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유쾌한 과일 - 나오키 문학상 수상작가 하야시 마리코 대표작
하야시 마리코 지음, 정회성 옮김 / 큰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그래, 커튼을 바꾸듯 침대 속의 남자를 바꾸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고이치와 결혼한지 6년째가 된 마야코. 남편과의 사이에서 권태로움을 느끼던 그녀는 결론하기 전에 만났던 노무라를 만나 불륜을 저지른다. 그런 자신을 자책하기는 커녕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듯 점점 색다른 재미를 원하게 되고 그러던 중 자신의 사장의 친척이라는 음악 평론을 하는 미치히코를 만나 구렁에 빠지고 만다. 물론 그녀 스스로는 그가 그녀를 너무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며 고이치와의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눈이 멀게 만드는 인간의 욕정이란 것이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면 시시하게 되어 버리고 결국엔 같은 식의 반복일 뿐이란 사실을 우리는 늘 끝이 나고서야 깨닫게 된다. 주인공 마야코처럼.
책 소개에서는 이 소설이 일본 불륜 연애소설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며 결혼과 성, 연애와 불륜, 욕망과 환멸의 기록이자, 출간 직후 일본 여성계를 강타,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된 화제작이다라고 나와 있는데 정말 그럴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 거라 읽기 시작하면서 솔직히 많이 당황스러웠다.
제목처럼 읽으면서 점점 불유쾌해지기 시작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이혼할 때 흔히들 말한다. 성격차이때문에 헤어졌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한다.  姓적차이 때문일 것이라고. 난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아 책속에서 결혼 후 마야코가 느끼는 남편에게 느끼는 권태로움이나 예전에 사귀던 남자들을 자신의 성적 만족을 채우기 위해 다시 만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별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요즘에는 드라마에서까지도 흔히 다뤄지는 불륜이라지만 읽으면서도 끈적끈적하고 참으로 불유쾌했다. 허나 어쩌면 먼 훗날 공감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습게 여길지 모르지만 결혼한 여자에게 남자와 남편은 달라. 남편이 아닌 남자는 책임감 같은 걸 느끼지 않아. 오로지 재미 볼 생각만 한다고. 그렇게 때문에 달콤한 말을 하기도 하고, 상냥하게 대해 주기도 하는 거야. 결국 내 얘긴 그때만 좋을 뿐이란 거지. 결코 함부로 믿어선 안 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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