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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평점 :
책을 펼쳤는데 음식재료의 에세이입니다. 카레 하면 역사부터 저자의 감성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음식이야기는 맛의 달인, 아빠는 요리사같은 만화밖에 몰랐는데 이건 새로운 느낌의 글이라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습니다. 식재료가 먹으면 없어지는 건데 그게 아닙니다. 식재료에 진심을 담았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같이 생각해볼 공감대를 만들어주고 가슴깊이 스며듭니다. 글맛이 있습니다.
말린 허브는 향이 훨씬 더 강렬한데 대신 섬세함은 많이 부족하다. (21p)
너무 맛없는 와인으로 만들면 맛이 없고 그렇다고 비싼 와인으로 만들기는 아깝다. (33p)
얼음은 음식에 냉기는 많이 보태지 못하는 한편 맛은 금새 흐려진다. (44p)
햇볕을 많이 받은 둣한 목소리였다. (82p ㅋㅋ 햇볕을 받은 목소리가 뭘까요. 하지만 웬지 느껴지죠.)
소금을 넉넉하게 뿌려라는 문구는 여태까지 잊히지 않고 매년 봄마다 나를 이끈다. (103p)
정보도 좋습니다.
수정과에 들어가는 카시아계피와 실론계피 두종이 있답니다.
후추와 딸기가 어울리는 배합이 있습니다.
식초라면 요리용과 마시는, 2종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마트식초, 발사믹, 발사믹에서 IGF, 애플사이더, 증류, 흑식초가 있네요. 배울게 많은 책입니다.
콩국수에 들어가는 비밀원료로 아몬드와 올리브. 이거는 기가 막힙니다. 콩국수 진짜 좋아하는데 꼭 써봐야겠습니다.
한가지 음식재료를 놓고 일화, 요리법, 정보, 보관법도 이야기하고 전후좌후 사방으로 이해되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있었던 이야기도... 도대체 누가 군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다행히 한페이지 이내로 짧게 넘어갑니다.
식재료, 요리로 이렇게까지 깊이 이야기할 수가 있구나 하는 감탄을 거듭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부분이 최고다 라고 할 부분이 없이 모든 재료의 이야기하는 깊이가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어 이 사람, 저자의 식당이 어디일까 찾아봤는데... 요리사가 아니었네요. 미국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다가 번역일을 하면서 음식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입니다. 아니, 너무 자연스럽게 일선에서 활약하는 전문가의 느낌이 났는데 언어표현의 마술사인가.
옆에 두고 틈날때마다 읽으면 식재료에 대한 애정과 소중함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