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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금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쓰레기란 말입니다 ㅣ 일인칭 시리즈
트래쉬맨 지음, 조예리.권하빈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평점 :
제목이 웃깁니다. 나오는 사람(만화? 일러스트)들도 그림체가 상당히 귀엽습니다. 소제목과 걸맞는 캐리커쳐가 제법 잘 어울립니다. 단순한 디자인인데 이미지만 봐도 소제목이 떠오르고, 소제목을 읽으면 이걸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했을까 기대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저 사람들을 저도 전부 경험해봤습니다. 보살사장, 썩은물, 노예근성, 고인물, 능구렁이상사, 붕어...
우리 회사는 아니고 주로 거래처의 담당자가 이야기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회사는 저런 사람들이 없죠. 저로 말하면 여기 나오는 빌런 중에 하나이겠지요.
2장은 꼰대 사장의 일화입니다. 답정너, 손해보는 게 이득이야, 경험이 중요하다, 편하게 대해, 이런 회사 또 없다... 한번쯤 들어본 듯한 말들입니다. 보통의 회사라면 이런 사장이 거의 90% 아닐까요. 사장이 되면 어딘가 가서 이런 교육을 받나봅니다.
3장은 한컷 일러스트에서 나아가 4컷만화입니다. 1, 2장에서 이미지로 볼 때는 참신했는데 4컷으로 계속되는 회사흉을 보니 좀 피곤합니다. 왜 힘든가 생각해보니 SNS에서 남의 흉을 한두장 보면 공감도 되고 재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으로 묶여 한번에 3, 40장을 넘어가면 피곤해지는게 당연합니다. 약간 아쉬운 부분은 그런 꼰대들도 무엇이든 나름의 능력이 있어 회사에서 버티고 있는데 그 부분은 애써 무시합니다. 저도 빌런 중에 포함되서 살짝 그쪽 편입니다.
4장은 다시 한컷 대화로 변신합니다. 네컷보다 한컷이 낫습니다.
잊지 말자, 우리가 하루 8시간 죽어라 일하는 이유는 남은 16시간을 충분히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야!
133p
그림만 보면서 무심결에 지나치다가 번쩍 눈에 띄는 문구입니다. 열심히 회사에 충성을 하는 것은 하루 8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나머지 하루의 2/3시간도 충실하게 보내야 합니다.
5장은 다시 한컷 만화로 가슴을 찌르는 컷으로 돌아옵니다. 저는 일러스트의 사소한 설정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폭탄에 타이머가 붙은 모양이나, 퇴마사의 음양마크 같은 것이 설정에 상당히 고심한 구석이 보입니다.
뒷부분에 옮긴이의 해설로 제목은 주성치의 파괴지왕에서 나오는 명대사라고 합니다. 아. 영화를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짜 옛날입니다. 1994년입니다. 뭔가 30년의 세월이 흘러도 쓰레기는 변함이 없는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