로 읽으니 좋습니다. 이런 내용을  선생님 옆에서 배우면 하나도 대답못하고 삐질삐질 땀만 날 내용입니다. 


서문에 책을 쓰게 된 이유가 멋있으면서 엄숙합니다.


옛 글을 탐함은 은자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

내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꼭 맞는 해답을 옛 글은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할 말만 한다. 증상을 묻고 거기에 꼭 맞는 약을 처방해주지 않고, 여기저기에 좋은 보약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 글을 탐함은 구름 깊은 산 속에서 약을 캐는 것과같다.

무엇이 약이고 무엇이 독인지 알지 못하고 함부로 캐 먹으면 예상치 않은 불행을 겪을 수도 있다. 무엇이 약인지 알았더라도 어디에 가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노력이 제 값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았더라도 때를 살펴 가지 않으면 좋은 상태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 아예 찾지 못할수도 있다. 

6p. 



옛 글을 탐함은 은자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

내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꼭 맞는 해답을 옛 글은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할 말만 한다. 증상을 묻고 거기에 꼭 맞는 약을 처방해주지 않고, 여기저기에 좋은 보약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옛 글을 탐함은 구름 깊은 산 속에서 약을 캐는 것과같다.

무엇이 약이고 무엇이 독인지 알지 못하고 함부로 캐 먹으면 예상치 않은 불행을 겪을 수도 있다. 무엇이 약인지 알았더라도 어디에 가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노력이 제 값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았더라도 때를 살펴 가지 않으면 좋은 상태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고 아예 찾지 못할수도 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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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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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다시 읽어보는 조선왕조실록입니다. 9명 임금의 리더십이라길래 도대체 선조는 어떤 리더십이 있는걸까 궁금했습니다. 제일 궁금한 사람입니다. 연도 순서대로 임금들의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어떤 리더십이 있는지 알려줍니다.

태조는 나라를 세웠으니 그것으로 리더십이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스로 평가하기를 ˝장자를 버리고 어린 아이를 세자로 삼았으니, 사랑에 빠져 의리에 밝지 못한 허물˝이라고 반성합니다. 게다가 아들과 반목하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리더답지 않은 모습이 나옵니다.

태종은 리더십이 있는 임금이 맞습니다.

태종이 즉위할 때 아버지 이성계는 ˝강명한 임금이니 권세가 반드시 아래로 옮겨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신하들이 권력을 갖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책임감이 떨어지는 리더는 자신이 욕먹는 일에 앞장서지 않는다. 누군가 해야 하지만 그냥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그에게는 성과라는 결과물도 없다. 목표가 분명한 리더는 자신이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성과라는 보상이 더 가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그과정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으나, 당시 태종은 그런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75p.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 참 많이도 죽입니다.

세종대왕 즉위 초기 4년간에 아버지 상왕에게 물어보겠다는 표현이 40여 차례나 있다고 합니다. 성군도 아버지가 살아계시면 이런 고충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종의 수많은 치적들과 함께 ˝소통과 위임˝의 리더십을 말합니다.

소통과 위임의 리더십을 말하고 싶다. 세종 국정 운영의 시작은 회의로부터 시작했다. “먼저 그대들의 의견부터 듣겠다.”라며 신하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한 토론을 통해 정책을 결정했다. ‘소수 의견의 대명사‘라 불리는 허조는 모두가 찬성하는 가운데서도 반대하기로 유명했다. ˝허조가 홀로 반대했다.˝라는 기록이 실록에 많이 나타난다. 참을성이 부족한 군주였다면 매번 딴지를 거는 허조를 좌천시켰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종은 그의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중용했다.
그리고 정책이 정해지면 그 일을 맡은 신하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고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했다. 정책이 정해지기까지는 신중하지만, 실행 단계에서는 주저 없이 믿고 맡기는 소통 위임형 리더로서의 세종이었다.
118-119p.

성종은 월 25일 이상 경연을 열어 공부를 했습니다. 오전수업, 주간수업, 저녁수업에 이어 야대(야간학습인가)를 할 것이냐고 물으니 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공부를 좋아하는건가요.
장인인 한명회를 내쫓는 것이 시작입니다. 경국대전을 완성하고, 삼강행실도, 국조오례의, 동문선, 동국여지승람, 동국통감, 금양잡록, 악학궤범... 전부 성종 시기에 만들어집니다.

성종은 견제와 균형의 리더십을 통해 국정을 이끈 현명한 군주였다. 세조 때부터 권력을 쥔 훈구 대신들의 월권을 젊은 사람들을 등용해 견제하고, 대들의 지나침을 대신들로 하여금 저지할 수 있도록 노련한 처신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그리하여 왕과 대신, 삼사의 삼권분립이 자리 잡아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또한 성종은 신하들의 직언이 비록 지나쳐도 이를 수용했던 관대한 리더였다.
192p.

선조가 정말 궁금했습니다. 침략을 7년간 당하면서 중국으로 도망갈 생각을 한 인간이 무슨 리더십이 있겠냐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순신의 전쟁 직전 파격적인 등용과 허준에게 참고서적 500권을 주면서 의서를 편찬하라고 한 공이 있습니다.

[선조가 허준에게 지시한 편찬 지침]
1. 병에 걸리지 않도록 수양이 우선이다. 약물 치료는 차선으로 하라.
2.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통틀어 핵심 처방만을 선별하라.
3. 국산약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향약을 장려하라.
208p.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 임진왜란은 왜 그렇게 대처했을까요. 거참.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임진년을 기점으로 선조가 뒤바뀐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음모론일까요)

기축옥사 당시 권력의 정점에 있던 정철은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며 주변을 벌벌 떨게 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옥사 직후 선조의 태도가 급변했기 때문이다. 선조는 정철을 향해 ˝호랑이와 독수리의 절개를 가졌다.˝고 칭송했지만, 옥사 직후 정철 때문에 무고한 인재들이 죽었다며 ‘독하고 간사한 정철이라고 비난했다
223p.
마음껏 죽이라고 시켜놓고 너무 죽이니 마음이 변했습니다.

광해군은 참 안타깝습니다. 태자 시절에 그렇게 뛰어난 인물이 즉위하고 변합니다. 인조반정에 따르는 사람이 내시 몇명 뿐입니다. 쫓겨난 임금이 어떤 리더십이 있을까요.

“고상한 말과 큰 소리만으로 하늘을 덮을 듯한 흉악한 적의 칼날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 적들이 말을 타고 들어와 마구 짓밟는 날에 이들을 담론으로써 막아낼 수 있겠는가. 붓으로 무찌를 수 있겠는가.”
- 『광해군일기』 166권, 광해 13년 6월 1일
광해군의 의중은 명분이 아니라 조선을 위한 실리였다. 우방인 명나라는 달래고 후금은 자극하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전략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으려 한 약소국 군주의 노력이었다.
256p.
조선 임금 중 제일 가는 균형감각이 있습니다.

저자 김윤태 선생은 서문에서 외세의 침략이 끊이지 않는 조선이 518년이나 유지된 것에 착안합니다. (그러고 보니 말도 안되는 세월입니다. 수많은 전쟁을 버티고 견뎌내는 조선입니다) 그 세월에서 배울민한 리더십들을 찾아냅니다. 3년의 수고와 노력끝에 이렇게 책이 나오고 즐겁게 읽을 수 있어 헹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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