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 네오픽션 ON시리즈 4
곽재식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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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행성서비스센터, 정상 영업합니다
곽재식 (지은이) 네오픽션 2022-10-21

˝사장님, 그렇게 멀리까지 우리가 꼭 가야 돼요? 이런 일은 우리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목적하고도 별로 안 맞잖아요.”
9p. 철통 행성

“그냥 왔다 갔다 하는 수고비 준다는 것 때문에 알지도 못하는 행성에 막 날아가본다는 것은 우리가 사업을 시작할 때 정한 목표랑은 너무 먼 느낌인데요.˝
27-28p. 파동 행성

˝그러면 그 실험이 진짜로 너무 위험해서 이 행성이 통째로 폭발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사장님, 이런 게 우리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세운 목표에 맞는 일입니까?˝
43p. 정지 행성

“억선녀 모임이라고요? 사장님, 그 사람들하고 거래해요? 이건 우리가 이 사업을 시작한 목표하고는 완전히 어긋나는 일 아니에요?˝
75p. 의미 행성

아니, 직원이 계속 이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짤라야하는게 아닐까요. (하지만 직책이 이사여서 안되나요) 너무 반복되길래 무언가 복선으로 잡아놓고 뒷부분에서 ˝딴짓하는 것이 우리의 사업목표이다.˝ 혹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바로 이 것을 위해서이다. 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냥 매회 투덜거리는 직원으로 끝나네요. 약간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12가지의 재미있는 행성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장소가 행성인거지 사실 제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1장 철통행성은 규제가 끔찍한 행성의 이야기, 2장 파동행성은 아름다운 이야기로 식물을 키우는 이야기, 3장 정지행성은 시간을 멈추는 이야기, 4장 양육행성은 로봇이 사람을 키우는 이야기, 5장 의미행성은 존재의 의미가 있느냐는 철학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런 식으로 두글자 제목을 정하고 하고 싶은 의미를 잡은 후에 재미있게 이야기를 얼기설기 만들어갑니다. 후기에 보니 매달 한편씩 연재를 했던 원고라고 합니다. 다달이 연재한 것치고는 1편부터 12편까지 뭔가 연결되는 느낌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뭔가 단어 두 글자만 던져주면 끝없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9장 기억행성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뇌에 간단한 기계장치를 심어 컴퓨터인지 AI의 도움을 받습니다. 부팅절차도 있습니다. 물레방아, 물김치, 뻥튀기가 머리속에 떠오르면 완료입니다. 이 얼마나 유머넘치는 부분인가요. 저자의 내공이 넘쳐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뇌에 컴퓨터를 설치하면 항상 뭐든 정확히 기억하고 아는 게 많은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요.˝
˝뇌 컴퓨터용 백과사전 구독권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한 달 사용료는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프리미엄판을 설치하시면 단순 기억 이외에도 감각 연동도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백과사전에서 데이지 꽃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을 머릿속에서 떠올리시면 데이지 꽃 냄새도 코로 느끼게 해드릴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151p.
이 분 구독경제 제대로 아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절묘하게 비아냥대다니요. 일단 말 언저리에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있지만 숨기고 의뭉스럽게 말합니다.

어쨌든 소설과 과학을 넘나드는 믿고보는 곽재식 작가의 재미있는 12편 행성 소설모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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