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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후르츠 캔디
이근미 지음 / 달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Love is perhaps fruits candy!
엄마가 그녀를 품고 있던 열달동안 조안나 아이스크림을 좋아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조안나.
별볼일 없는 대학을 나왔고 얼굴도 예쁘지 않고 빽조차 없는 그녀는 광고회사중의 으뜸인 자이언트 신입사원에 당당히 합격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러하듯 그녀를 칭찬해주고 축하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는 것!
학력파괴라는 새로운 입사방식의 시범타로 당당히 입사한 그녀는 자신을 뽑아준 전무를 찾아가 자신의 이름에 관한 얘기를 하다 회사 사람들로부터 전무와 연줄이 있는 로얄패밀리라는 오해를 사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돌아가는 주위 반응에 얼떨결에 편승하고 만 조안나.
결국 거짓말 아닌 거짓말이 탄로나고만 순간에도 그녀는 묵묵히 그녀가 할일을 해냈고 일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러했기에 속으로는 눈물을 흘렸을지언정 그녀는 당당할 수 있었다.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누구나 그러하듯, 그녀 앞엔 멋진 나빈우가 등장하고 사랑한번 해보지 못한 안나는 점점 빈우에게 빠져든다. 진정한 로열패밀리였던 조리나와 연인관계였던 나빈우는 조리나가 조전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후 헤어진 상황.
우는 자신을 감싸 안아주고 찜질방까지 데려가는 그의 행동을 보며 안나는 남모를 희망을 품기도 하지만 결국 나빈우는 조리나의 일시귀국과 함께 사표를 내고 사라진다.
굳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빈우가 안나를 사랑하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둘사이에 특별한 사건이 있긴 했지만 단지 그 사실만으로 빈우 또한 안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는데 사표를 내고 사라졌다가 몇개월 뒤 나타나 기획사를 차렸으니 널 스카우트 하고 싶다하고 사랑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면 나 같아도 조금 아리송할 것 같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며 마음이 설레기도 했다.
특별할 것 없지만 자신의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한 열정을 갖고 있는 조안나.
어느 순간 그녀의 열정이 부러워지는 나이가 되었다는게 조금 서글펐지만
대학 졸업후 처음 입사했을 때의 내 모습을 추억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사랑에 목매는 대신 전략적 제휴를 택한 안나의 쿨한 선택이 아주 마음에 든다.
사랑은 어쩌면 후르츠 캔디인지도 모른다. 입 안에 물고 있으면 달콤하지만, 다 먹고 나면 허전한.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자꾸자꾸 먹으면 어찔어찔 쓰러질 지경이 되고 마는. 성급하게 우두둑 깨먹으면 달콤함은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입 안이 쓰리고 얼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