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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30가지 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30가지 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은이), 서수지 (옮긴이) 사람과나무사이 2025-03-03
책이 일단 귀엽습니다. 저자의 다른 책도 이런 구성이려나 찾아보게 됩니다.
목차가 흥미롭습니다.
옆으로 뻗어나가는 냉이도 하늘을 올려다본다?
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가 상처의 흔적이라고?
닭의장풀은 왜 성장하면서 줄기에 마디를 만들까?
이런 식으로 물음표를 던지는 질문으로 궁금하게 만들고, 정답으로 안내합니다.
일러스트가 훌륭합니다. 그림 한장만 봐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도와줍니다. 거기에 4컷만화까지 동원합니다. 메인이미지, 4컷만화, 식물의 구성요소로 그림책으로 봐도 즐거운 화면입니다. 그림들은 정보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처럼 식물들이 한페이지 가득 살아 숨쉽니다. 서로 대화하기도 하고 주로 곁눈질하는 표정이 귀엽습니다. 이렇게 신경써서 그린 그림들은 책에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식물의 신비로운 세계를 과학자의 눈으로 봅니다. 생태, 진화, 생존 전략, 인간과의 관계 등을 가벼우면서 다채롭게 풀어갑니다. 모두 30개의 독립적인 이야기로 되어 있어 한권으로 30종의 식물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민들레, 도꼬마리, 제비꽃은 씨앗을 멀리 날려 보냅니다. 바로 분포지역을 확장하려는 본능(?)입니다.
식물에 대해 배우는 내용이 많습니다.
식물들은 환경에 맞춰 진화하며 적응합니다.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을 품거나 다른 생물을 이용합니다. 환경을 감지하고 반응합니다. 뿌리로 정보를 주고받거나 화학물질을 방출하여 해충을 쫓아내기도 합니다.
이런 식물들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로 현실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자연의 놀라움을 보게 합니다. 동네 산책길에 보이는 작은 식물들이 다들 이런 전설같은 생명력으로 계속 살아왔습니다.
식물을 학명, 영어명, 생김새 등으로 접근하면 재미없겠지요. 그래서 그림, 만화, 발견 확률, 꽃말, 사연 등으로 정보 공개가 아닌 즐거운 이야기로 전해줍니다. 30종의 식물들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면 뭔가 의욕도 생깁니다. 봄망초, 냉이, 질경이들은 밟혀도 끄떡없이 살아있습니다. 인간은 저렇게 밟히면 충격과 트라우마가 몇년은 갈텐데 배울 만한 재주입니다. 식물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도 이제 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식물은 존재 자체로 세상에 가르침을 주는구나 생각이 들 때에 에머슨의 잡초는 ‘아직 가치가 발견되지 않은 식물‘(174p)이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맞습니다. 어디서든 배울 것이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것같으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지요. 제목은 ‘식물학‘이지만 그림책, 만화책, 에세이입니다. 식물의 성장과 생존 방법을 알게 되면 이제 길을 걷다가 밟을 것도 조심스럽게 피해갈 것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