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철로에서 발견되기 이전과 그 이후가 그토록 뚜렷하게 나뉘어 한쪽만 완전히 망각되어 버린 것은 내 의지가 개입되었기 때문일 거라고 진단했다. 오랫동안 내 무의식이 생모와 살던 시절에 의도적으로 접근하려 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때의 기억이 까만 봉지 같은 것에 봉합되어 버렸다는 게 상담사의 진단이었다.
"물론 트라우마 때문이겠죠. 철로에서 기차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걸 보며 당신은 정신적으로 외상을 입었을 거예요.
물론 생모와 살 때 이미 트라우마가 형성됐을 가능성도 있어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을 목격했거나, 학대를 받았거나."
조심스러운 예의보다는 정확한 정보 제공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는지 상담사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진단을 이어 갔다.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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