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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를 타다 ㅣ 우리같이 청소년문고 3
배봉기 지음 / 우리같이 / 2010년 8월
평점 :
총 세 편의 희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희곡인 <이런 물음표>의 주인공은 열심히 해보려고 하지만 본인의 능력이나 집안의 조건이 '받쳐주는' 경우가 아닌 학생이다. 반대로 세번째 희곡인 <UFO를 타다>에 나오는 주인공은 본인의 능력도 되고 집안도 탄탄히 '받혀주는'경우의 학생이다. 이 둘은 모두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그런데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다. 열등생과 우등생, 두 사람 모두에게 세상은 답을 주지 못한다. 어른들은 나름대로 답을 내리기도 하지만 그건 답이라기 보다는 거의 윽박지름이고, 어른도 아이도 아닌 그가 던지는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작은 단말마에 불과하다.
두번째 희곡, <'나'를 위한 이유>는 연극반 동아리에서 생긴 일이 소재다. 자칫 공연을 하냐마냐의 문제, 개인적인 고집이나, 힘을 가진 쪽의 얼토당토 않은 강요에 대한 얘기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핵심은 역시 지금 한창 성장하고 있는 중인 그에 대한 얘기다. 그가 던지는 삶에 대한 질문, 고뇌 등이 이 대본의 핵심이다.
청소년 희곡이라는 분야 자체가 지극히 미약한 우리 나라에서, 그것도 상당히 강렬한 주제 의식을 가진 이런 희곡집이 출판되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기쁘다. 저자에게도 고맙고 출판사에 특히 감사하다.
주인공의 독백이 많고, 특히 <UFO를 타다>의 경우, 한 번 나온 정보를 왜 그렇게 계속 지루할 정도로 여러번 반복하는지 작법에 약간 의문이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쉽고 무난하게 읽히고 공연으로 당장 올린다 해도 손색이 없다. 청소년을 위한 희곡집(다음에는 좀 더 즐거운 내용이길 바라며)이 좀 더 많이 간행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