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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 과학 전문기자가 전하는 세상 속 신비로운 이야기
모토무라 유키코 지음, 김소영 옮김 / 미디어숲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과학 전문기자가 전하는 세상 속 신비로운 이야기
모토무라 유키코 (지은이), 김소영 (옮긴이) 미디어숲 2025-03-20
과학 전문기자가 2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써왔던 칼럼들을 엮었습니다. 그럼 20년 전의 글이냐. 그건 아닙니다. 2019년 이후에 쓴 글들을 모았습니다. 어렵군요. 경력 20년도 홍보해야 하고, 최신 기록임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런 험난한 사정에 비해 글을 깔끔하고 좋습니다. 웬지 과학과 안맞는 UFO나 고양이의 이야기에도 과학적인 관점이 보입니다.
거의 70여편의 에세이가 1, 2, 3부로 나누어져 들어있는데 분류는 조금 어색합니다. 그냥 칼럼 중에서 인상적인 소제목 하나를 골라 3부의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몇가지 (아니, 꽤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글이 술술 읽힙니다. ; 팩트만 나열하는 진지함이 아니라 이야기나 경험담으로 에둘러 설득합니다. 2페이지로 한 편이 끝나니 읽기 편합니다.
과학적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 내용에서 억지나 고집이 없습니다. 뭔가 올바른 생각을 전해듣는 느낌입니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 대상포진에 걸려서 진통제 처방을 받고 가만히 집에 돌아와 건강한 생활을 노력합니다.
일상의 사건들을 과학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과학원리를 어렵게 설몋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 뮤온이라는 물질로 고분을 투시하는 실험에 대해 평이하게 기술합니다.
환경을 걱정하는 눈높이가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 매머드, 열대 우림 등을 걱정할 때는 지구에 대한 근심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보이고, 곤충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에도 인간적인 면이 엿보입니다.
영구 동토에서 동결 상태로 발굴된 매머드의 체세포를 사용한다. 세포에서 핵을 꺼내 코끼리 난자의 핵과 바꾸고, 코끼리의 자궁으로 이식해서 출산하게 하는 것이다.
성공 사례는 아직 없다. 야심찬 연구지만, 1만년 전에 멸종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호기심만으로 부활시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88p, 피어라, 져라, 인간의 뜻대로
중간 쯤에 저자가 66년생 여성이라고 눈치챘습니다. 모토무라 유키코. 모토무라만 읽고 과학 전문기자이니 남자겠구나 했는데 유키코만 읽으면 당연히 여자이름입니다. 뭐랄까요. 남녀 구별도 못할 정도로 글이 차분하고 편안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여성적인 섬세함이 가득한 글이었습니다.
책의 곳곳에 일부러 찾아 읽을 만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소개 방법도 자연스럽습니다.
안드레스 루소, 끓어오르는 강 (절판)
이본 쉬나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라이팅하우스)
왕가리 마타이, 위대한 희망 (동화책으로 여러권 나옴)
라르스 뮈팅, 노르웨이의 나무 (Helved) 국내 미번역
후란시스 아스크로프, 생존의 한계 (전파과학사)
이렇게 80여 편의 에세이는 80개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79개던가, 세다가 말았습니다)
다 읽고 두번째 읽을 때 프롤로그를 다시 보니 전체적인 관점이 보입니다. 이래서 책은 두번, 세번 읽어야 합니다.
세상의 사건을 저 나름대로 음미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칼럼이나 에세이로 적어 왔습니다. ‘과학 기자‘라는 간판을 짊어지고 20년 이상이 흘렀는데, 이렇게까지 뒤죽박죽이고 참 실속은 없지요. 이제부터는 ‘잡식계 과학 기자‘로 이름을 바꾸겠습니다.
그래도 테마를 보고 있자면 제 안의 ‘척도‘가 보이기 시작해요. 아무래도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소소한 것들을 좋아하나 봐요. 크고 화려한 것은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주변 사람들을 다짜고짜 휘말리게 해요 과학, 기술에서도 화려한 목표를 설정해서 거액의 돈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은 프로젝트가 결과적으로 가늘고 길게 이어져 온다른 분야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사례를 봐 왔어요.
6p, 프롤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