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를 봐. 머리가 몇 개냐?"
"하나요.
"저 애도 머리가 하나지 두 개가 아니잖니.
그런데 왜 쟤가 1등을 하도록 놔뒀지?"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아버지.".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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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도우실 거예요." 내가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아버지가 좋아하리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그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곤 손을 뻗어서 내손을 잡았다. 내 입안 가득 설탕이 녹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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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페오마 고모의 은수카 집 베란다 앞에 있는 작은 정원이 침묵을 밀어 내기 시작하면서. 지금 내게 오빠의 반항은 이페오마 고모의 실험적인 보라색 히비스커스처럼 느껴졌다.
희귀하고 향기로우며 자유라는 함의를 품은, 쿠데타 이후에 정부광장에서 녹색 잎을 흔들던 군중이 외친 것과는 다른 종류의 자유, 원하는 것이 될, 원하는 것을 할 자유.
하지만 내 기억은 은수카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그 전, 우리앞마당의 모든 히비스커스꽃이 눈부시게 선명한 빨간색이었을 때에서 시작되었다.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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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식탁에 앉은 다음 분홍색 꽃무늬가 가장자리에 둘러진 찻잔 세트의 주전자에서 홍차를 따랐다. 나는 아버지가 늘하던 대로 오빠와 나에게 한 모금씩 마시라고 권하길 기다렸다.
사랑의 한 모금, 아버지만의 표현이었다. 자기가 사랑하는 소소한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의 한 모금 해라, 아버지가 말하면 오빠가 먼저 마셨다.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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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이마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 가며 재 묻은 엄지손가락으로 완벽한 십자가를 그리면서 "먼지는 먼지로 돌아가리라."
를 한마디 한마디 천천히, 의미심장하게 발음했기 때문이다.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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