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어스푸레한 빛으로 캄캄한 기분을 밀어내며 글을 쓰는 건 어떤 기분일까. 출근 시간이 다 되어 억지로 끝낼 필요가 없다면 나는 어떤 글을 쓰게 될까. 누구와도말하지 않고 하루를 보낸 후 집에 돌아와 쓰는 글은 어떤 모양일까. 상상의 끝엔 언제나 사진 속 책상에 앉아 글을 썼다. 나는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미리 살아보고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고요했고, 또렷했고, 그건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기도 했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결단했다. -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