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의 일류, 이류, 삼류
기류 미노루 지음, 이지현 옮김 / 지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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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영업의 일류. 이류. 삼류를 읽었습니다. 표지의 느낌도 비슷하고 너무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 요즘 이런 제목이 유행인건가 했는데 같은 출판사였네요.
영업, 설명... 그다음은 뭐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출판사도 다음 시리즈를 고민하고 있으려나요.

문장이 쉬워 글이 잘 읽히고 사례가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삼류의 행동은 너무 무책임합니다. 설명을 진짜 못하는 짓을 예로 듭니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애매하게 설명하고
정보를 정리하지 못하고
대략적으로 이야기하고
장황하게 이야기합니다. ㅠㅠ
너무 한심한 모습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주변에 이런 인간이 꼭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도 이런 어리버리한 모습을 찾고 반성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시간배정을 막연하게 설정하기도 하고, 프로세스를 먼저 고민하고, 말문이 막혀 버벅이고, 침묵하기도 합니다.
도표를 한번 만들어봐도 재미있을 것같습니다. 나의 삼류짓이 몇개이고 이류는 몇개, 일류의 행동을 세어보면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될 것같습니다.

각각의 행동에서 일류의 행동을 한페이지에 한줄요약을 하고 간단한 체크포인트를 덧붙였습니다. 45개의 일류의 설명만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목차로 돌아와서 일류의 행동을 추측해보면 분명 헷갈리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목차에는 삼류. 이류의 행동만 나와있고 일류는 어떻게 할까?로 되어있습니다. 저는 많이 틀렸습니다. 설명하는 일류가 아닌거죠.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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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세요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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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별로 안읽는 편인데 이 책은 세익스피어의 이름이 붙었으니 안읽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5대 희극 중의 하나라니 읽어야 할 두번째 이유. 출판사에서 자신있게 쉬운 언어로 번역했고 운율을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등장인물의 대사를 좌우로 배치하여 가독성을 살렸다고 하니... 이젠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강렬합니다. 단순하게 1장 2장 3장으로 표시되었는데 장면별로 넘어갈 때 다음편에 도대체 이떻게 될까 하고 몰입하게 됩니다. 장별로 소제목을 붙였으면 멋진 글귀들이 나왔을텐데 그 시대에는 글을 무대에 올리려는 것이지 소설로 팔 생각이 없었으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문구들이 확 눈을 끌어 이게 400년 전의 글인가 하는 놀라움을 줍니다. 마치 현대의 웹소설마냥 한장 넘어갈 때마다 다음편을 결제해야하나, 모두 몇편인거지, 좀 더 길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설레임을 느끼게 합니다.

힘든 일을 겪여서 이리 대담하게 구는 건가.
아니면 원래 예의 따위는 무시하는 사람인가? (102)
온 세상이 하나의 무대고,
모든 남녀가 한낱 배우에 지나지 않습니다. (105)
사람은 병이 깊을수록 더욱 괴롭고,
돈과 수완 그리고 만족이 없는 삶이란 게
좋은 친구 셋을 잃은 것과 같다는 정도는 압니다.
비의 성질은 적시는 것이고,
불의 성질은 태우는 것이며,
좋은 목장이란 양을 살찌우는 곳입니다.
밤이 찾아오는 이유는 해가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날 때부터 똑똑하지 못했거나 배움이 부족해서
머리에 든 게 없는 사람들은
집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을 탓하거나,
보잘것없는 혈통을 원망합니다. (116)


줄거리에는 현 공작이 전임공작을 찾아가 전쟁을 일으킨다고 나오던데 도대체 언제 싸움이 일어날까? 시작하면 일방적으로 깨질텐데, 광대와 목동 몇명 데리고 무슨 전쟁인가 걱정하면서 읽고 있는데 확 반전이 있습니다.

세익스피어가 묵직한 비극들만 쓰다가 나도 재미있는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도 잘 쓸 수 있어 하고 가볍게 쓴 글인듯 합니다. 희극이라 마음편히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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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을 진단해 드립니다 - 감정을 조절하는 마인드 솔루션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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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진료경험을 가진 정신과 전문의의 마음을 다독이는 상담 에세이입니다.

매편의 글마다 영화가 한편 등장합니다. 혹은 비슷한 싱황의 환자도 등장합니다. 뭔가 연극치료같은 느낌입니다. 좋은 영화 한편을 소개합니다. 비슷한 스토리의 환자의 사연도 펼쳐집니다. 줄거리를 듣다보면 저절로 예전의 비슷한 상황이 떠오르기도 하고, 직접적인 경험은 못했지만 그런 경우라면 어떻게 할까 하고 김정이입이 되는 순간 살짝 생각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이용하려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그 문제를 자초한 것이 나라는 생각을 해보세요.

드라마에서 상담하는 사람이 한시간 내내 이야기만 들어주고 중간중간 추임새를 좀 던지다가 마지막에 다음에 오실 때는 이걸 한번 해보세요 하고 한마디 던지는 것같습니다. 그 내용이 마음에 와닿기 때문에 다음 예약을 하고 돌아가서 충고대로 시도해보는 거겠지요.

진단하는 21가지 이야기와 대처하는 19가지 방법을 읽다보면 40시간의 카운셀링을 듣고 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게다가 매번 영화 한편이 나오니 궁금해서 유투브에서 대략적인 화면까지 (비록 요약판이지만) 찾아보니 읽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진단편에는 매편마다 영화가 소개되었는데. 대처법에는 소재가 바닥이 났는지 얼렁뚱땅 넘어갑니다. 아무렴요. 40가지 감정에 딱 맞는 영화를 찾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죠. 대신 대처법에는 좀 견디기 힘든 사연, 안타까운 사연들이 나옵니다. 아니 왜 이 지경까지... 하는 이야기들이 나와 정신과 상담이 쉬운 일이 아니구나. 저런 사람을 만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하며 오히려 고생하는 저자의 처지를 걱정하게 됩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꼭 해결책을 제시하니 저렇게 풀어야겠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편의 글 마지막에 핵심정리가 있습니다. 문장 속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니라 따로 고심해서 이 부분을 작성했기 때문에 이것만 다시 읽어도 내용이 보기 좋습니다.

영화로 마음을 풀어주는 특이한 분야를 개척했구나 했는데 그전에도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이란 책도 내신 분이네요. 차분하게 한편 한편 읽으면서 해결책을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인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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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인문학 - 경계 없는 서재에서 찾는 의사의 길
안태환 지음 / 생각의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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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 첫번째 책이 판매가 부진했는데도 두번째 책을 내는 변명아닌 설명을 합니다. 시작부터 이러면 독자는 안타깝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출판경기가 부진한 것은 항상 있었고 그래도 읽을 사람은 읽겠지요.

토요일 오후 편안히 앉아 술술 읽기 시작했는데 의사의 진료실과 인생을 오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내용이 수십년 경험의 성찰에서 나와 인문학이라 이름붙여진 것같습니다.

의사에다가 인문학이라 제목만 보고 내용이 무거울 것같아 걱정했습니다. 의사라고 잘난척하면 어떡하지. 인문이라 어렵게만 말하면 어떡하지. 아닙니다. 생각보다 잘 읽힙니다. 이렇게 보면 되겠구나. 이런 말을 들으면 기쁠 것같네. 나랑 똑같은 생각이 하시네! 하면서 즐겁게 넘어갑니다.

마치 이웃집 의사가 제 주치의가 된 것처럼 저녁 무렵에 집앞 놀이터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오늘 이런 일이 있었어 하고 한두마디 듣는 기분입니다.

너희 때는 다 그래. (하면서도 다시 위로를 해주고),
통증의 교감이 의사의 자격이지.
코수술의 역사는 기원전 6세기에서 시작되었지.
옛날 이야기에서 왕의 귀는 치부에 속하지.
유난히 코가 큰 코끼리의 코에 15만개 이상의 근육이 있어.
평소에 책을 읽지 않으면 꼰대가 되는 길이지. (아니. 꼰대를 언급한 순간 그리로 가는거에요)
최근에 다이나 프라이드의 '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은'을 읽고 문학 속의 음식들을 눈으로 보듯이 그려보게 되었어.

이런 좋은 이야기를, 돈주고 들어야할 전문가의 강연을 주말 오후에 집에서 편안히 앉아 읽으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죠.

중간중간 책의 서평들도 몇권 나오는데 역시 의사라는 직업인의 눈으로 보니 피할 길이 없는 책들도 보입니다. 요즘 출판사의 책소개보다는 독자의 서평들을 주로 읽는데 같은 독자의 입장에서 내용이 신랄하여 재미있습니다. 이 책에도 의사의 눈으로 판단한 정제되고 날카로운 서평들이 재미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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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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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쳤는데 음식재료의 에세이입니다. 카레 하면 역사부터 저자의 감성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음식이야기는 맛의 달인, 아빠는 요리사같은 만화밖에 몰랐는데 이건 새로운 느낌의 글이라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습니다. 식재료가 먹으면 없어지는 건데 그게 아닙니다. 식재료에 진심을 담았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같이 생각해볼 공감대를 만들어주고 가슴깊이 스며듭니다. 글맛이 있습니다.

말린 허브는 향이 훨씬 더 강렬한데 대신 섬세함은 많이 부족하다. (21p)
너무 맛없는 와인으로 만들면 맛이 없고 그렇다고 비싼 와인으로 만들기는 아깝다. (33p)
얼음은 음식에 냉기는 많이 보태지 못하는 한편 맛은 금새 흐려진다. (44p)
햇볕을 많이 받은 둣한 목소리였다. (82p ㅋㅋ 햇볕을 받은 목소리가 뭘까요. 하지만 웬지 느껴지죠.)
소금을 넉넉하게 뿌려라는 문구는 여태까지 잊히지 않고 매년 봄마다 나를 이끈다. (103p)

정보도 좋습니다.
수정과에 들어가는 카시아계피와 실론계피 두종이 있답니다.
후추와 딸기가 어울리는 배합이 있습니다.
식초라면 요리용과 마시는, 2종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마트식초, 발사믹, 발사믹에서 IGF, 애플사이더, 증류, 흑식초가 있네요. 배울게 많은 책입니다.
콩국수에 들어가는 비밀원료로 아몬드와 올리브. 이거는 기가 막힙니다. 콩국수 진짜 좋아하는데 꼭 써봐야겠습니다.

한가지 음식재료를 놓고 일화, 요리법, 정보, 보관법도 이야기하고 전후좌후 사방으로 이해되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있었던 이야기도... 도대체 누가 군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다행히 한페이지 이내로 짧게 넘어갑니다.

식재료, 요리로 이렇게까지 깊이 이야기할 수가 있구나 하는 감탄을 거듭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부분이 최고다 라고 할 부분이 없이 모든 재료의 이야기하는 깊이가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어 이 사람, 저자의 식당이 어디일까 찾아봤는데... 요리사가 아니었네요. 미국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다가 번역일을 하면서 음식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분입니다. 아니, 너무 자연스럽게 일선에서 활약하는 전문가의 느낌이 났는데 언어표현의 마술사인가.

옆에 두고 틈날때마다 읽으면 식재료에 대한 애정과 소중함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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