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명카피 핸드북 - LONG LIVE THE LAZY 게으른 자여, 영원하라
김은수 지음, 김민경.라이언 박 감수 / 길벗이지톡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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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어 명카피 핸드북
LONG LIVE THE LAZY 게으른 자여, 영원하라
김은수, 김민경, 라이언 박 길벗이지톡 2025-12-25

이 책에는 영어 문장이 200편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그저 영어공부가 되겠네, 단어실력이 늘어나려나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한줄뱎에 안되는 짧은 카피들로 단어 실력이 늘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가장 짧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문장을 갈아넣어야 했을지 이해됩니다.

지난 시절의 좋았던 광고의 문장입니다. (2025년 광고도 있습니다) 무려 200편의 광고 문구입니다. 해석, 원문, 사연 설명으로 1페이지씩 쉽게 넘어갑니다. 판형도 문고판느낌(그런데 하드커버!)으로 가볍고 내용도 부담없습니다.
문장이 좋고 이렇게 해석하는구나 알게 됩니다.

‘나는 소중하니까‘가 로레알의 Because I‘m worth it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아. 이렇게 해석되는구나 읽다가 가끔은 한글을 보고 이걸 영어로 하려면 어떻게 하지 생각하니 번역, 영작 능력이 키워집니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역번역의 과정이 진행됩니다. 한글 문장을 먼저 보고 나라면 이걸 영어로 어떻게 옮길까 고민합니다. 그순간 뇌는 독서 모드에서 창작 모드로 전환됩니다. be worth it이라는 짧은 표현 안에 담긴 자존감을 파악합니다.

별거 아닌 문장 설명이구나, 그러기에 내용이 좀 적은 것같다고 생각했는데 앞부분에 큐알코드가 보입니다. 영어 문장을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는 mp3가 있겠지 하고 카메라로 찍고 들어갔습니다. 지면광고는 포스터, 영상광고는 바로 유튜브로 연결됩니다. 몽블랑의 만년필 광고를 보다가.. 계속 이어지는 영상에 길을 잃었습니다.
한편 한편에 하냐의 스토리입니다. 종이책 독서를 하다 유튜브 영상에 빠지게 되고, 포스터 한장에 숨은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책 한권이 아닙니다. 200편의 스토리입니다.
책은 흑과 백입니다. 그러나 광고 포스터 한편을 보고나면 흑백에서 칼라로 전환되고, 영상 한편 보고 나면 생각이 늘어납니다. 즐거운 독서가 됩니다.

이 책은 영어 명카피의 가치로 한번 읽어보고,
실전 마케팅의 현장감으로 두번 읽고,
화면과 영상의 전개로 세번 읽을 만한
재미있는 구성입니다.

* 큐알코드로 들어간 페이지에서 절대 뒤로가기를 하면 안됩니다. 이걸 몰라 계속 뒤로 가면 메뉴밖으로 나가게 되니 매번 사진찍어 다시 위치 찾아갑니다.
그냥 순서대로 다음 광고를 보든가, ‘목록‘을 눌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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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예보 - 정신건강 위기의 시대, 아홉 명 전문의가 전하는 마음 사용법
윤홍균 외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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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마음 예보
정신건강 위기의 시대, 아홉 명 전문의가 전하는 마음 사용법
윤홍균, 박진성, 하주원, 이두형, 박종석, 지민아, 배승민, 차승민, 장광호 / 흐름출판 2026-01

9명의 전문가가 힘을 합쳐 책 한권을 만들었습니다. 혼자 다 하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독자도 얼마 안되니 아홉이 힘을 냈겠지, 별거 있겠어 하고 읽고 있었는데요. 불과 십여 페이지만에 깜짝 놀랩니다. 모두 책을 여려권 내 본 사람들입니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이 마주한 정신건강의 위기‘를 자기 자리에서 분석한 책입니다. 모두 9권으로 내도 될만한 내용을 압축해놨습니다.

모두 3부 구성으로 마음의 부족, 너와 나, 연결로 이어집니다.
1부는 ‘마음에 구멍이 뚫린 사람들‘로 감정적 허기, ADHD, 중독입니다. 얼핏 상관없는 것같으면서도 바로 옆에 있는 듯한 증상이죠.

1장 감정적으로 허기진 사람들 (윤홍균)
남들이 당신의 가치를 알아봐주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세요. 당신만이라도 스스로를 사랑하면 됩니다.
17p, 정서적 허기의 시대
참으로 많이 보던 SNS의 구절이죠. 토닥토닥 간지르는 말에 얼마나 혹한걸까요. 자존감이 문제입니다.
고대의 외로움은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였습니다. 사람과, 먹이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문명이 발전되었습니다. 거기에 펜데믹 후에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연결되었지만 자존감 부족, 자기계발, 정서적 허기를 만나게 됩니다.
자존감이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힘들었군요) 자기 스스로 능력과 가치가 있다는 자기 효능감,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 조절감, 안전하다, 건강하다는 자기 안전감, 3가지 축이 있다고 합니다.

감정적 허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3가지를 제안합니다.
1. 먼저 인정한다 ; 자신의 마음을 읽고 부족한 것을 채운다.
2. 자신과의 연결을 시작한다 ; 갑자기 외부로 나가 타인과의 연결은 불가능합니다. 나는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되돌아봅니다. 독서도 좋습니다. (다행이네요)
3. 다양한 관점의 장착 ; 시간과 공간을 두고 입체적인 시야로 살펴본다.
50-53p, 아직도 아프다, 하지만 희망이 있다.

2장 ADHD 권하는 사회 (박진성)
가짜 ADHD가 있습니다! 집중력 저하, 잦은 실수, 충동적인 행동을 성인에도 하고 있으면 ADHD라는 병명으로 결론짓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저만 해도 ADHD라고 진단받고 쉬고 싶습니다)

삶을 덜 흐릿하게, 삶의 해상도를 높여보라고 충고합니다.
1. 그 자리에서 벗어나라. 지금 당장 ; 안되는 곳에 계속 있으면 안된다.
2. 일단 적어라.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 이것 참 좋은 방법이죠. 머리속에 맴돌던 생각을 어디에다 적기만 하면 정말 개운해집니다.
3. 아날로그 시대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라 ; 멍 때리거나 한번에 하나씩 해결해본다.
4. 나만의 속도를 찾아라 ; (정말 맞는 말입니다) 누가 텐베거 수익을 냈다고 들으면 한동안 흔들리죠. 그것이 정답인양 휘둥거립니다. 나만의 성장 속도를 알아야 합니다.
5. 치료는 시간이 관건이다 ; 치료에는 시간이 드는데 하루 아침에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83-90p,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3장. 우리가 빠진 것은 투자일까, 도박일까 (하주원)
중독 여부를 판별하는 3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1. 도박에 투입하는 돈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가. ; 조절을 못하면 중독
2. 도박이든 게임이든 그것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가. ; 거짓말을 하면 중독
3.빚을 내지 않고 내가 가진 돈 안에서 하는가. ; 빚을 내서 생활에 지장이 있으면 도박.
109-110p, 중독과 투자를 가르는 세 가지 질문
쉽지 않습니다. 아파도 아침 주식장을 봐야하고, (사실 안보면 더 좋아지는데) 누가 돈벌었냐고 물으면 추세만큼은 벌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런 이미 중독인걸요. 하지만 빚은 안내고 있습니다. 다행이지요. 3개중 2개면 이미 아웃일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더 즐거운 일을 찾아야 합니다. 도박만큼 즐거운 것이 어디 있을까요. 요리, 일기, 악기, 외국어, 운동, 영화, 여행... 다양하게 있습니다.

‘2부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입니다. 타인, 결혼, 육아 3가지 입니다.
4. 다른 이의 빛나는 삶을 좇는 우리들에게 (이두형) ; 생존을 위해 살아왔지만 인생의 기준이 타인이 되면 고통이 시작합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하는 가치에 매몰되면 정작 나의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독립하여 나만의 고유한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5. 대한민국 결혼 보고서 (박종석) ; 결혼한지 오래 되어 잘 와닿지는 않지만 부부관계가 쉽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네요.
6. 완벽한 엄마는 없다 (지민아) ;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하나요.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이 중요합니다.

‘3부 연결, 그리고 함께하기‘는 조금 무겁습니다. 방관, 폭력, 자살을 이야기합니다.
7. 방관과 무관심의 파장 (배승민)
인간관계가 멀어지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오히려 디지털 폭력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회복을 위해서 관계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협력해야 합니다.

8. 분노, 범죄가 되다 (차승민)
짜증, 분노, 도파민 폭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있습니다. 답답한 인터넷 댓글도 그런거죠. 왜 그런 글을 올리나 궁금했는데 나름의 표출 이유가 있습니다. 해결책은 작은 만족, 좋은 도파민을 찾아야 합니다.

9. 아이언맨은 없다 (장광호)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답니다.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갑니다. 그런데 수용하는 폐쇄병동은 줄고 있습니다. 감염관리를 이유로 병상 간 간격을 넓히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이 시행되었습니다. 참 답답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9인 9색의 전문성이 빚어낸 종합적인 진단이 펼쳐집니다. 한 사람의 주관적인 견해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거기에 문제점의 원인으로 ‘네 잘못이야‘하고 다그치지 않습니다. 대신, 무한 경쟁, SNS를 통한 과시적 소비 문화, 성과 중심주의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내가 이 모양이 된 것이 내 탓이 아니고 웬지 사회의 ‘폭풍우‘에 휩쓸려 이렇게 된 것같게 느껴집니다.

질병이란 것이 희한합니다. 증상을 들으면 웬지 나의 것인양 생각이 됩니다. 어려운 상황에 조금이라도 비슷한 증상이 있다면 조금씩 바꿔가야겠습니다. 세상과 연결해야합니다. (댓글이라도 달아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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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전 시집 -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탄생 100주년 · 서거 70주년 기념 시집
박인환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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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전 시집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탄생100주년/서거70주년 기념시집
박인환 저, 스타북스 2026.01.05.

고리키의 달밤을 가만히 읽으니 이건 소설에 대한 서평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렇게 시로 감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소낙비가 음향처럼 흘러간 다음
지금은 조용한
고리키의 달밤
오막살이를 뛰어나온
파펠들의 해머는
눈을 가로막은 안개를 부순다.
24p,
전혀 읽을 생각이 없던 막심 고리키의 소설을 챶게 됩니다. 참 멋집니다. 선생은 소설책을 원서로 읽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고리키, 어머니는 1920년대 중반 김기진 선생이 번역했습니다. 옛날에도 책은 있었습니다.

그러한 잠시
그 들창에서 울던 숙녀는
오늘의 사람이 아니다.
49p, 침울한 바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 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58p, 목마와 숙녀

저는 ‘잠시 내가 알던 소녀‘라는 구절을 좋아합니다. 선생이 어딘가에서 스쳐 지나가던 인연이려니 생각했는데 뒤편 수필에 소녀의 사연이 나옵니다.

골목길을 지나 막 다음 골목으로 빠지려고 할 때 한 소녀가 울고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물어볼 필요도 없었지만 술의 힘을 빌려 왜 우는가를 물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날 밤의 죽음 나는 술이 활짝 깼다. 집이라고는 말뿐 판잣집 속희미한 등불 아래에서 그의 어머니도 역시 흐느껴 울고 있다.
200p, 크리스마스와 여자
이런 슬픈 사연이었나요. 아아. 그 소녀가 장성하여 남은 사연도 밝혀지면 좋겠습니다.

1장 사회 참여의 적극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시
시인의 시선으로 본 세계입니다. 말레이시아, 러시아, 인도네시아, 불란서, 투르키스탄, 중국... 경박하다는 비평이 우스워집니다. 비평갸들은 자신이 비난하면 그렇게 될거라 믿는걸까요.

2장 6.25를 겪은 가족과 사회를 보여주는 시
제가 좋아하는 시들은 2장에 다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쟁을 겪은 세대라 시 곳곳에 파괴된 모습과 사람들의 슬픔이 배어나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라는 상징을 통해 모두의 상실감을 표현하고,
명동의 선술집에서 탄생했다는 세월이 가면은 소리내어 읊어보면 덧없는 시간 속에서 치유받는 기분이 듭니다.

3장 미국 여행의 체험을 통한 외국에 대한 시
기자라서 그랬는지 미국 여행을 합니다. 정치인들은 관광지가서 돈만 쓰는데 시인은 아름다운 시가 나옵니다.

단조로운 글렌 밀러의 랩소디가 들린다.
많은 사람이 울어야 하는 아메리카의 하늘에 흰 구름
입 맞추는 신사와 창부
그 향기를 품에 안고 조용한 바다 위로 흐른다.

4장 6.25를 겪으면서 변모해 가는 모습의 시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시인이 변모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같습니다. 종군 기자로 활동하며 목격한 죽음의 현장을 묘사합니다. 죽음과 허무, 불신이 현실에 있습니다. 전쟁전 모더니즘의 신사가 보는 사물과 달라지는 사물입니다.

5장 자연을 노래한 서정시와 추가 발굴한 시
도시에서만 노래했을 것같은 시인의 또다른 모습입니다. 강원도 인제의 풍경이나 서정시들은 감수성이 넘쳐 흐릅니다.

6장 영화를 좋아한 시인의 영화 평론과 수필
몇편 안되지만 한편한편이 주옥같은 글입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인물과 작품세계‘를 보니 ‘목마와 숙녀‘의 탄생 비화를 읽는 듯합니다. 그의 산문은 앞부분의 시적 언어들과 이어지는 연장선에 있습니다.

마지막 뒷부분 평론 3편이 좋습니다. 김수영이 박인환 선생에게 안좋은 말을 했었군요. 참 비겁합니다. 죽기 전에는 한마디도 못하고 후에 하면 무슨 소용있나요. 거기에 그저 비난하기 위한 말뿐입니다. 안타깝네요.

단순히 시집만 읽었을 적에는 멋진 이국의 신사였는데 (혹은 감상적인 허무주의자) 6.25를 겪으며 미국여행을 하면서 마지막 수필까지 읽으니 전쟁의 폐허 속에서 지식인이 겪어야 했던 실존적 고뇌를 말하는 시대의 ‘증언자‘였습니다.
거기에 편집이 좋습니다. 그저 시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가 사랑했던 영화, 외국 문학에 대한 평론, 그리고 수필까지 수록하여 독자가 시인의 내면세계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구성입니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수필을 읽고 다시 「목마와 숙녀」를 감상하면 시어가 품고 있는 상징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미국 여행의 체험을 담은 시편들과 비평을 교차해 읽으면 센티멘탈 저니의 의미가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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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에리오와 전기 인형 02 에리오와 전기 인형 2
시마자키 무지루시 지음, 쿠로이모리 그림, 정백송 옮김 / 소미미디어/DCW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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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안되는 전개라고 했는데 은근 내용이 있습니다. 악당을 도와주는 줄 알았는데 마을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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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하버드에 오다 - 1세기 랍비의 지혜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비 콕스 지음, 오강남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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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하버드에 오다
하비 콕스, 오강남(옮긴이) 문예출판사 2026-01

모두 26장에 4부 구성입니다. 방대한 저작입니다. 저자 하비 콕스 선생이 40년간 강의한 내용입니다. 40년 세월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이걸 가만히 앉아 숙제도 없이 (중간중간 학생들에게 자주 숙제를 내줍니다. 그것도 주말 직전에!) 2시간만에 읽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책을 읽고 하비 콕스 교수(랍비?)의 다른 저서를 찾아볼까 했는데
이 책이 나온 것이 2004년이었습니다. 그때도 오강남 선생 번역, 문예출판사 출판입니다. 26년만에 다시 새판으로 나왔습니다. 저도 22년전에 이 책을 접했더라면 지금 인생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뭐. 이렇게 즐겁게 읽고 다음 22년 후에 개정신판을 읽으면 되겠지요.

처음 읽었을 때는 감동입니다. 예수님이 랍비라니, 동방박사의 의미가 있었구나, 로욜라의 영성수련이 이런거였구나, 사탄의 시련이 가볍게 볼 것이 아니네, 산상수훈은 웬지 눈물이 나네... 그렇게 재미있게 모르던 지식을 얻게 됩니다.

재미있다 생각하고 다시 읽어보는데, (재미있으면 조금 묵혔다가 다시 읽습니다) 한번 들어왔던 지식인데 어렵습니다.
랍비이긴 하지만 정말 랍비라고 할 수 있나. 기존의 랍비들을 전부 내버리는 듯한데?
동방박사의 방문으로 아기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는데 그것이 우주적인 의미가 있는걸까?
영성수련은 왜 남의 죄를 생각하고 참회해야 하는가,
마태복음에는 ‘마음이 가난한 자‘인데 누가복음은 그저 ‘가난한 사람‘이네. 무엇이 정답인가.
이렇게 계속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너는 계속 고민해보렴, 나는 재료를 던져줄께, 하지만 이것들은 나도 오랜 기간 생각했던 것들이야‘ 하는 듯합니다.

1. 그는 그때, 우리는 지금
한 학생에 질문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가 왜 십자가에 못박히거나 총살, 교수형을 당하는 거죠?‘
예수, 간디, 킹, 본회퍼의 일이지만 결국 모든 인간은 어떻게든 죽습니다. 2000년이 지난 지금 예수님은 목수, 예언자, 거룩한 애인, 치유자, 신비주의자, 록가수, 광대, 마리아의 남편, 희생자... 모든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전하는 예수와 인간의 상상력을 연결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2. 랍비 예수의 등장
예수는 유대 사회의 스승이었던 ‘랍비‘였습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고 유대교의 전통과 율법을 가르쳤던 랍비였습니다. 랍비들은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이야기합니다. 예수가 보여준 행동들은 혁명적이지만 올바른 랍비의 모습이었습니다.

3. 이야기로 가득한 세상 ; 예수님이 왜 이야기로 말했을까요. 당시 사람들이 무식해서? 인간의 삶이 하루만 지나도 이야기로 바뀝니다.

4. ‘낳고’의 발라드 : 마태와 누가의 족보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통찰입니다) 아브라함의... 하는 지루한 이야기는 아무도 읽지 않지요. 하지만 이 발라드는 ‘이전 역사와 연결시키고, 신선한 것을 대표한다는 것‘의 서곡입니다.

5. 적절한 여인을 고르다: 평범한 여인이 아닙니다. 식민지에 살면서 희생을 당하며 대항하며 몸부림치는 임신부입니다. (조금 무섭네요)

6. 에덴에서 추방: ‘동정녀 탄생‘이 ‘하나님의 아버지되심‘이로군요. 그렇게 생각안해봤는데 결국 동전의 앞뒤였습니다. ‘하나님도 몸을 필요로 하시고 원하셨다‘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7 구루들과 의심스러운 자들: magoi라는 방문자들은 현자, 점성가, 구루 등 다양하게 이해됩니다. 이들의 움직임으로 두살 이하 아이들이 모조리 죽게 된다는 미래를 알았을까요. 아름다운 동방박사의 축복 뒤에 걱정해야 할 것이 가득합니다.

8. 시므온 효과: 시므온은 아기 예수를 안자마자 ‘내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다고‘ 주장합니다. 이건 부처님 탄생후에 전륜성왕을 미리 본 아시타 선인의 이야기아닙니까. 역사는 반복되는군요.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 가운데 많은 사람을 넘어지게도 하고 일어서게도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으며, 비방을 받는 표징이 되게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칼이 당신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들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 누가복음 2:25-35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장면은 저절로 떠오르지 않나요. 비장합니다.

9. 마귀를 물리쳐라: 예수님과 마귀의 만남은 실제였는지, 정신의 몸부림인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세 가지 시험은 후대에 로욜라의 영성 수련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들은 계속 되는 시험에 빠져듭니다. 악마는 떠났지만 떠난 것이 아닙니다.

시험 혹은 유혹이란 한 번 떠나면 다시 오지 않는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의 결말을 좌지우지하려는 마음, 모든 영광을 독차지하겠다는 열망,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이 모든 것은 일생을 두고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하는 충동이다. 시험 혹은 유혹은 언제나 우리가 함께 살아갈 방법을 배워야 할 무엇이다.
169p, 마귀를 물리쳐라.

정말 사소한 것들도 시험, 유혹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경지까지는 계속 되는 것이 아닐까요.

10. 캠페인이 시작되다: 성령의 능력을 발휘하려는데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동네 밖으로 내쫓깁니다. 벼랑으로 떨어뜨리려는데 ‘예수께서는 그들의 한 가운데를 지나서 떠나가‘십니다. 성난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나 봅니다.

여기까지가 불과 1/3입니다. 2, 3장이 더 있습니다.

예수님을 틀에 박힌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고대의 전통을 되살린 랍비로 보았습니다. (어쩌면 유대인의 음모일까요) 유대인의 지혜와 예언자의 비판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행동은 지금도 시원해보이는데 당시에는 얼마나 와닿았을까요.

저자 하비 콕스는 고대의 텍스트를 현재 학생들의 고민과 이슈와 연결하여 비교합니다. 2000년전, 20년전의 언어가 지금 현재 살아납니다. 더하여 옮긴이 오강남 교수의 수준높은 번역과 해설로 더욱 값진 책이 되었습니다.

* 옮긴이의 말들을 뒤쪽으로 넣은 것이 좋아보입니다. 요즘 책들은 왜들 추천사를 앞쪽에 실어 잘난척을 하는지 조금 거슬립니다. 겸손하게 초판, 개정판의 소회를 뒤에 붙여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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