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바로 전달되는 아들러식 대화법 - 말하기 능력은 살아가는 능력과 직결된다
도다 구미 지음, 이정환 옮김, 이와이 도시노리 감수 / 나무생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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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바로 전달되는 아들러식 대화법
말하기 능력은 살아가는 능력과 직결된다
도다 구미 (지은이), 이정환 (옮긴이), 이와이 도시노리 (감수) 나무생각 2024-06-20

프롤로그에서 아들러 심리학의 기본 용어를 설명합니다. 모두 일곱가지인데, 제일 인상적인 대목이 ‘용기부여‘입니다. 용기 부여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활력을 주는 것입니다.
무작정 칭찬하는 것과 조금 다릅니다. (아. 이게 제가 하던 짓인데 대조가 됩니다) 칭찬받을 것이 아닌데 무작정 칭찬을 하면 그저 의미없는 자기 만족에 불과한 거죠.

용기 부여는 그 문제들을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존중과 신뢰, 공감을 토대로 상대방과 자기 스스로에게 용기를 부여하는 것을 지향한다.
25p.
좋은말입니다. 칭찬을 할 것이 아니라 용기를 부여해야합니다.

1장에서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사람의 10가지 특징˝이 나옵니다. 아니, 보통 원만한~, 성공적인~ 특징이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역시 아들러!! 특색있습니다.
저는 열가지 중에 네개가 해당합니다. 이거 40%면 적은걸까요, 충분히 많은 걸까요.
자기도 모르게 부정적 사고를 하게 된다,
부럽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가 말버릇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거부한다. (하지만, 이 대목은 다른 사람을 악이라 규정하고, 안되는 것을 남탓으로 돌린다고 하니 저의 소극적인 거부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32% 정도 해당합니다)

2장은 인간관계가 원만한 사람의 18가지 특징입니다. 무려 18가지나... 몇개나 해당할까요. 하나, 둘...무려 아홉개나 일치합니다. 다행이지요. 두세개일거라 (인간관계가 어려워서) 생각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아들러 선생, 용기부여의 대가입니다.

2장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놔두고, 아닌 대목을 집중적으로 봅니다.

상대방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 마찰이 줄어든다.
자신에 대한 지적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면 주변에 적이 줄어든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 호감을 갖게 되고 내쪽의 이야기도 흔쾌히 들어준다.
신뢰를 형성한 뒤에 상대의 문제를 지적하면 상대가 충고를 받아들이기 쉽다.
상대를 조종하지 않고 자신이 바뀌려고 하면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바뀐다.
수평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서로를 존중하는 대화를 할 수 있다
거절의 경계선이 명확하면 잇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다른 사람을 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신경을 쓰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54-71p
이 무슨 오늘의 행운같은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제가 안된다고 생각한 것을 모아보니 저는 ‘타인의 감정과 생각‘은 신경을 안쓰는구나를 느낍니다. 이렇게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니 놀랠 일이네요.

3장은 대화의 경청법입니다. 8가지나 있습니다. 대화는 주고받는 것이 아닌가요. 무슨 듣는 방법이 있단 말입니까.
대단한 대화법입니다. 여덞가지 중에 제일 와닿는 문장은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마음을 담아 질문하는˝ 대목입니다. 오히려 남의 마음을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두 사람이 같은 이미지를 그리는 질문이 중요하고,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깊이 새겨들어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 이 말이 인상적인가 했더니 저는 그저 대화를 흘려들었습니다. 반성할 만한 내용입니다.

4장은 (아 여기가 핵심입니다) 상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9가지 방법입니다.
단점이 아니라 장점을 드러낸다,
칭찬이 아니라 용기를 심어준다,
감정으로 전하지 말고 감정을 전한다,
지나친 간섭에는 확실하게 NO라고 말한다,
부탁과 거절은 단순하게 전달한다,
92 - 118
9가지에서 저는 다섯가지나 부족했습니다. 사실 두번째 방법은 책 서두에서 살짝 눈치챘었지만 아직도 용기를 주기보다는 막연한 칭찬을 하는 식입니다. 이제부터는 용기부여!!

5장, 6장은 생활 속에서 해 볼만 좋은 이야기입니다.

프로이드는 어렵고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죠. 융은 깊이가 있는 것은 틀림없는데 어렵습니다. 아들러는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대중친화적인 좋은 접근인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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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 이미 충분하고 훌륭하며 가치 있는 나의 발견
트레이시 리트 지음, 박선령 옮김 / 프롬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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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과정은 지금의 내가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과정입니다. 어릴 때 주변 사람들에게서 주입받은 부정적인 생각을 드립 과정 Drip Process이라고 합니다. 사소한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불과 다섯개의 질문으로 나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정리합니다. 이럴수가. 지금의 나는 만들어진 인간입니다. 불과 45페이지만에 저자에게 넘어갔습니다.

두번째는 비합리적인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입니다. 뭘 시키려고 하나 걱정이 되지만 간단합니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한다는 겁니다. 하고싶은 것을 하지않고 핑계나 남의 탓으로 돌립니다. 그러고보면 남탓을 하면 쉽게 포기하곤 했습니다.

세번째는 자신을 관찰하기입니다. 남들과 스마트폰으로 엄청나게 보고 있는데 정작 나를 얼마나 지켜봤냐는 말입니다. 반성할 대목입니다. 거기에 실습과제로 계속 요리조리 자신을 관하는 질문들이 나옵니다. 유리엘리베이터에 타는 상상도 재미있습니다.

유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향하면서 2층에서 점점 멀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은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관점이 넓어지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관심이 줄고 내 선택권을 잘 활용하게 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면 아주 훌륭하다! 백번 옳은 말이다.
29층에서의 삶을 상상해보자. 이제 원하는 지점에 더 가까워졌다. 공기가 가볍고 가슴에 기쁨이 가득하다. 여기에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나 섣부른 비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이 평화로운 곳에서는 지지와 격려, 포용적인 태도를 누릴 수 있고 당신도 다른 이들을 그렇게 대할 수 있다. 29층에서는 끝없는 선택이 가능하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 더 높이 올라가게 된다. 그런 멋진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가 할 일은 선택하는 것뿐이다.
111p.
쉬우면서 명랑해서 좋습니다. 그러면서 호흡과 함께 알아차림으로 넘어갑니다. 깃대호흡이 그럴싸합니다. 뭔가 붕붕 뜨는 것같습니다.

네번째는 내 생각이 내가 아니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런 구성이 참신합니다. 다음에는 무슨 생각을 깨뜨릴건가 기대되지요.
휴대폰 알람을 이용합니다. ˝지금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가?˝ 메시지를 몇차례 받으면 제멋대로인 마음을 알게 됩니다. 이것도 알아차림과 흡사합니다.
주입식 만트라가 아니라 내 스스로 ‘머릿속 생각‘과 ‘실제로 하는 말‘을 적어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주입이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적어보면 분명 하고 싶은 것과 하는 것간에 간격이 보입니다. 괜찮은 생각입니다.

이쯤 되면 해야할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다섯번째 ‘영혼을 죽이는 일을 포기하라‘고 합니다.
통제, 기대, 비판, 비교, 타인의 생각에 신경, 분노 등을 인생에서 재껴버리라도 합니다. 그게 쉽게 되면 진작에 변화했겠지 하면서도 구체적인 사례를 들으니 조금은 바뀔수 있겠습니다.

여섯번째는 ‘나를 깊이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하라는데 한번도 안해본 내용이라 상당히 부담스럽네요. 자기수용, 자기연민, 자기대화, 자기관리, 자기이미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게선된 인간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휴. 쉽지만 벅찹니다. 저자의 강렬한 만트라에 넘어가는 기분입니다.
나는 꽤 괜찮은 사람...
나는 꽤 괜찮은 사람...
나는 꽤 괜찮은 사람...

책 읽는 도중에 계속 되는 나아갈 방향과 경고등이 번쩍번쩍거립니다. 종이책이 이런 힘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신입사원 워크샵에 온듯한 기분도 잠시 듭니다. (책읽는 중간에 담배피러 몇번을 나갔는지 모릅니다. 뭔가 움직여야해. 일어나. 정신차려. 말을해... 라는 구호가 귓가에 맴돕니다)

즐거운 행동주의 독서였습니다. 아. 7장은 행복이고, 8장은 두려움입니다. 도대체 두려움을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궁금해지죠. 읽어보세요. ˝괜찮은˝ 월드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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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쓰레기란 말입니다 일인칭 시리즈
트래쉬맨 지음, 조예리.권하빈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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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웃깁니다. 나오는 사람(만화? 일러스트)들도 그림체가 상당히 귀엽습니다. 소제목과 걸맞는 캐리커쳐가 제법 잘 어울립니다. 단순한 디자인인데 이미지만 봐도 소제목이 떠오르고, 소제목을 읽으면 이걸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했을까 기대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저 사람들을 저도 전부 경험해봤습니다. 보살사장, 썩은물, 노예근성, 고인물, 능구렁이상사, 붕어...
우리 회사는 아니고 주로 거래처의 담당자가 이야기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회사는 저런 사람들이 없죠. 저로 말하면 여기 나오는 빌런 중에 하나이겠지요.

2장은 꼰대 사장의 일화입니다. 답정너, 손해보는 게 이득이야, 경험이 중요하다, 편하게 대해, 이런 회사 또 없다... 한번쯤 들어본 듯한 말들입니다. 보통의 회사라면 이런 사장이 거의 90% 아닐까요. 사장이 되면 어딘가 가서 이런 교육을 받나봅니다.

3장은 한컷 일러스트에서 나아가 4컷만화입니다. 1, 2장에서 이미지로 볼 때는 참신했는데 4컷으로 계속되는 회사흉을 보니 좀 피곤합니다. 왜 힘든가 생각해보니 SNS에서 남의 흉을 한두장 보면 공감도 되고 재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으로 묶여 한번에 3, 40장을 넘어가면 피곤해지는게 당연합니다. 약간 아쉬운 부분은 그런 꼰대들도 무엇이든 나름의 능력이 있어 회사에서 버티고 있는데 그 부분은 애써 무시합니다. 저도 빌런 중에 포함되서 살짝 그쪽 편입니다.

4장은 다시 한컷 대화로 변신합니다. 네컷보다 한컷이 낫습니다.

잊지 말자, 우리가 하루 8시간 죽어라 일하는 이유는 남은 16시간을 충분히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야!
133p
그림만 보면서 무심결에 지나치다가 번쩍 눈에 띄는 문구입니다. 열심히 회사에 충성을 하는 것은 하루 8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나머지 하루의 2/3시간도 충실하게 보내야 합니다.

5장은 다시 한컷 만화로 가슴을 찌르는 컷으로 돌아옵니다. 저는 일러스트의 사소한 설정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폭탄에 타이머가 붙은 모양이나, 퇴마사의 음양마크 같은 것이 설정에 상당히 고심한 구석이 보입니다.

뒷부분에 옮긴이의 해설로 제목은 주성치의 파괴지왕에서 나오는 명대사라고 합니다. 아. 영화를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짜 옛날입니다. 1994년입니다. 뭔가 30년의 세월이 흘러도 쓰레기는 변함이 없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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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 동명 스님의 시에서 삶 찾기
동명 지음 / 모과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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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52편의 시와 해설이 들어있습니다. 저자 동명 스님은 2020년부터 조계종 본부장님에게서 ˝시˝ 한 편을 매일 배달받습니다. 지금까지 3년이 넘었으니 대략 천편의 시가 배달되고 있나봅니다. 그러면 참 부담스러울 텐데 (저라면 가만히 차단을 누를텐데) 저자는 시를 읽고 가만히 자신의 생각을 달아놓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가만히‘가 들어갑니다.
천여편의 시에 해설을 해놓았겠지만 그 중에서 52편을 추렸습니다. 상위 5%만 남겼나봅니다. 이런 컨셉 좋습니다. 저자의 몇년간의 사색 중에서 고르고 고른 문장인거죠.

평범하게 순서대로 읽어도 술술 넘어갑니다 시 한편과 해설 한장이 교대로 넘어갑니다. 순서 상관없이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좋습니다. 그저 시 한편 읽고 (시를 안읽어봐서 무언가 압축된 언어가 마음 속으로 쓰다듬습니다) 감동과 여운을 느끼면서 스님의 해설을 읽으면 여운이 완료됩니다. 아. 시는 해설과 같이 읽어야 하는 것같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시만 읽어봅니다. 어디서 이런 멋진 시들을 찾았는지, 세상에 시가 참 많습니다. 저는 52편 중에 아는 시가 겨우 두 편있습니다. 교과서에 실렸던 시와 옛날 분의 시입니다. 아는 시는 알아서 반갑고, 모르는 시는 전혀 낯선 생각이라 머리속이 개운해집니다. 읽다가 더욱 놀라운 점은 전부 한국어로 된 우리나라 사람의 시입니다. 외국 시는 들어갈 자리가 없었나봅니다.
시 부분을 읽으면서 따라서 한편씩 필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에 필사를 하면서 눈으로 읽는 것과 다른 입력이 (손으로 쓰니까) 되는 것같아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시˝가 딱 적당한 분량일 것같습니다.

세번째는 해설만 읽어봅니다. 이것도 괜찮습니다. 어느 한가로운 오후에 절간에 앉아 스님의 법문을 듣는 기분이 듭니다. 마치 숲을 따라가며 해설을 듣는 것처럼 시 해설 선생님의 속삭이는 안내 멘트입니다. 특히 불교적인 내용이 많아 더욱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몰랐던 내용도 많이 배웁니다.
목련존자가 외도들의 돌팔매에 맞아 가셨습니다. 신통제일이신 목건련 존자가 외도들을 교화하여 생도들을 빼앗긴 분한 마음에 존자가 좌선 중에 있을 때 돌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나마 삼매에 들어가셔서 다행입니다. 전생의 과보를 피하지 않고 받은 마음이 굉장합니다. 아. 부처님 생전에 사리자와 목건련이 먼저 가셨네요.
우이동 성불사의 법구경 구절이 적힌 표지판이 거짓이었습니다. 법구경을 다 찾아봐도 나오지 않으면 가짜인데 다시 마음에서 돌이켜본다는 임보선생님의 경지가 놀랍습니다.

꽃 같네요
꽃밭 같네요
물기어린 눈에는 이승 같질 않네요
갈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저기 저 꽃밭
살아 못 간다면 살아 못 간다면
황천길에만은 꽃구경 할 수 있을까요
벽 돌담 너머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오색영롱한 꽃밭을 두고
돌아섭니다.
쇠창살 등에 지고
침침한 감방 향해 돌아섭니다.
굳은 시멘트벽 속에
저벅거리는 교도관의 발자국 울림 속에
캄캄한 내 가슴의 옥죄임 속에도
부처님은 오실까요
연등은 켜질까요
고개 가로저어
더 깊숙히 감방 속으로 발을 옮기며
두 눈 질근 감으면
더욱더 영롱히 떠오르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아아 참말 꽃 같네요
참말 꽃 같네요

김지하 시인이 감옥에 있을 때 초파일 연등을 보고 쓴 시입니다. 예전에는 인왕산 쪽 어디에 교도소나 구치소 같은 게 있었나 봅니다. 벽돌달 너머에는 절이 있어서 연등이 환하게 켜져 있고, 벽돌담 이쪽은 감옥입니다. 화자는 담 너머 연등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을 보며 꽃 같네요, 꽃밭 같네요라며 감탄합니다. 그 풍경은 이승 같질 않고, 삼도천을 거너야만 갈 수 있는 피안의 세계로 여겨집니다.
185-1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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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다루기 연습 - 임상심리학자가 알려주는 걱정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
벤 엑슈타인 지음, 김보미 옮김 / 센시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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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알면 알수록 작아진다˝로 시작합니다. 걱정에 대해 생각할수록 점점 커질 것같은데 그런 의미가 아닌가봅니다.
‘걱정‘과 ‘걱정하기‘를 구분합니다. 걱정은 의심과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으로 이를 생성하는 것은 우리의 뇌입니다. 그런데 뇌는 자동 반응으로 생각을 분석하거나 정제하지 않고 그저 쏟아내기만 합니다. ‘걱정하기‘는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상호작용하는 일이나 생각하고 분석하여 관여하는 행위입니다. 거기에는 내가 선택한다는 판단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이 단계에서 통제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면 뇌에서 분출하는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한밤중에 (저는 주로 자기 전에 급격한 불안과 걱정에 휘둘립니다) 걱정을 하는데 거기서 한생각 돌이키면 편안해지고, 계속 집착하면 더욱 우울해집니다.

걱정해봐야 도움이 안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1. 반추, 고민
2. 정신적 검토 및 확인
3. 확실히 알려는 욕구, 정신적 시연
4. 재확신 추구
35-43p
도움이 안되는데 왜 설명을 하는거지 했는데 이 대목을 읽어보니 자신의 실수가 눈에 보입니다. 아. 그때 내가 몇일간 우울했던것이 걱정하기가 아니라 ‘반추‘ 과정이었구나 반성합니다.

걱정의 한 부분인 불안도 순기능으로는 잠재적인 위협을 경고하고 대응하며 안전을 지켜주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가스나 양초를 껐는지, 곰을 만났을 때의 불안의 정도는 급격하게 변화합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상관관계가 재미있습니다. 메인주의 이혼율이 1인당 마가린 소비량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80페이지의 ‘걱정일지‘가 좋은 생각입니다. 막연히 쳇바퀴도는 걱정에 빠지지 말고 계기, 시간, 과정, 감정, 장소, 사람, 신체반응 등을 적어보는 겁니다. (당장 해봐야겠는데, 요즘은 걱정이 없는데... 왜 걱정이 없는지 걱정해봐야하나)

2장은 걱정과 관계맺기입니다. 걱정을 대하는 다섯 가지 반응 유형이 있습니다.
1. 긍정적 믿음 ; 무작정 잘 될 거라고 믿는 마음인데, 알코올 종독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2. 부정적 믿음 ; 걱정이 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인데, 돌이켜보면 걱정을 온종일 하지 않는다. 멈추는 순간에 집중한다.
3. 인지적 자신감 ; 가스를 껐는지에 대한 확인작업을 해보면 증거가 쌓여 믿음이 형성된다.
4. 생각 통제에 대한 믿음 ; 나에게 공이 날라온다고 하면 걱정이 없으면 공을 피한다. 걱정이 있는 사람은 모든 공을 자기 통제하에 잡아야 한다. 그러니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5. 인지적 자의식 ; 무의식에 코칭을 맡기는데 유용한지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95-107p

거기에 두세페이지마다 ˝오늘의 실천˝이 나옵니다. 괴롭히는 의심의 형성과정을 알아차리고, 가치목록을 만들고, 걱정 재료를 찾아보고, 해야 할 일을 걱정하지 말고 연습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런 실천 방법이 좋습니다. 무작정 걱정을 하느니 방향을 바꿔봐야죠.

3장은 한걸음씩 연습입니다. 인식하고, 주의하고, 참여합니다.
흥미로운 관계가 나옵니다.
우리는 인식에는 저항하고, 주의에는 통제하고, 참여에는 허용을 합니다. 그럼 걱정을 끝도 없이 성장합니다.
인식에 허용을 하고, 주의에 통제를 하고, 참여에는 저항합니다. 말장난같지만 인식을 허용하면서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네요.

영화의 맥거핀MacGuffin을 설명합니다. ‘줄거리와 관련이 없거나 중요하지도 않으면서 등장인물들을 행동으로 이끄는 서술장치‘입니다. 펄프픽션의 서류가방, 스타워즈의 데스스타 설계도입니다. 맥거핀이 없으면 주인공은 항상 그자리에 있는거지요. 오호. 그럼 불안을 맥거핀으로 생각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건가 생각하지만 아니랍니다.

맥거핀을 쫓을 필요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날 필요도 없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을 사라지게 활 필요도 없고, 결심도 필요하지 않다. 맥거핀이 나타나서 행동을 자극한다면 그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편이 좋다. 우리의 임무는 맥거핀이 유혹하더라도 쫓아가지 않고, 이야기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를 불확실성을 장엄하게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182-183p
그럼 왜 맥거핀을 소개한걸까. 그저 저자가 아는 것이 많아서? 불안과 걱정을 인식하는 과정을 맥거핀으로 만들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다지 걱정따위는 하지 않아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 생각의 대부분이 불안과 걱정이었습니다. 생각이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고 했던 것들이 걱정투성이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런 무의미한 ˝걱정˝과 생각을 분리하게 됩니다. 결국은 ˝뇌˝의 문제입니다. 한밤중에 느닷없이 생각나서 잠을 못이루게 만든 것들이 모두 뇌의 장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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