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받아보니 책이 두툼하고 겉표지도 왠지 세련되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 한번 읽어볼까?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너무 재미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쭈욱 한번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새로운 세계에 눈 뜬 느낌이었고 기자로서 엄마로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성공을 이루고 있는 김수현 작가님이 존경스러웠다. 난 클래식에 문외한이다. 듣고 보아도 흥미를 느끼지도 못하겠다. 물론 아는 것이 없으니 느끼는 것도 없는 것이겠지만... 대학 시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몇 번 보러 갔었지만 늘 졸면서 하품했던 기억 뿐이다. 하지만 김수현 기자님이 만났던 많은 아티스트들, 그녀가 재밌고 감동적으로 봤던 공연들. 책으로 읽으니 때론 감동으로 때론 재미있게 다가왔다. 가끔 내가 아는 공연들이 나오면 반갑기도 했고. 특히 태양의 서커스 "퀴담"에 대한 글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가족과 함께 1년간 영국에서 연수하는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들도 재미있었다. 언제나 그 중심에는 공연을 향한 그녀의 열망이 있었음은 당연하다.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큰 딸을 데리고 공연을 보러 가면 남편은 둘째 딸을 돌본다는 사실에서 그녀의 열정과 함께 남편의 도움도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웃긴 이야기지만 마음속으로 난 3사 방송국 중 공익성에서 SBS를 가장 최하위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김수현 기자님이 SBS 출신이고 그녀의 글이나 리포트들이 SBS를 통해 방송되었다고 하는 것에 약간 이질감을 느꼈는데 정말 유익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흐르는 그녀의 글들을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내가 조금은 부끄러웠다. 동명의 유명작가로 인해 이름이 낯익었듯이 사진으로 본 기자님의 표정도 다정하고 친근하게 느껴져 꼭 어디선가 한번은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문화니 예술이니 하는 것들에 괜스레 어려움을 느끼고 거리감을 두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