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을 향한 경주 - 남극으로 떠난 네 명의 위대한 탐험가 생각하는 돌 26
리베카 E. F. 버론 지음, 김충선 옮김 / 돌베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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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을 향한 경주
Race to the Bottom of the Earth: Surviving Antarctica
남극으로 떠난 네 명의 위대한 탐험가
리베카 E. F. 버론 (지은이), 김충선 (옮긴이) 돌베개 2022-09-23

1903년 스콧은 남극탐험을 실패하고 돌아섭니다. 극점까지 8도를 남긴 82도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돌아나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재탐험을 시도합니다. 2년간 휘발유로 작동하는 동력썰매를 준비하고, 괴혈병에 대비하고 스키 50벌을 주문했으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어두운 고글도 준비합니다. 3년 간의 여정을 함께 할 대원을 8천명의 지원자에서 65명을 선발합니다. 1910년 6월 영국 카디프에서 대원 모두 유언장을 쓰고 살아돌아오지 못할 각오를 하고 테라노바호에 승선을 합니다.

우왓. 여기까지가 9페이지입니다. 다큐영화를 보는 듯한 호흡에 숨도 못쉬고 단숨에 읽은 듯합니다.

반면 이문센은 처음에 북극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프람호와 19명의 선원도 준비된 상태에서 1909년 프레더릭 쿡과 로버트 피오리가 북극점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대원들을 한 명씩 설득하여 전원 남극으로 가겠다는 다짐을 받고 1910년 9월 9일 출발합니다.

이제 현대로 돌아와 2016년 헨리 워슬리는 남극대륙을 무지원, 무조력, 단독 횡단으로 가던 중 목표점 180km를 남겨놓고 실패를 합니다. 헨리의 멘티이자 친구인 루 러드는 엄청난 훈련을 강행하면서 체력을 키웁니다.

먹을거리는 무겁다. 무거운 걸 스스로 끌어야 할 때, 우리 몸은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러려면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하고, 그 음식을 조리하는 데 필요한 연료도 이에 비례해서 는다. 그건 짊어져야 할 무게가 다시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쳇바퀴 돌듯 이어진다. 한 사람이 썰매에 실어 끌 수 있는 식량과 연료의 양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지, 그것이 인간으로서 가능한 일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한계에 도전하는 거지요.”라고 루가 말했다.
39p. 2 경주: 오브레이디 ·러드 : 2007년-2018년

마지막 콜린 오브레이디는 태국에서 화상을 입고 8회의 수술을 받고 18개월간 재활훈련을 한 후에 철인 3종경기에 나갑니다. 보란듯이 우승을 합니다.
(이거 탐험을 하는 모험가들은 강철멘탈을 가졌나요)
그후 6년 동안 미국 대표팀에서 선수로 뛰고 세계 7대륙 최고봉, 남극, 북극 전부 돌아 대단한 기록을 남깁니다.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콜린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심장박동수가 최고조에 이를 때까지 심장강화운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두 발을 얼음 통에 담그고 무릎 위에는 20kg 중량을 올린 상태에서 월싯wall sit을 했다˝. 너무 힘이 들어 몸이 떨리고 정신이 흐릿해졌지만 콜린은 지친 뇌가 내리는 지시를 따라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무릎 위 작은 레고 조각들을 이리저리 끼워 넣으려 애를 쓰며 조립해 나갔다. 피곤한 정신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정신력은 항상 육체적 힘보다 강력해야 한다. 콜린은 주어진 불편한 상황을 정신력을 발휘해서 극복하는 습관을 쌓아 나갔다.
49p.

이런 4명의 사나이의 남극탐험 이야기입니다. 구성은 아문센-스콧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바로 오브레이디-러드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논픽션이 이렇게 눈에 보이는 영상같은 편집으로 몰아치는데 뭔가 남극의 혹독함이 휘몰아치는 듯한 기분도 느껴집니다. 따뜻한 방안에서 조랑말이 얼어죽고 개들이 죽어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책을 읽던 중에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고 안심하게 됩니다.

˝목표를 달성했고 여행은 끝났다. 하지만 (내가 큰 성공을 이룬 것처럼 들리겠지만) 내 인생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니, 이렇게 말하는 건 정확한 표현이 아니고, 다소 몰염치한 태도다. 지금 이 순간의 나만큼, 평생 갈구했던 목표와 정반대에 위치해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인하는 편이 좋겠다. 어린 시절부터 내가 매료된 것은 북극 주변 지역이었지만 (음, 물론 북극점 그 자체를 포함해서) 나는 지금 여기 남극에 있다. 이보다 더 위아래가 뒤바뀐 인생을 상상할 수 있을까?˝
- 1912년 로얄 아문센

˝우리는 모두 쇠약하고 글을 쓰기도 힘겨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여행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면, 동료들이 보여 준 대담함, 인내심, 용기에 대해, 들려 드릴 우리 영국인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이야깃거리가 무척 많습니다.”
- 스콧 대령, 1911년 3월 24일 추정

그냥 남극을 가는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안타깝고 처절하며 숙연해집니다. 그 곳이 바로 bottom of the Earth, 세상의 끝이어서 그런 것같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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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 네오픽션 ON시리즈 4
곽재식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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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
곽재식 (지은이) 네오픽션 2022-10-21

˝사장님, 그렇게 멀리까지 우리가 꼭 가야 돼요? 이런 일은 우리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목적하고도 별로 안 맞잖아요.”
9p. 철통 행성

“그냥 왔다 갔다 하는 수고비 준다는 것 때문에 알지도 못하는 행성에 막 날아가본다는 것은 우리가 사업을 시작할 때 정한 목표랑은 너무 먼 느낌인데요.˝
27-28p. 파동 행성

˝그러면 그 실험이 진짜로 너무 위험해서 이 행성이 통째로 폭발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사장님, 이런 게 우리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세운 목표에 맞는 일입니까?˝
43p. 정지 행성

“억선녀 모임이라고요? 사장님, 그 사람들하고 거래해요? 이건 우리가 이 사업을 시작한 목표하고는 완전히 어긋나는 일 아니에요?˝
75p. 의미 행성

아니, 직원이 계속 이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짤라야하는게 아닐까요. (하지만 직책이 이사여서 안되나요) 너무 반복되길래 무언가 복선으로 잡아놓고 뒷부분에서 ˝딴짓하는 것이 우리의 사업목표이다.˝ 혹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바로 이 것을 위해서이다. 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냥 매회 투덜거리는 직원으로 끝나네요. 약간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12가지의 재미있는 행성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장소가 행성인거지 사실 제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1장 철통행성은 규제가 끔찍한 행성의 이야기, 2장 파동행성은 아름다운 이야기로 식물을 키우는 이야기, 3장 정지행성은 시간을 멈추는 이야기, 4장 양육행성은 로봇이 사람을 키우는 이야기, 5장 의미행성은 존재의 의미가 있느냐는 철학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런 식으로 두글자 제목을 정하고 하고 싶은 의미를 잡은 후에 재미있게 이야기를 얼기설기 만들어갑니다. 후기에 보니 매달 한편씩 연재를 했던 원고라고 합니다. 다달이 연재한 것치고는 1편부터 12편까지 뭔가 연결되는 느낌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뭔가 단어 두 글자만 던져주면 끝없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9장 기억행성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뇌에 간단한 기계장치를 심어 컴퓨터인지 AI의 도움을 받습니다. 부팅절차도 있습니다. 물레방아, 물김치, 뻥튀기가 머리속에 떠오르면 완료입니다. 이 얼마나 유머넘치는 부분인가요. 저자의 내공이 넘쳐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뇌에 컴퓨터를 설치하면 항상 뭐든 정확히 기억하고 아는 게 많은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요.˝
˝뇌 컴퓨터용 백과사전 구독권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한 달 사용료는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프리미엄판을 설치하시면 단순 기억 이외에도 감각 연동도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백과사전에서 데이지 꽃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을 머릿속에서 떠올리시면 데이지 꽃 냄새도 코로 느끼게 해드릴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151p.
이 분 구독경제 제대로 아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절묘하게 비아냥대다니요. 일단 말 언저리에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있지만 숨기고 의뭉스럽게 말합니다.

어쨌든 소설과 과학을 넘나드는 믿고보는 곽재식 작가의 재미있는 12편 행성 소설모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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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X 플럭스 - 끊임없는 변화를 헤쳐나가는 강력한 사고 전환
에이프럴 리니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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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X 플럭스
끊임없는 변화를 헤쳐나가는 강력한 사고 전환
에이프럴 리니 (지은이), 강주헌 (옮긴이) 나무생각 2022-10-24

끝도 없이 찾아오는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 책입니다.
플럭스라는 개념으로 제목을 잡았습니다.
flux는 명사로 지속적인 변화, 동사로 유체로 만들다, 유체가 되다라는 뜻입니다.

1 더 천천히 달려라 에서는
우리는 길을 잃었을 때 더 빨리 달린다
롤로 메이
로 시작합니다. 그런가요? 그런것같기도 합니다. 평상시 그다지 빨리 달리지 읺기 때문에 헷갈렸지만 모를수록 마음이 더 급해지는게 맞죠.
2010년,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의 47%를 현재 진행되지 않는 일을 생각하는 데 보낸다는 걸 알아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나와 이 필요없는 숫자는 더 커졌을거라고 합니다.
해결책으로 네덜란드의 닉센(빈둥거리기), 중국의 무위(행동의 결여)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중국불교가 기원전 700년전에 무위를 받아들였다는데, 70p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것이 기원 전후의 일입니다)

저자의 추천방법은 정적 연습, 침묵 연습, 인내 연습, 해서는 안될일 작성하기, 안식의 시간, 자연과 함께 하기, 기계안식일 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말아! 이군요.

2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에서는
주변시를 확대하라, 의도를 재평가하라 등으로 안보이는 부분까지 봐야하고 더 깊이 보라는 거네요. 아니, 하지말라, 멈춰라에서 급작스런 전개입니다.

3 길을 잃어라 에서는
루마니아에서 길을 잃었더니 할머니가 집에 데려가 밥도 주고 아들이 기차역까지 안내해줍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길을 잃을 필요가 있을까요?

플럭스 사고방식은 길을 잃어버린 상태를 포용할 뿐만 아니라 낯선 것을 능동적으로 추구하며 안전지대를 넘어가는 비밀 무기다. 뜻밖의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 길을 잃은 상태가 방향성을 상실하고 멍청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해석은 옛 각본이 다시 준동한 결과에 불과하다. 정확히 말하면, 길을 잃은 상태는 우리가 모르는 것, 어쩌면 영원히 모를 수 있는 것을 편안히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이 플럭스 파워는 다음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귀결된다. 길을 잃으면 편하게 느껴지는가, 짜증스러운가? 호기심이 당기는가, 불안해지는가? 안전한 길을 벗어날 수 있는가? 안전한 구역 너머까지 여행할 수 있는가?
138p
길을 잃었는데 무슨 감정을 분석하나...

4 신뢰로 시작하라 는 내용이 좋습니다.
괴테의 너 자신을 신뢰하는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을 것이다 라는 멋진 말이 나옵니다.
신뢰는 결국 자기신뢰에서 시작하죠.

‘사티야satya‘는 자신과 타인에게 진실한 단계다. 그 어근 ‘사트sat’는 “진수 혹은 진정한 본성˝으로 번역된다.
사티야에 따르면, 신뢰는 진실해야만 가능할 수 있다. 사티야를 수련하려면 진실에 전적으로 충실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진실해야 한다. 또한 말과 행동 및 의도에서 진실해야 한다. 진실하지 않으면 자신의 높은 자아와 단절된다. 마음이 혼란스러워지고,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사티야에 이르러야 우리는 내면의 지혜와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를 비롯해 외부 세계를 신뢰할 수 있다.
183p.

5 당신의 충분함을 알라 에서는
더하기 전에 빼라, 너그럽게 나누어주라, 행복과 만족을 구분하라, 슈퍼히어로 망토를 벗어라, 지금의 당신으로 충분하다 등의 가르침(?)를 내립니다.
중간 쯤 와서 종교적인 교리로 넘어가는 듯합니다.

6장에서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라고 합니다. 5장에서 충분하다며!!

그러다가 플럭스라는 것이 흘러가는 것, 변화하는 것, 고정되고 교착하지 않는 것이니 이렇게 장별로 뒤집고 융통성있게 변화를 주는 거구나. 제멋대로 일관성없이 말해도 플럭스구나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자신의 주장을 강렬하게, 진지하게 설교하는 방식이 유행하나 봅니다.
변화라고 하면 사실 주역의 변즉통이나 노자의 상선약수도 나왔으면 했는데 약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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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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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인류의 역사는 바꾸겠지만 뇌구조도 영향을 끼친다는 엄청난 이론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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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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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은이), 유강은 (옮긴이) 21세기북스 2022-10-19

서구 문명의 심리적, 사회적 특징을 분석하고 사례들을 제시한다.
인류 역사의 주요한 발전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회 간 심리적 차이를 통해 인류사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해냈다.
등의 멋진 추천사가 붙어 있습니다.

총균쇠보다 재미있다.
사피엔스보다 구체적이다.
이라는 평이 안쪽에 써 있습니다. 적절한 평가입니다. 총, 균, 쇠, 정말 재미없습니다. 웬만하면 그것보다 재미있겠죠.
사피엔스, 시작부터 역사연대표가 나오고 뜬구름잡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그 두 책과 비교할 정도면 어려운 책이군요. 게다가 요즘 보기 힘든 두께입니다.
왜 이리 두꺼운 책을 잡았을까요. 뭔가 잘나보이려고 이런 고생을 사서 합니다.

위어드 weird 라고 하면 기이한, 기묘한, 더나가서는 기괴한 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 세상의 편협하거나 구석진 구석을 잡아 이야기하는걸까 생각했는데 전혀 아닌 다른 뜻이었습니다.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이들을 ‘WEIRD(위어드)’라고 부른다. 

아니 이런 억지스러운 조합이 있을까 했는데 사전에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네이버의 처음보는 사전에는 나오는데 다음사전에는 안나오네요.

그런데 1부을 읽어보니,
37개국 대학생 2,921명의 데이터에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에 속한 사람들이 죄책감을 더 느끼고 수치심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패지수가 높은 나라의 유엔 대표단의 미납 과태료가 많았다.
칠레 원주민 마푸체족은 전체론적 선택을 한다.
주호안시족의 황홀경 춤은 서로를 통합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다.
뉴기니의 일라히타는 공포의례를 통해 참가자들이 평생토록 결속하도록 한다.
페루 마치겐카족은 그다지 단합하는 모습이 없다.
신과 관련된 점화 자극으로 낯선 사람과 더 협동한다.
한 나라에서 지옥과 천국을 모두 믿는 사람의 비율이 높을수록 이후 10년간 경제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등의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을 들을 만한데 갑자기 그래서 위어드 심리의 토대가 느닷없이 완성이 됩니다. 도대체 왜?

2부에서는 엄청나게 지루한 이야기를 쭉 나열하더니...

인류학자가 아니라면 이런 이야기가 전부 지루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게 들릴 테고, 서구 문명의 불길을 일으킨 불꽃이나 인간 심리의 주요한 변화를 야기한 원천이라고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회의 방침이 어떻게 집약적 친족이라는 기계에 멍키렌치 무더기를 던지는 동시에 스스로 확산을 재촉했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교회가 어떻게 전통적 결혼을 해체하고 유럽의 씨족과 친속의 결합을 약화했는지 검토한 후에 마지막으로 죽음과 상속, 내세 위에서 유럽이 어떻게 부유해졌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227p. 교회, 유럽의 가족 제도를 개조하다.
라고 합니다. 저자는 다 계획이 있었군요.

7장에서는 중국의 데이터를 마구 늘어놓고는 3가지 결론에 도달합니다.
1 한 인구 집단이 서방 교회에 더 오랫동안 노출됐을수록 가족 간의 유대가 더 약하고 심리적 양상이 더 위어드하다.
2 이민자의 자녀로 태어나 온전히 유럽에서 자라도 유전히 고국, 종족언어 집단의 친족 기반 제도와 관련된 심리적 성향을 드러낸다.
3 중국, 인도의 넓은 지역의 심리적 변이는 집단의 역사에서 관개와 논농사의 생산성을 높인 생태적, 기후적 요인들과 관련된다.

데이터와 결론만 나오는 느낌인데, 일단 읽어둡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아무 것도 모르겠다, 이해가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마구 넘겼는데 400페이지를 넘어가니 마음은 체념상태가 되면서 보이는 글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어쩌면 위어드 책의 논리구조를 따라 세뇌가 된게 아닐까요...

그럼에도 글이 어려운 건 끝까지 어렵습니다.

부의 증대가 근대 세계에 불을 붙인 첫 번째 불씨의 부싯돌이었다는 사실을 의심할 이유는 거의 없다. 유럽의 기독교 세계에서 소득과 물질적 보장의 증대는 적어도 처음에는 변화하는 친족 기반 제도와 바뀌는 심리적 양상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였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네 가지를 생각해보자. 첫째, 역사적 변화의 순서를 보면, 부와 소득, 물질적 보장(안정)이 우선적으로 등장할 수 없다(이제부터는 ‘풍요’로 총칭하겠다). 이것들은 내가 설명한 제도적, 심리적 양상에 뒤이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법정 기록, 친족 용어법, 교회사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면, 유럽 친족 관계의 변화가 풍요의 증대보다 한참 앞서 일어났다. 마찬가지로, 문학 자료와 개인의 유동성, 법적 문서 등으로 판단할 때, 개인주의와 독립성에서 처음 심리적 변화가 나타난 것은 풍요가 상당히 증대되기 전의 일이다. 둘째, 내가 자주 언급한 것처럼, 이 책 전반에서 제시한 심리적 변이의 분석은 대부분 부와 소득, 심지어 물질적 보장에 관한 사람들의 주관적 경험의 영향까지 통계적으로 상수로 놓는다. 때로는 이런 풍요로움의 측정치와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 사이에 일정하게 독립적인 관계가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어떤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 풍요의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에도 대개 내가 강조한 요인들(종교, 친족 기반 조직, 비개인적 시장, 집단 간 경쟁)에 비교하면 그 효과가 크지 않다.
599-600. Chapter 14 총, 균, 쇠 그리고 다른 요인들

이건 무슨 계약서인가요. 글자 하나라도 틀리면 수백억이 날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다 읽고 나면 이 책을 다 읽어냈다는 자부심과 이제 어떤 책도 읽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다만 사피엔스의 두루뭉술하게 감잡는 책이 그리워집니다.

이 책의 장점은?
다 읽으면 나 책 좀 읽었는걸 하는 뿌듯함이 생긴다.
한번 읽으면 좌절감을 경험합니다. 두번 읽으면 사례로 든 이야기와 연구, 실험이 눈에 보입니다. (어 이렇게 재미있는게 왜 안보였지? 안보이죠. 어려운 글 사이에 숨어있으니까요) 세번 읽으면 그냥 저자의 말이 맞을테니 따라만 가자 체념을 합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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