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틀리
알렉스 플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환타지 소설은 그다지 많이 접하질 않은 편인데 비스틀리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알렉스 페티퍼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이 되었기에 웬지 책을 먼저 접해보고 싶은 맘이 생겼다.
현대판 미녀와 야수..어찌 보면 조금 유치하려나..
어릴 때 책으로나 만화로도 하도 많이 접해 왔던 내용이라 색다를 건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현대판이라고 하니 뭔가 다를 듯한 느낌도 들긴 하다.

매력적인 금발에 쭉 뻗은 몸매를 지니고 부자이자 유명앵커인 아버지를 둔 덕분에 어디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카일 킹스버리. 그러나 그에게 부족한 것이 딱 하나 있다면 바로 겸손의 미덕.
자신이 잘난 것을 스스로 너무도 잘 알지만 그런 만큼 남을 무시하고 자신의 우월성을 너무도 드러낸다는 점이다.

이런 그가 마녀 켄드라를 무시한 댓가로 끔찍한 생물체로 변하는 무시무시한 마법에 걸리게 되면서 세상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자신을 숨겨야 하는 끔찍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로부터도 버림을 받고 가정부와 장님 가정교사의 보살핌 속에서 악몽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마법을 풀기 위해서는 2년안에 서로간에 진정으로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야 하는데 이런 자신의 괴물같은 모습을 어느 누가 사랑해줄 수 있을까.. 

내용자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함은 없지만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는 동화같은 미녀와 야수는 참 새로운 느낌이다. 지금까지 머리속에 저장되어 있던 야수의 모습은 아무래도 영화의 스틸컷등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바뀌게 되고 미녀 또한 현대여성에 맞게 아주 생활력 강하고 당당한 이미지로 바뀌어 나온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요즘 특히 사춘기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뭔가 새롭게 느끼는 게 있을까..아님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
일단은 책의 내용은 흥미롭게 전개되는 만큼 이 책을 읽고 나면 영화로 어떻게 표현됐을지 궁금해질 듯 하다. 나 또한 멋진 알렉스 페티퍼가 야수의 모습을 어떻게 소화해내고 연기할까 새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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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 Time Traveller: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올만에 참으로 순수한 영화를 만났다.
애니원작을 못봐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영화로만 본다면 독특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착한 영화라는 느낌이다.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엄마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아픈 엄마를 대신해서 아카리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그만 실수로 1972년이 아닌 1974년의 시간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아카리는 영화감독이 꿈인 순수청년 료타를 만나게 된다.

그의 집에 머물면서 그의 도움으로 엄마의 첫사랑을 찾아나서는 과정과 그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참으로 정겹기만 하다.

마치 우리의 70년대를 들여다보는 듯한 옛 모습들. 짧은 치마의 세련된 교복을 입고 과거로 들어간 아카리와 온통 검은색의,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폭넓은 치마의 촌스런 옛시절의 여학생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고 료타와 친구들이 그 시대의 도구들을 가지고 영화촬영하는 장면도 웬지 정겹게 느껴진다.
처음 료타를 보고는 무지 촌스럽고 못생겼다 싶었는데 그의 순수함에 점차 매료되어 가고 하꼬방같은 너저분한 그의 방도 점점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릴 때 사용했던 고다쓰를 이 영화에서 보니 무척 반가웠다. 그 고다쓰를 사이에 두고 아카리와 료타가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옛추억에 잠겨보기도 했다.

마냥 재밌고 훈훈한 내용일꺼라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뜻하지 않은 반전도 있고 너무 슬프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 해도 절대 과거의 시간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인가보다.

크게 기대하지 않은 영화였는데 의외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 들었던 2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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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난난 -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
오가와 이토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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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이 너무 예쁘다. 초초난난.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이다. 그만큼 내용이 예쁜 소설일까..
일본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처럼 이 소설 또한 불륜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불륜의 분위기와는 다소 다르게 제목 그대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주인공 시오리와 기노시타의 사랑은 열정적이지도 빠르게 진행되지도 않는다. 시오리가 운영하는 엔티크 기모노 가게에서의 우연한 첫 만남이후 서로에게 아주 조금씩 서서히 호감이 가고 그러다 서로의 감정을 알게 되면서 조심스럽게 가까워진다. 

그러나 읽는 독자로써는 그 흐름이 이미 파악이 되간다. 차 한잔 대접하고 그 후에는 식사 한번, 그리고 가까워지면서 남자는 말을 놓게 되고 점점 찾아오는 시간도 잦게 되고..
불륜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그 마음은 조금 이해가 간다고 치지만 시오리 혼자 가끔 그 사실에 대해 괴로워하지만 자신의 상황에 대한 기노시타의 마음은 한번도 비춰지질 않는다. 그냥 보고 싶어서 찾아 가고 무언가 맛난 것이 있으면 시오리가 생각나서 사서 같이 먹고..문득 궁금해진다. 기노시타는 아내에 대한 불만도 없는 듯하고 사랑하는 딸도 있는데 이렇듯 자연스럽게 다른 여성에게 맘이 가고 또 맘이 가는데로 갈등없이 행동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이 소설은 불륜을 내면에 깔고 있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을 기노시타의 아내의 존재는 한번도 비춰지질 않고 단지 둘만의 잔잔한 시간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결론은 어떻게 끝날까 살짝 궁금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서 두 사람의 사랑하는 감정과 그에 대한 느낌을 읽는 것보다는 그들이 만나서 함께 먹는 다양한 일본음식들과 시오리가 운영하는 기모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훨씬 더 흥미로웠다.
시오리와 기노시타가 차라리 불륜으로 만난 사이가 아니라 좀 더 깔끔하고 이성적으로 만난 사이였다면 이런 흥미로운 소재와 한껏 어우러져 훨씬 더 맛깔스런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같은 불륜을 소재로 쓴 많은 일본소설을 접해오면서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약간은 씁쓸한 감정이 이 책에서는 느껴진다. 불륜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남녀간의 사랑처럼 미화시켜놓은 분위기가 그런 느낌을 주는 걸까..

그래도 이 책에서 나온 갖가지 일본 요리들은 한번쯤 먹어보고 싶게 만들 정도의 맛깔스런 표현들은 참으로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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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불멸의 사랑 -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에디트 피아프까지 위대한 예술가들의 사랑을 통해본 감정의 문화사
디트마르 그리저 지음, 이수영 옮김 / 푸르메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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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삶은 대부분 평범 그 자체를 거부하는 듯 하다. 그들의 사랑 또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너무도 독특하고 어떻게 보면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사랑도 많은데 그들은 삶의 모든 부분에 열정을 쏟아붓는 듯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8명의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
사랑 이야기는 어떤 종류의 이야기를 들어도 흥미롭지만 특히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는 웬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프란츠 카프카, 모딜리아니, 에디트 피아프, 바그너. 에드거 엘런 포, 렘브간트 같이 잘 알려진 인물들서부터 요제프 로트, 오제프 바인헤버 등과 같이 낯선 인물들에 대한 사랑이야기까지..그들의 사랑은 한결같이 나이와 현실을 초월한 사랑이다. 현실을 초월했다는 것은 아주 이상적인 사랑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사랑일테지만 어찌 됐든 꽤 흥미로운 내용들이다.

모딜리아니와 잔의 사랑은 읽을 때마다 마음이 참 아프다. 그토록 곱게 자라고 예쁜 잔이 모딜리아니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아주 짧은 시간 행복을 느끼고 그 외의 대부분은 마약과 술에 찌든 모딜리아니의 곁을 지켜야 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 지 채 3년도 안 돼 모딜리아니는  세상을 떠나고  바로 그 다음날 잔은 임신한 상태에서 아파트 5층에서 투신자살해 모딜리아니의 뒤를 따랐다. 끊임없는 모딜리아니의 여성편력에도 변하지 않은 잔의 사랑..이런 사랑의 내막을 알아서일까 ..모딜리아니의 그림속에 자주 등장하는 잔의 모습은 웬지 슬퍼보인다.

모차르트이야기는 많이 읽어 봤어도  모차르트가 죽은 후의 그의 부인의 사랑이야기는 처음이라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새로웠다. 무엇보다 그녀와 결혼 후 전 남편인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는 고사하고 오히려 그를 기리는 모든 활동에 대해 그녀보다 더 열심히 도맡아 하는 남편 니콜라우스 폰 니센의 사랑은 참 바람직하게 느껴진다. 모차르트에 대한 숭배와 사랑의 감정이 이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었던 듯 싶다.

72세에 17세의 소녀와 사랑에 빠진 괴테, 사랑하는 아내를 두번이나 여위어야 했던 불행한 렘브란트의 사랑.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성애,  

특히 46세에 20세나 어린 남자와 결혼한 에디트 피아프는 결혼 후 1년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세간에서는 그녀의 남편에 대해 돈을 노린 결혼이라고도 한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죽을 때까지 어린 남편의 노래실력을 키워주고 사랑의 감정을 지닐 수 있었던 피아프는 그래도 행복했을 꺼라 생각한다.

20~30살. 많게는 50살의 나이차이를 극복한 사랑은 도대체 어떻게 생길 수 있는 감정일까..예술가들이 가지고 있는 강한 카리스마와 예술혼이 여자들로 하여금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걸까..그래도
그런 느낌을 받고 사랑에 빠지게 되고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예술가들 곁을 지키는 그녀들도 웬지 남달라 보인다. 나는 평범해서 이런 사랑이 절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책으로 읽는 동안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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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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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 있는 일본작가의 책은 기껏해야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정도? 일본소설 자체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일본작가에 대해서도 거의 무지한 상태였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서점을 드나들면서 일본작품코너가 따로 마련되고 무수히 많은 일본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 두권씩 골라 읽다보니 의외로 좋은 작가와 작품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중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미나토 가나에를  '고백'이라는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녀의 작품중에서 '야행관람차'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추리미스터리 소설이라 일본특유의 잔인하고 정서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 초반부터 흡입력이 대단하다.

내용은 존속살인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살인자체에 큰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사건을 둘러싼 인간의 심리와 내면을 너무도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도쿄의 고급 주택가 '히바리가오카'에 마주하고 있는 엔도 가족과 다카하시 가족은 겉으로 봐서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띠고 있다.

다카하시 가족은 의사아버지와 우아한 어머니,의대 아들, 명문사립고의 딸, 준수한 외모의 모범생 막내아들 한마디로 엘리트 가정이다.
그와 반대로 엔도가족은 어렵게 히바리가오카'에 입성하여 그 동네의 다른 가정처럼 외동딸의 명문사립고 입학을 꿈꾸지만 결국 일반고에 들어가게 된다. 그 시점부터 부모에 대한 반항과 무시가 반복되는 딸과 그에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부모.  히바리가오카 사람들도 자신들과 같은 부류로 인정하기 싫어하는 가정이다.

어느 날 발생한 살인사건이 뜻밖에도 겉으로 보기에 너무도 행복해보였던 다카하시 가족내의 불화로 인한 사건임이 밝혀지면서 이 두 가족을 주축으로 한 가족내 갈등과 고민이 번갈아 드러난다.

고급주택가에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먼거리의 슈퍼마켓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엔도네 집안의 엄마의 모습, 소위 부촌에 사는 것만으로도 목에 힘들 주고 사는 히바리가오카 사람들의 모습, 명문사립고나 명문대의 진학을 위한 스트레스..우리네랑 다를바 없는 모습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것 하나 없을 것 같은 가정도 다 나름대로의 고민을 안고 산다는 사실.
갈등과 미움으로 범벅이 된 가정이라도 그 내면에는 가족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이 작가를 사랑하고 열망하는지 이 한편의 소설로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와 심리묘사는 쉽게 읽혀지면서도 한번 시작하면 계속 읽고 싶게 만든다.  이 작품도 영화로 나오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될 듯.

미처 읽지 못한 '고백' 책도 꼭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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