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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 Time Traveller: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올만에 참으로 순수한 영화를 만났다.
애니원작을 못봐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영화로만 본다면 독특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착한 영화라는 느낌이다.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엄마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아픈 엄마를 대신해서 아카리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그만 실수로 1972년이 아닌 1974년의 시간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아카리는 영화감독이 꿈인 순수청년 료타를 만나게 된다.
그의 집에 머물면서 그의 도움으로 엄마의 첫사랑을 찾아나서는 과정과 그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참으로 정겹기만 하다.
마치 우리의 70년대를 들여다보는 듯한 옛 모습들. 짧은 치마의 세련된 교복을 입고 과거로 들어간 아카리와 온통 검은색의,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폭넓은 치마의 촌스런 옛시절의 여학생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고 료타와 친구들이 그 시대의 도구들을 가지고 영화촬영하는 장면도 웬지 정겹게 느껴진다.
처음 료타를 보고는 무지 촌스럽고 못생겼다 싶었는데 그의 순수함에 점차 매료되어 가고 하꼬방같은 너저분한 그의 방도 점점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릴 때 사용했던 고다쓰를 이 영화에서 보니 무척 반가웠다. 그 고다쓰를 사이에 두고 아카리와 료타가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옛추억에 잠겨보기도 했다.
마냥 재밌고 훈훈한 내용일꺼라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뜻하지 않은 반전도 있고 너무 슬프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 해도 절대 과거의 시간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인가보다.
크게 기대하지 않은 영화였는데 의외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 들었던 2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