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과학자의 인문학 필사 노트 - 인문학을 시작하는 모든 이를 위한 80 작품 속 최고의 문장들
이명현 지음 / 땡스B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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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방 과학자의 인문학 필사 노트
인문학을 시작하는 모든 이를 위한 80 작품 속 최고의 문장들
이명현 (지은이) 땡스B 2025-03-05

자그만치 80권의 명문장이 들어있습니다. 물론 단순 문장만 들어있는것이 아닙니다. 좋은 문장을 발췌하여 80개의 생각할 거리를 주고, 책에 대한 서평이 들어있어 이 책은 찾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꼬리를 무는 독서가 가능합니다. 거기에 나라면 이 문장을 선택했을텐데 하고 비교도 할 수 있습니다.
80권의 책 문장은 과학의 생각으로 살펴보는 인문학의 감성 문장입니다

좋은 문장을 두번 세번 다시 읽어보면 마음속에 울림이 점점 커져서 단순 독서가 아니라 깊은 여운의 메아리가 됩니다.
그 80문단을 하나씩 필사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책을 여러번 읽어 인생의 문장을 찾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읽을 적에는 이 대목이 인상적이고, 다시 읽을 때는 또다른 문장이 감동적입니다. 일단 그런 고민을 독자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책방을 운영하는 과학자가 80편을 엄선해놨으니까요. 그저 한페이지 펼쳐 적어보면 차곡차곡 필사내공이 쌓입니다..

사각거리는 필사를 통해 문장을 옮겨 적으면서 많은 생각이 흘러갑니다. 읽을 때는 느낄 수 없는 생각의 속도가 만들어집니다. 문장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고 독자적인 해석이 더해집니다. 능동적인 독서 경험이 반짝 생겨납니다.

필사의 장점은 많습니다.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게 해줍니다. 5분에서 십분 정도 적으면서 기억의 구석에 쌓이는 듯 느껴집니다.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뇌의 운동 피질과 기억영역을 자극합니다.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것이죠. 책을 읽고나서 몇일만 지나면 내용을 잊어먹는데 ‘적는 행위‘는 도움이 됩니다.
한번에 많은 책의 일면을 보게되니 사고력이 확장됩니다.
엄선된 문장은 감성을 자극하여 적다가 위안, 위로, 영감을 받습니다.
매일 한문장을 적으면서 독서습관, 필사습관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필사를 하면 단순히 문장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느리게 생각하기가 됩니다. 글의 의미를 분석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비판하는 시선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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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 과학 전문기자가 전하는 세상 속 신비로운 이야기
모토무라 유키코 지음, 김소영 옮김 / 미디어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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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과학 전문기자가 전하는 세상 속 신비로운 이야기
모토무라 유키코 (지은이), 김소영 (옮긴이) 미디어숲 2025-03-20

과학 전문기자가 2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써왔던 칼럼들을 엮었습니다. 그럼 20년 전의 글이냐. 그건 아닙니다. 2019년 이후에 쓴 글들을 모았습니다. 어렵군요. 경력 20년도 홍보해야 하고, 최신 기록임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런 험난한 사정에 비해 글을 깔끔하고 좋습니다. 웬지 과학과 안맞는 UFO나 고양이의 이야기에도 과학적인 관점이 보입니다.

거의 70여편의 에세이가 1, 2, 3부로 나누어져 들어있는데 분류는 조금 어색합니다. 그냥 칼럼 중에서 인상적인 소제목 하나를 골라 3부의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몇가지 (아니, 꽤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글이 술술 읽힙니다. ; 팩트만 나열하는 진지함이 아니라 이야기나 경험담으로 에둘러 설득합니다. 2페이지로 한 편이 끝나니 읽기 편합니다.
과학적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 내용에서 억지나 고집이 없습니다. 뭔가 올바른 생각을 전해듣는 느낌입니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 대상포진에 걸려서 진통제 처방을 받고 가만히 집에 돌아와 건강한 생활을 노력합니다.
일상의 사건들을 과학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과학원리를 어렵게 설몋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 뮤온이라는 물질로 고분을 투시하는 실험에 대해 평이하게 기술합니다.
환경을 걱정하는 눈높이가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 매머드, 열대 우림 등을 걱정할 때는 지구에 대한 근심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보이고, 곤충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에도 인간적인 면이 엿보입니다.

영구 동토에서 동결 상태로 발굴된 매머드의 체세포를 사용한다. 세포에서 핵을 꺼내 코끼리 난자의 핵과 바꾸고, 코끼리의 자궁으로 이식해서 출산하게 하는 것이다.
성공 사례는 아직 없다. 야심찬 연구지만, 1만년 전에 멸종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호기심만으로 부활시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88p, 피어라, 져라, 인간의 뜻대로

중간 쯤에 저자가 66년생 여성이라고 눈치챘습니다. 모토무라 유키코. 모토무라만 읽고 과학 전문기자이니 남자겠구나 했는데 유키코만 읽으면 당연히 여자이름입니다. 뭐랄까요. 남녀 구별도 못할 정도로 글이 차분하고 편안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여성적인 섬세함이 가득한 글이었습니다.

책의 곳곳에 일부러 찾아 읽을 만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소개 방법도 자연스럽습니다.
안드레스 루소, 끓어오르는 강 (절판)
이본 쉬나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라이팅하우스)
왕가리 마타이, 위대한 희망 (동화책으로 여러권 나옴)
라르스 뮈팅, 노르웨이의 나무 (Helved) 국내 미번역
후란시스 아스크로프, 생존의 한계 (전파과학사)

이렇게 80여 편의 에세이는 80개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79개던가, 세다가 말았습니다)

다 읽고 두번째 읽을 때 프롤로그를 다시 보니 전체적인 관점이 보입니다. 이래서 책은 두번, 세번 읽어야 합니다.

세상의 사건을 저 나름대로 음미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칼럼이나 에세이로 적어 왔습니다. ‘과학 기자‘라는 간판을 짊어지고 20년 이상이 흘렀는데, 이렇게까지 뒤죽박죽이고 참 실속은 없지요. 이제부터는 ‘잡식계 과학 기자‘로 이름을 바꾸겠습니다.
그래도 테마를 보고 있자면 제 안의 ‘척도‘가 보이기 시작해요. 아무래도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소소한 것들을 좋아하나 봐요. 크고 화려한 것은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주변 사람들을 다짜고짜 휘말리게 해요 과학, 기술에서도 화려한 목표를 설정해서 거액의 돈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은 프로젝트가 결과적으로 가늘고 길게 이어져 온다른 분야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사례를 봐 왔어요.
6p,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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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캠퍼스 경영 고전 읽기 시즌 3 제이캠퍼스 경영 고전 읽기 시즌 3
정구현.신현암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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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캠퍼스 경영 고전 읽기 시즌 3
정구현, 신현암 클라우드나인 2025-02

정구현, 신현암, 두 분 저자의 ˝경영고전 읽기˝의 시즌3입니다. 시즌을 붙여 3번째 책이 나온 것인데, 웬만한 자신이 있지 않고는 어렵겠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인간의 본성, 기업의 본질, 이기는 전략, 혁신 방법, 혁신 조직, 조직 역량, 아이디어 확산, 우량장수기업까지 모두 8장으로 무겁게 시작합니다. 너무 알아야할 것이 많습니다. 무거운 소제목에 비해 내용은 술술 넘어갑니다. 제목답게 수십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1984) : 권력은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힘‘으로 불합리한 설득이나 부당한 요구에 잘 넘어가지 않는 훈련이 필요하다.
탈러, 선스타인, 넛지 (2008) :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하게 해야 한다.
드러커, 자기경영노트 (1974) : 개인이 자신의 시간과 역량을 관리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골드스미스, 트리거 (2016) : 왜 나는 원하는 내가 되지 못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서 시작한다.
윤석철, 삶의 정도 (2011) : 목표와 도구가 분명하면 성공한다.

드러커, 경영의 실제 (1954) : 고객중심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장할 정도로 앞서간 시야.
핸디, 코끼리와 벼룩 (2016) : 앞으로는 기업 소속보다 프리랜서의 비중이 늘어난다. 기업은 새로운 조직구조를 가져야 한다. 은퇴는 없고 평생 일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프라할라드,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 (2005) : 가난한 나라도 시장을 제대로 작동하면 부를 만들 수 있고, 가난한 사람도 창의력을 가지고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 뿐이고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다.
66p, 찰스 핸디, 코끼리와 벼룩

포터, 경쟁전략 (1980) : 경쟁우위(원가, 차별화, 집중화)의 유형, 산업분석틀, 가치사슬 등의 개념과 분석을 제시한다.
루멜트, 좋은 전략, 나쁜 전략 (2011) : 전략의 핵심은 제대로 된 진단, 구체적인 추진 방침, 일관된 행동이다.
드러커, 기업가 정신 (2004) : 경영 혁신의 7가지 원천, 기업 형태에 따른 실천성, 기업가 전략의 네 가지 유형.
민츠버그, 전략 사파리 (2012) : 전략의 바이블을 넘어 전략의 뷔페.
아커,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경영 (2006) : 브랜드의 충성, 인지, 품질, 연상, IP 등 5가지 요소
셸링, 갈등의 전략 (2013) : 1960년 초판, 기업은 복합협력게임이고 참여자 간에 의사소통이 없는 게임.

김위찬, 마보안, 블루오션 전략 (2005) : 제거, 축소, 확장, 창조로 새로운 가치곡선을 창출한다.
슬라이워츠키, 웨버, 디멘드 (2011) : 제품 개발을 위해 매력, 고충지도(미충족욕구), 배경스토리, 방아쇠, 궤도, 다변화 6단계로 제시한다.
앤더슨, 메이커스 (2012) : 개인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 혁신이 가능하다.
해멀, 꿀벌과 게릴라 (2000) : 엔론을 성공사례로 넣어 아쉬움이 남는다.
대니 밀러, 이카루스 패러독스 : 성공한 기업이 왜 몰락하는지를 설명.
오스터왈더, 피그누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2010) : 기업이 가치를 창조하고 전파하여 수익을 내는지에 대한 9가지 분석.
김인수, 모방에서 혁신으로 (2000) : 한국전쟁 이후 1990년까지의 경제성장을 설명한다.

크리스텐슨, 혁신가의 딜레마 (1997) : 대기업은 혁신하지 못한다를 설명한다.
센게, 학습하는 조직 (1990) : 직원의 자발적인 학슴이 중요하다.
이쿠지로, 히로타가, 지식창조기업 (1995) : 학습조직의 이론으로 영식지, 암묵지의 개념을 설명한다.
마틴, 디자인 씽킹 바이블 (2009) : (드디어 읽은 책이 나왔습니다. 참 반갑네요) 창의적 사고를 하려면 분석과 직관의 균형을 유지해아 한다. 기업을 항상 활용과 탐색을 추구해야 한다.
에드먼드슨, 두려움 없는 조직 (2019) : 말의 통로가 막히면 성장하지 못한다. 소통하려면 심리적인 안전감이 있어야 한다.

드러커, 매니지먼트 (1973) : 기업의 일은 마케팅과 혁신이다. 아하. 이게 50년전에 나온 말입니다.
밀러, 이카루스 패러독스 (1990) : 잘나가던 기업이 왜 실패하는가를 다룬다. 잘하는 것을 지나치게 추구하다가 실패한다.

글래드웰, 티핑 포인트 (2000) : 소수의 사람, 마당발, 전문가, 세일즈맨이 아이디어를 확산한다.
고딘, 보랏빛 소가 온다 (2003) : 대중을 상대하지 말고 소수의 초기수용자를 설득할 상품을 만들어라.
트라우트, 리스, 포지셔닝 (1981) : 회사와 제품을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잡게 하는 방법.
버거, 컨테이저스 (2013) : 소셜화폐, 계기, 감성, 대중성, 실용적 가치, 스토리텔링이 대유행의 변수이다.
탭스콧, 디지털 경제 (1994) : 디지털에는 무형의 지식상품.

이렇게 많은 경영서적 중에 읽은 것이 두 권뿐입니다. 반성해야겠네요. 어쩌면 안읽어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은 책들의 소개를 안내받는데 웬지 핵심정리로 듣는 기분이 듭니다. 중간에 슬쩍 시즌1의 균형성과... 시즌2의 매니지먼트... 소개를 하는 것이 제대로 마케팅을 보여줍니다. 더욱 성실한 부분은 각각의 장들의 강의영상을 큐알코드로 붙여놨습니다. 책을 읽고, 영상을 보고 입체적으로 공부하는 느낌입니다. (결국 시즌 1, 2도 구입해야 되는 포석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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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인해.명오 지음 / 민족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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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인해, 명오 (지은이) 민족사 2025-03-14

스님의 출가 전후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스님의 일대기라면 입적하신 후에 제자들이 모여 남은 기록들을 모아 엮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책은 아직 살아계신 스님 두 분의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스님이라고 할까요.

첫번째 이야기는 인해스님입니다. 그저 이 길을 가야할 사람입니다. 이미 중학교 시절에 법당에 들어가 삼천배를 해냅니다. 삼천배, 이름은 겨우 3글자이지만 삼천번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고행입니다. 평생에 한번 할까말까하는 수행이지요. 스님은 수시로 합니다.
초발심자경문을 배우면서 한 강씩 그대로 외워야 합니다. 못외우면 108배를 해야합니다. 세상에 이런 공부가 있군요. 집안 어느 구석에 있는 경문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렇게 수백번 외운 후에 종강에 전체 문장을 외워야 하는데 두 문장을 잊어 또 삼천배를 합니다.
그후로는 일사천리로 절 생활에 그대로 녹아 들어갑니다. 중간에 어려움이 생기면 용맹정진, 첨일기도와 삼천배로 수행합니다. 우리말 법화경도 번역해냅니다.

두번째 이야기 명오스님은 비구니스님입니다.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출판한 민족사에서 남녀 한 분씩 모셨나보다 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명오 스님은 가정의 영향으로 출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오남매의 네째로 첫째, 셋째 언니가 먼저 출가한 것을 보며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인연 따라 스님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에 소치는 일을 하다 중학생 시절에 (출가하실 분은 이미 중학교 즈음에 싹이 보입니다) 직지사 대웅전 외벽의 심우도를 보고 더욱 발심합니다.
절집에 익숙해지고 행자, 강원, 유학 생활을 하는 과정이 물흐르듯이 지나가길래 평범한 슬기로운 스님 생활로 가겠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꽈광, 대승기신론소 공부를 하는 부분이 비장합니다. 나아가 대승기신론 열망소 6권을 번역합니다. 초역입니다. 한문으로 되어있는 경전을 처음 번역한다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지요. 너무 놀라 바로 인터넷서점가서 주문했습니다.
암선고를 받고 제주도로 요양을 가서 화엄경 80권 사경을 시작합니다.

제주도를 온 데는 박사 논문을 쓰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실명했음에도 <국어>를 저술한 좌구명과 다리가 절단된 상황에서도 <병법>을 편찬한 손자를 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이 또한 욕심이며 어리석음이라는 걸 머지않아 알게 되었다.
나는 주저 없이 80권 <화엄경>을 사경했다.
247p, 제주도에서의 6년, 명오스님

스님이라는 외면을 갖는 것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한 사람의, 따르는 수백 명의 인생을 바꾸는 깊은 선택이라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다 읽고 나니 초발심자경문, 기신론, 열반경... 읽고싶은 책들이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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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30가지 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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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30가지 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은이), 서수지 (옮긴이) 사람과나무사이 2025-03-03

책이 일단 귀엽습니다. 저자의 다른 책도 이런 구성이려나 찾아보게 됩니다.
목차가 흥미롭습니다.
옆으로 뻗어나가는 냉이도 하늘을 올려다본다?
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가 상처의 흔적이라고?
닭의장풀은 왜 성장하면서 줄기에 마디를 만들까?
이런 식으로 물음표를 던지는 질문으로 궁금하게 만들고, 정답으로 안내합니다.
일러스트가 훌륭합니다. 그림 한장만 봐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도와줍니다. 거기에 4컷만화까지 동원합니다. 메인이미지, 4컷만화, 식물의 구성요소로 그림책으로 봐도 즐거운 화면입니다. 그림들은 정보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처럼 식물들이 한페이지 가득 살아 숨쉽니다. 서로 대화하기도 하고 주로 곁눈질하는 표정이 귀엽습니다. 이렇게 신경써서 그린 그림들은 책에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식물의 신비로운 세계를 과학자의 눈으로 봅니다. 생태, 진화, 생존 전략, 인간과의 관계 등을 가벼우면서 다채롭게 풀어갑니다. 모두 30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되어 있어 한권으로 30종의 식물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민들레, 도꼬마리, 제비꽃은 씨앗을 멀리 날려 보냅니다. 바로 분포지역을 확장하려는 본능(?)입니다.

식물에 대해 배우는 내용이 많습니다.
식물들은 환경에 맞춰 진화하며 적응합니다.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을 품거나 다른 생물을 이용합니다. 환경을 감지하고 반응합니다. 뿌리로 정보를 주고받거나 화학물질을 방출하여 해충을 쫓아내기도 합니다.

이런 식물들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로 현실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자연의 놀라움을 보게 합니다. 동네 산책길에 보이는 작은 식물들이 다들 이런 전설같은 생명력으로 계속 살아왔습니다.

식물을 학명, 영어명, 생김새 등으로 접근하면 재미없겠지요. 그래서 그림, 만화, 발견 확률, 꽃말, 사연 등으로 정보 공개가 아닌 즐거운 이야기로 전해줍니다. 30종의 식물들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면 뭔가 의욕도 생깁니다. 봄망초, 냉이, 질경이들은 밟혀도 끄떡없이 살아있습니다. 인간은 저렇게 밟히면 충격과 트라우마가 몇년은 갈텐데 배울 만한 재주입니다. 식물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도 이제 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식물은 존재 자체로 세상에 가르침을 주는구나 생각이 들 때에 에머슨의 잡초는 ‘아직 가치가 발견되지 않은 식물‘(174p)이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맞습니다. 어디서든 배울 것이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것같으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지요. 제목은 ‘식물학‘이지만 그림책, 만화책, 에세이입니다. 식물의 성장과 생존 방법을 알게 되면 이제 길을 걷다가 밟을 것도 조심스럽게 피해갈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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