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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인해.명오 지음 / 민족사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인해, 명오 (지은이) 민족사 2025-03-14
스님의 출가 전후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스님의 일대기라면 입적하신 후에 제자들이 모여 남은 기록들을 모아 엮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책은 아직 살아계신 스님 두 분의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스님이라고 할까요.
첫번째 이야기는 인해스님입니다. 그저 이 길을 가야할 사람입니다. 이미 중학교 시절에 법당에 들어가 삼천배를 해냅니다. 삼천배, 이름은 겨우 3글자이지만 삼천번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고행입니다. 평생에 한번 할까말까하는 수행이지요. 스님은 수시로 합니다.
초발심자경문을 배우면서 한 강씩 그대로 외워야 합니다. 못외우면 108배를 해야합니다. 세상에 이런 공부가 있군요. 집안 어느 구석에 있는 경문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렇게 수백번 외운 후에 종강에 전체 문장을 외워야 하는데 두 문장을 잊어 또 삼천배를 합니다.
그후로는 일사천리로 절 생활에 그대로 녹아 들어갑니다. 중간에 어려움이 생기면 용맹정진, 첨일기도와 삼천배로 수행합니다. 우리말 법화경도 번역해냅니다.
두번째 이야기 명오스님은 비구니스님입니다.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출판한 민족사에서 남녀 한 분씩 모셨나보다 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명오 스님은 가정의 영향으로 출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오남매의 네째로 첫째, 셋째 언니가 먼저 출가한 것을 보며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인연 따라 스님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에 소치는 일을 하다 중학생 시절에 (출가하실 분은 이미 중학교 즈음에 싹이 보입니다) 직지사 대웅전 외벽의 심우도를 보고 더욱 발심합니다.
절집에 익숙해지고 행자, 강원, 유학 생활을 하는 과정이 물흐르듯이 지나가길래 평범한 슬기로운 스님 생활로 가겠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꽈광, 대승기신론소 공부를 하는 부분이 비장합니다. 나아가 대승기신론 열망소 6권을 번역합니다. 초역입니다. 한문으로 되어있는 경전을 처음 번역한다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지요. 너무 놀라 바로 인터넷서점가서 주문했습니다.
암선고를 받고 제주도로 요양을 가서 화엄경 80권 사경을 시작합니다.
제주도를 온 데는 박사 논문을 쓰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실명했음에도 <국어>를 저술한 좌구명과 다리가 절단된 상황에서도 <병법>을 편찬한 손자를 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이 또한 욕심이며 어리석음이라는 걸 머지않아 알게 되었다.
나는 주저 없이 80권 <화엄경>을 사경했다.
247p, 제주도에서의 6년, 명오스님
스님이라는 외면을 갖는 것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한 사람의, 따르는 수백 명의 인생을 바꾸는 깊은 선택이라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다 읽고 나니 초발심자경문, 기신론, 열반경... 읽고싶은 책들이 쌓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