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에는 새로운 것만의 광택이 있다. 같은 옷이라 해도 새 옷에는 빛도 덜 스치고 손이 안 탄 특유의 광채라는 게 있다. 몇 번 입고 걸어둔 옷과 아무도 입지 않은 채 걸려 있는 새 옷의 때깔은 분명다르다. 나는 억지스럽게도 이 차이를 인간이 혼자여서 은연중 내뿜는 광채와 혼자일 수 없어서 광채가 나지 않는 시들시들함에 비유하련다. 그 둘은 드러나지 않는 듯 드러나고 드러나는 듯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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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년이었을 때, 어느 먼 곳의 한 기차역에서 나를 기다려 나를 맞이해준 것은 다름 아닌 라디오였다. 어떤 희망도 가져본 적 없으며 아무 보잘것없는 추레한 소년이었을 때…… 라디오만이 나를구원해줄 거라 믿는 바람에 나는 이렇게나 시간을 잘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고 상상을 자주 하는 사람이 되었고 혼자 있어도 흔들리지않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일방적이면서도 눈먼 애정이 나의 불안한 시절을 살렸던 역설적인 결과라고 말해도 좋겠다.
라디오를 켜면서 헤엄쳐 다닐 우주를 열었고, 라디오를 끄면서내가 만나고 스쳐야 할 아름다움을 기다리느라 우주의 코트 주머니를 한번 더 열어놓았던 찬란한 시절이, 내겐 있었다.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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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학습이 재미있지는 않다. 스스로 학습에 대한 의지가 생기기 전 까지는 공부할 수 있는 그릇만 잘 키워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공부 그릇 이라는 게 무언가에 몰입을 해본 경험이 있고, 책 읽는 습관이 배어 있는 아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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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세 번 크게 숨을 쉴 것,
맑은 강과 큰 산이 있다는 곳을 향해머리를 둘 것,
머리를 두고 누워좋은 결심을 떠올려볼 것,
시간의 묵직한 테가 이마에 얹힐 때까지
해질 때까지 매일 한 번은 최후를 생각해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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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라는 산봉우리와
나 자신이라는 풍경과
나 자신이라는 넓이에 대해 조금은 알고 내려왔으면 싶은 것이다.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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