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하느냐, 돈이 다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공감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돌봄 에세이
코가지 사라 지음, 김진아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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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수명이 다하느냐, 돈이 다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공감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돌봄 에세이
코가지 사라, 김진아 윌스타일 2025-07

돌봄 에세이입니다. ‘돌보다‘는 단어가 참으로 와닿는 대단한 책입니다. 너무 공감이 되고 재미있어서 마구 읽다가 몰입되면 갑자기 화가 납니다. 돌봄 체험을 하다가 홧병이 생길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글이 술술 넘어가서 읽고 또 읽게 됩니다. 공감도가 높은 부분에 책갈피를 끼우다가 포기했습니다. 매편 하나 이상의 공감 백퍼센트의 문장이 나옵니다.

58년생 저자 코가지 사라 선생은 92세 아버지, 90세 어머니를 모시고, 근처에 89세 이모 부부를 돌보며 살고 있습니다. (사는게 사는 것이 아니지요) 본인도 68세입니다. 그 나이도 만만치 않은데 합산 360년 어르신들이 짓누르고 있습니다.

1번 아버지 ; 신경질적이고 성미가 급해 집착하면 해소될 때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 게다가 술꾼.
2번 어머니 ; 허세가 심하고 낭비벽이 있다. 매일 뭔가 사다 나른다. 무슨 말을 하면 눈을 치켜뜨고 독설을 퍼붇는다.
3번 이모부 ; 치매, 실금, 망상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4번 이모 ; 수다쟁이에 외출을 좋아하지만 사회생활의 절차를 모르고 모두 남에게 맡기기만 한다.

1장은 고집센 노인은 골치아프다라고 가볍게 이야기하지만 골치아픈 정도가 아닙니다.
부모니까 하는 생각에 고향에 갔더니 ‘예상을 초월할 정도의 강력한 현실‘이 다가옵니다.
온마을이 정전이 되었는데, 아버지는 스모를 봐야한다고 전파사에 전화하라 독촉합니다. 옆에서 어머니는 나가는 김에 요구르트를 사오라고 합니다.
슈퍼 계산대에서 2시간을 기다려 요구르트를 사왔건만 맛이 없다고 타박합니다.

‘감히‘라는 단어를 벌컥 입에 올리는 걸 보니, 어머니는 딸인 나를 자기 부속품쯤으로 여기고 시키는 건 뭐든 다 따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34)
아버지의 ‘난 아프니까‘ 스위치가 켜진 건가. 결국 아침부터 밤까지 평소보다 더 불평하고 요구하기를 반복했다. (47)
어머니는 ‘난 정신 말짱하니까 한 번 들은 건 절대로 안 잊어‘라고 주장 중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잊고 있다는 자체를 잊고 있을 뿐이다. (64)
평소에는 온갖 참견을 다 하며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어머니는 꼭 이럴 때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라는 자세로 일관하며 거실에서 텔레비젼만 볼 뿐이다. (69)
왜 내가 너한테 일일이 다 보고해야 하는데? (85)
얹혀사는 주제에 말이 많네 (87)

노부모를 도대체 어째야 할까요. 내다버릴 수도 없고, 감정의 골을 깊어만 갑니다. 건강의 악화, 실금, 치매, 골절, 매일이 새로운 일입니다. 공자님도 죽은 후에 삼년을 챙기라고 한 것이 노인수발을 안한 것이 아닐까요.

2장에서 본격 89세 이모님 부부를 돌봅니다. 코가지 사라 선생. 돌봄의 달인인건가요. 세상 물정 모르는 노인들의 사건 기록입니다.
면허 갱신을 안해 무면허로 계속 운전을 합니다. 보험증권을 확인하려고 통장을 열어보니 잔액 3천엔. 은행가서 확인하니 모르는 소액 정기 예금이 8개. 분실, 재발행, 해약서류를 3*8=24개를 작성합니다.
89세 노인의 집 등기부를 보는데 토지는 본인인데 건물 명의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입니다. 이대로 돌아가시면 어디까지 대를 거슬러 올라가 절차를 밟아야 하는가...
집안 청소를 하는데 머리 속에는 ‘근성으로 버텨!!‘라는 노래가 울려퍼집니다. 현실은 소설보다 기괴하다는 말이 실감됩니다.

센베이를 먹으며 느긋하게 차를 홀짝이는 이모 부부를 곁눈질로 바로보며, ‘난 아직 점심도 못 먹었는데‘하고 한숨을 쉬었다. (135)
이건 무슨 수행이냐! 벌칙 게임이냐고! 나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봤다. (147)
두 분은 여전히 차 뒷좌석에서 느긋한 대화만 해댈 뿐이다. (171)
무한 루프 같은 대화가 한동안 이어졌다. (189)
할 일을 마친 내가 집에 가려고 하자 이모는 ‘벌써 가려고? 천천히 차라도 마시고 가지 그러니‘라며 붙들려 한다 (212)
귀찮은 혈연관계에서 벗어날 날은 대체 언제가 될 것인가. (220)
언제까지 이런 나날이 계속될까 하고 창밖에 눈길을 주며 기나긴 한숨을 내쉰다. (227)
2장은 이모 부부와의 일상(!) 이야기입니다.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일을 하고 있는건가 생각이 듭니다. 읽다가 흠찟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무서운 현실입니다. 은행, 관공서의 서류가 참 괴롭습니다.

3장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이야기입니다. 4분을 모시니 사흘에 한번꼴로 병원을 모시고 갑니다.
현실은 ‘돌봄에 지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슬픈 사건이 끊이지‘가 않습니다. 간병살인도 있고, 간병인이 지쳐 분신자살도 시도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어디부터 잘못되었는가를 생각하기 전에 누구에게나 곧 닥칠 현실입니다. 참으로 난감하다, 남의 이야기려니 하고 웃어넘기고 싶지만 제 주변도 이런 인간,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같이 슬퍼집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주변에 자기주장을 강요하는 가스라이팅의 원조들입니다. 공부하고 배워서 그런 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되는 재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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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권혜린 외 지음 / 이월오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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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권혜린,백소정,손혜미,안지혜,정유진,지우,해나(지은이) 이월오일 2025-08

여러 작가들(7명)이 모여 주제를 정하고 한편씩 글을 씁니다. 이런 방식이 한 사람에게서 충분히 글(원고)을 받아내지 못해서 만든 궁여지책인가 했는데, 아닙니다. 칠인칠색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어 오히려 읽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한권이 아니라 7권을 읽는 기분이 듭니다. 7인의 스펙타클 생존 에세이입니다.

달고나 ; 인생 속 단 순간을 쓰다.
짜고나 ; 짠 상실의 순간을 쓰다.
쓰고나 ; 쓴 무기력의 순간을 쓰다.
감칠맛나고나 ; 일상 속 감칠맛 나는 순간을 쓰다.
독특한 구성입니다. 여름 단어를 모아 하나씩 풀이를 한다든가, 문득 떠오르는 단어에 대해 설명을 붙이는 책들도 좋았는데, 이 책은 단맛, 짠맛, 쓴맛, 감칠맛에 대한 감정입니다.

단맛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울한 날의 친구를 만나 ‘하늘을 곁들인 치즈 케이크‘, 답답한 마음에 친구가 찾아야 구워준 ‘장어 한 조각‘(으로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는 사이에 잠시 만난 친구앞의 ‘캐러멜 마키아토 한 모금‘, 2.5톤 탱크로리를 운전하는 아버지를 대신하는 조건으로 얻어먹는 ‘오징어회와 개불‘, 16살 딸아이와 마주 앉아 마시는 ‘생맥주 한잔‘ (아이에게는 음료수를 줍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단맛만을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매직타임(백소정)‘에서 과거 추억이 서린 영상으로도 단맛을 찾아냅니다.

두번째는 짠맛입니다. 짠맛은 웬지 눈물아닐까요. 슬픔을 기대했는데, 평범한 슬픔이 아닙니다.
만화낙원은 사라지고 김밥천국이 들어옵니다. ‘낭만의 시대는 가고 생존의 시대가 도래한 것 아닌가‘는 생각이랍니다. 급박한 변화에 낙원도, 천국도 사라졌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그것도 늦기 전에 추억을 만들어주겠다고 제주도에 왔습니다. 십만원은 할 것같은 흑돼지를 못사먹습니다. 이거 짠맛 가득입니다. 친구가 눈치채고 10만원을 보내줍니다. 저자 손혜미 선생은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이를 읽는 독자 역시 같은 감정입니다.

짠맛은 쉽게 넘길 수가 없는 아득한 인생입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건물엔 간판만 덩그러니 떼어져 있었다. 그제야 실감 났다. 그곳도, 그곳의 사람들도 영영 사라져 버렸다는걸. (62p)
따뜻했던 온기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손 위에 남은 건 싸늘한 상실감뿐이었다. (68p)
눅눅한 공기가 스며들어 퉁퉁 불은 벽지는 1평 남짓한 방을 더 좁고 답답하게 만들었다. (75p)
월세가 밀렸다며 찾아온 집주인과 힘들어하는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90p)
통장 잔액을 확인했다. 190원. 수중에 있는 돈은 그게 전부였다. (96p)

짠맛도 이렇게 자극적이었는데 3장 쓴맛은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요. 사실 넘기기가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쓴맛인데도 읽을 만합니다. 짠맛에서 너무 강한 자극을 받은 탓일까요.
해고가 되어 몇달전에 경험한 이혼이 떠오르는 사연도, 학교 상담실 밖에서 아이들이 문을 잠궈도, 설명되지 않는 통증으로 다리를 절고 발이 퉁퉁 부어도...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이제는 좀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에 ‘감칠맛‘이 나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을 다니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데 독자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최상등급의 중고책을 찾았을 때 설레임은 그리 대단하지 않지만 제대로 감칠맛이지요.

그렇게 서너 페이지 정도의 가볍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을 읽고 생각해보니
‘쓴 맛이 올라오지만 계속 씹다보면 달다‘는 이야기겠지 했지만, ‘복잡하고 답답한 상황을 글로 쓰고 나면 단맛이 느껴진다‘가 떠오릅니다.

씁쓸한 탄 맛 끝에
그 모든 걸 잊게 만드는 달콤함이 있다.
어쩌면 그 단맛은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야
비로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2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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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 1일 1강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고법
나카타 고 지음, 김소영 옮김 / 프롬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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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 1일 1강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고법
나카타 고, 김소영 프롬북스 2025-09

제목부터 충격이지요. ‘어차피 죽는다‘ 너무 당연한 소리지만 우리들은 항상 잊어먹고 최소 2,3백년은 살 것처럼 행동합니다. 죽을 때에 십원 하나 가지고 가지 못하는데 왜 그리 바득바득 살아갈까요. 거기에 두번째 ‘어떻게 살 것인가‘가 나옵니다.

책은 3개 장으로 나누어져있습니다. HOP, STEP, JUMP ; 호프도 아니고 홉입니다.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했을까요.
HOP : 과학적으로 봤을 때 우주에는 목적도 의미도 가치도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
STEP : 자유로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
JUMP : 우주에 외부가 있고, ‘나‘란 그 외부와의 접면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목적.
6p, 217p,
이런 엄청난 철학이론을 전개하는 저자는 나카타 고 선생으로 이슬람교 연구자입니다. 이븐 할둔 대학교의 객원교수입니다.

시작부터 ‘진심을 다해 놀자‘고 합니다. 이 무슨 재미있는 발상인가. 놀이야말로 인생의 목적이라 생각하고 진심을 다해 진지하게 즐기면 언제든지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답니다. 괜히 ‘일이 삶의 낙‘이라고 여기면 은퇴후에 낙이 사라지면서 삶이 무기력해집니다.

어린아이들은 직업도 돈도 없고, 무엇이 즐거운지 왜 친구 사이인지도 모르는 채 그저 정신없이 까르륵 웃고 떠들며 돌아다닌다.
15p, 진심을 다해 놀자
코란에조차 ‘이번 생은 그저 놀이요, 장난이다‘라고 나온답니다. 듣고 보니 인생도, 지금 책읽기도 가벼워집니다.

모두 10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다른 시리즈도 10개씩 입니다)
놀자, 게임을 하자, 스승을 찾자, 출가를 체험하자, 잠을 자자, 아이와 놀자, 고기잡이를 나가자 등의 뭐든지 해봐라가 있고, 일을 그만 두자, 친구를 줄이자 등으로 다 집어치워 하는 시원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일을 그만 두어야 할까요.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면 감옥에 들어가라고 합니다. 거기 가면 공짜로 얻어먹을 수 있으니까요. 나아가 일이 싫다고 자기계발서나 세미나에 등록하는 바보들을 비웃습니다.
이렇게 우주적으로 의미없으니 (제목에서 이미 어차피 죽는 인생이니까요)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하기 싫은 것들을 멀리 하는 정리를 합니다.

다음은 나는 누구인가이겠습니다. ‘자유로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을 아는‘ 단계(?)랍니다. 잘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책을 읽어라, 만화책을 읽어라, 최애를 가져라, 자격증을 따라, 요리를 하라, 도시에 살아라 등의 적극적인 활동과
돈같은 거 다 줘버려라, 다시 배울 생각 마라, 자식을 키워야할 의무는 없다 등의 과격한 판단을 합니다. (이거 이슬람을 공부하면 이렇게 과격해지는 걸까요)

나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과 다른 일을 하는 것에 가치가 있다,
이런 말을 하며 다가오는 바보들은 무시하자. 그런 것들은 모두 환상이다. 그런 말로 교묘하게 구슬려서 뭔가를 팔아먹으려고 수작 부리는 몹쓸 인간들뿐이다.
117p, 복잡하면 단순 작업을 해라.
대부분 과격하지만 이런 대목은 시원합니다. 미래나 나중 따위는 없다. 지금 이순간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깊은 가르침으로 이어집니다.

핵심은 마지막 장 JUMP입니다. 비교하지 말라, 바라지 말라, 그리고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합니다. 대단한 정신세계입니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펼치고 있는건가 어지러울 때 ‘인생이 괴롭다고 느끼는 당신에게 전하는 특별한 인생론‘이라고 합니다. 아아. 정말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삶의 방식에 대한 발칙한 상상력‘이 가득 합니다. 어차피 인간은 죽습니다. 그러니 인생은 가벼워지고 그렇게 의미있는 것도 아닙니다. 진심을 다해 놀고 게임도 즐기고 머리로 갸늠하지 말고 롤모델을 무작정 따라가보라고 합니다.

다 읽고 나면 읽기 전보다 머리가, 생각이 무거워지지만 한편으로는 그래, 아무 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얼핏 들게 만드는 대단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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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붉은 별 - 소설 박헌영
진광근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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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붉은 별 ; 소설 박헌영
진광근 힘찬북스 2025-08-15

박헌영 선생의 이야기는 잘 몰랐습니다. 이 책을 안읽었다면 김일성의 2인자아니었나, 똑똑했었다지, 일제시대에 징역을 살았다던데, (꽤 오래 살았다는데?) 북한으로 넘어갔다가 김일성의 숙청으로 사라졌다 정도였겠습니다.

1900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출생.
1919년 3·1 운동에 참여한 뒤 상하이로 망명.
1920년 초반 상하이와 모스크바에서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을 수용.
1921년 고려공산당에 입당하여 두각을 나타내고 수차례 체포되어 징역을 살게 됨.
1925년 11월에 신의주사건으로 체포. 고문과 자살시도, 엄청난 고생을 합니다. (인분을 바르고 먹는 것이 이 시기) 27년 11월 병보석으로 나와 부인, 아버지, 형을 구분못하고 헛소리를 함. (그것이 감시를 피하려는 의도였고, 28년 블라디보스톡으로 탈출)
1930년대 재판, 투옥, 옥중 활동
1945년 해방 직후 조선공산당 책임비서로 활동하며 좌익 진영 지도자 활동.
1946~1947년 미군정과 대립, 남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 운동 전개.
1948년 월북하여 북한 정권 수립 과정에서 외무상·부수상 역임.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북한 내 권력 투쟁 속에서 입지 약화.
1953년 정전 이후 김일성과의 대립으로 실각.
1956년 ‘종파주의’ 혐의로 숙청, 처형.

이런 엄청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을 소설로 표현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돈없는 슬픔으로 시작하더니 바로 동아일보 기자로 넘어갑니다.
상록수의 심훈 선생과 경기고 동창이었습니다. 3.1 만세운동도 같이 했었습니다.
공산주의에 빠져 (이미 조선공산당의 대표입니다) 레닌도 만납니다. 조선의 레닌이라고 불렸답니다. 그후 잡혀 고문을 당합니다. 어려운 시기이죠.
광복 후 남조선 노동당을 조직했지만, 미국과 소련의 개입 속에서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입니다. 김일성과의 갈등이죠. 그러던 중에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이 신년회에서 ‘조선공산당 당 중앙이신 어른‘이라며 큰절을 올립니다. 아. 이 대목에서 김일성의 수가 보이는군요. 자신은 윽박지르면서 부인에게 공경하라고 하는 기막힌 정치질입니다.
6.25 전쟁이 발발합니다. 스탈린의 허락아래 모택동의 지원으로 김일성과 박헌영이 합심하여 날짜를 잡습니다. 우리만 고생한 것이 아니라 북한도 고생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우리가 밀릴 때는 저쪽이 신나고, 치고 올라갈 때는 저쪽은 답답한거죠.
모택동에게 추가 지원을 요청한 사람이 박헌영입니다. 민족간의 전쟁도 하면 안되는 일인데, 거기에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는 짓은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하여튼 이때 모택동의 아들 모안영이 참전하자마자 죽습니다. (이 사람 아들도 부인도 신경안쓰는 사람이죠)
그후는 김일성의 숙청 작업입니다. 전쟁에 지니 희생양이 필요한거죠.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이야기입니다.

아쉬운 점이 몇군데 보입니다.
일제시대 체포되었는데 노덕술이 묵비권이냐고 비웃습니다. 그 시절에 묵비권이 없었죠. 게다가 경찰의 고문만 나오면 노덕술이 등장합니다. 이 사람 혼자 고문을 했나.
리론가라는 단어가 145p, 196p에 나오고 계속 나옵니다. 167p에는 이론가로 나옵니다. 처음에 리론가라길래 뭔가 소련단어인가 했더니 이론가라고 다소 낮춰부르는 표현같습니다. 김일성이 너는 이론가에 불과하다고 얕잡아 보는 소리같은데, 그 시절에 가짜 김일성이라는 말도 돌았는데 감히 박헌영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요. 신년회에 부인더러 큰절을 올리라고 했는데 할 수 없는 일이죠.
전쟁의 책임을 물어 재판과 심문을 받고 있는데, 갑자기 김일성이 찾아와 권총으로 쏴버립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할 때에 꿈이라고 합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꿈 속에서 상대하고 싶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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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씽킹 - 비즈니스 본질에 철학을 더하는 기술
요시다 고지 지음, 노경아 옮김 / 미디어스트리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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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씽킹
비즈니스 본질에 철학을 더하는 기술
요시다 고지, 노경아, 미디어스트리트, 2025.05

철학을 비즈니스에 접목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해보이지요. 욕심을 안부리는 사람들이 철학자들입니다. 조금 양보해서 인문, 도서로는 붙일 수 있을 것같은데... 이 어려운 철학을 비즈니스와 연결한 사람이 있습니다. 저자 요시다 고지 선생은 철학과를 나오고 박사과정까지 하고 ‘철학을 사업화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2017년부터 철학씽킹을 세상에 퍼뜨리고 있습니다. 10년은 아직 아니지만 8년간 잘 하고 있으면 된거죠.

모두 4개의 장으로
1. 서양과 일본의 철학 관점 차이, 활용법,
2. 철학씽킹으로 개인의 능력 제고, 워크숍으로 과제 해결
3. 철학씽커들의 기업 내 활약 사례
4. 철학 지식을 활용하는 법과 활용사례
로 구성되어 있다고 서문에서 밝힙니다. 뭔가 계속 중복되는 느낌이 들지만 그게 또 철학의 한 면모겠지요.

기술이라는 렌즈를 통해서만 세계를 보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언어에 의미를 부여하는 많은 것도 거기에 포함된다.
18p, D. 호로비츠, 엔지니어, 철학자
언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건 언어학이 아닌가, 소쉬르, 촘스키가 떠오르지만 사업, 인생에 철학을 부여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철학을 3가지 방향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1. 한 개인의 인생 교훈, 격언, 신조.
2. ‘왜‘, ‘어떤 의미‘ 등의 의문점을 파고듦
3. 대학에 소속된 철학자들이 연구하는 분야
26p, 철학의 세 가지 의미

철학씽킹은 회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가 같은 질문들을 던지면서 직위를 초월한 자유로움, 절대가치의 추구, 스스로 생각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갑니다. (아니, 회사에서? 하고 의문이 들지만 뒤로 가면서 좋은 점이 나오겠지요)
철학씽킹에는 반성적 태도(진심으로 궁금해야 한다), 비판적 태도(비난, 비방이 아니다), 창조적 태도(기존틀을 벗어난 미지의 관점을 생각한다)가 필요합니다. 기본구성이 그렇습니다.

1단계 질문 수립 ; 질문의 패턴은 다양하다. 이유, 근거, 본질, 전제, 다른 관점, 사례, 반례, 차이점, 공통점, 정당성까지
2단계 질문 정리 ; 그룹화하는 이유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점검하고, 기둥이 되는 관점을 확립한다‘
3단계 논의 구성 / 관점 전환 ; 심화, 전환, 파고들기,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기, 차이점 찾기, 극단의 상황으로 상정하기, 구체적 사례, 반례 제시하기.
4단계 핵심적, 혁신적 질문 제기 / 본질 발견 ; 의견과 질문들에서 근본적인 통찰과 과제 발견.
61-98p, 본질을 묻고 세계관을 확장한다
결국 1, 2, 3이 계속 깊이 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소제목 그대로 본질로 깊이깊이 들어갑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묻고 해결(혹은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죠.

3장은 본격적으로 철학씽킹을 도입하는 사례 4가지가 나옵니다. 그중에 ‘아깝다‘는 개념으로 대상, 권리, 변화, 시기, 대응까지 찾아보는 숨은그림찾기 놀이가 재미있습니다. 고객(인간)은 이익을 얻는 일보다 불이익을 회피하는 일에 적극적이랍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10% 할인‘ 보다 ‘이대로 두면 2만원을 손해보게 된다‘에 반응합니다. 손실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안내합니다. (좋은 생각입니다만 이것이 철학일까요? 심리학인듯한데요)

철학씽킹의 장점(안전성)이 3가지 나옵니다.
1. 지적 안전성이 필요한 일에 적합하다. (질문과 논의로 진행됩니다)
2. 별다른 사전 준비가 필요없다. (대화가 막히면 방향을 틀면 된다)
3. 온라인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 (어디에서나 참가할 수 있으니 자투리 시간에도 가능)
148p, 운용상 특성과 전망

4장에 복잡한 철학자, 화이트헤드, 제임스, 브래들리, 알렉산더, 미키 기요시들이 나와 어렵습니다. 하지만 씽킹의 기본은 질문입니다. 아깝다, 설레다 등의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놓고 소화시키면서 조합하고 무의식으로 들어가면 번쩍, 아이디어가 뛰어나오는 방식입니다. 굉장한 생각의 방법입니다.

어떤 사소한 존재라도 세상에 더해지면 단순히 제품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전체가 쇄신되는 창조가 일어난다.
173p, 화이트헤드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데, 파랑과 빨강에 노랑을 더하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색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비유합니다. 아무렴요, 다른색이지요. 철학씽킹은 이렇게 말 한마디에 전제가 뒤집어진답니다. (역시 철학 씽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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