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나
주세페 카토첼라 지음, 이소영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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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통일 이탈리아의 건국은 모두가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수많은 작은 공국들은 오랜 세월을 거쳐 하나의 나라로 통일되었지만, 북부 중심의 국가 건설과 사회 개편으로 인한 억압과 착취 문제는 초반에 희망을 갖고 있었던 남부사람들에게는 큰 실망과 배신만 안겨준다. 결국 남부지방에서는 대규모 무장세력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빈농, 소작인 등 헐벗고 굶주린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심에 선 한 여성 '마리아 올리베리오' 일명 '치칠라' 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중심이다.


무장세력의 지도자로 신문에 실리고, 알렉상드르 뒤마까지 그의 글에서 그녀를 언급할 정도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명인사가 된 마리아.

그녀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싫은 소리도 잘 못하는 성격으로도 보이지만, 기본성향은 매우 독립적이고 강한 주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어린 나이에 귀족의 양녀로 입양된 언니와 같이 그 집에 입양될 기회를 얻지만, 귀족부부가 죽게 되면서 마리아의 입양 계획뿐만 아니라 양녀로 들어갔던 언니마저 가난한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너무도 어린 나이에 입양되었던 탓일까..아니면 원래 그런 성향이었던 걸까..

마리아의 언니가 자신의 가족에게 갖고 있는 무시, 증오는 쉽게 이해하기도 힘들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큰 딸이 원하는 대로 먹이고, 입히고..큰딸을 대하는 부모들의 태도 또한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나 동생 마리아에게는 자신의 행복을 앗아간 대상이라는 이유로 그녀를 저주하고, 마지막까지 그녀에게 하는 행동은 정말로 충격이다. " 네 인생을 망가뜨리겠다"던 언니의 말이 너무도 섬뜩한데, 그 섬뜩함은 단순히 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 마리아를 끊임없이 쫓아다닌다.





입양이 포기된 후, 언니가 혼자 방을 차지하게 되면서 머물 방이 없어진 마리아는 숲속에서 혼자 사는 이모와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 몇년 후 이모마저 이모부를 따라 갑작스레 떠나게 되고, 10대 초반이었던 마리아는 그 곳에서 혼자 몇 년을 산다. 평범한 소녀라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겠지만 그녀는 혼자 해낸다.


그저 배우고 싶은 열망이 크고, 엄마처럼 집에서 죽을 때까지 일만 하는 존재로 남기 싫었던 그녀는 어린 나이에, 훗날 봉기세력의 중심에 서게 되는 남편을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된다. 숯쟁이였던 남편 피에트로는 그 혼란스런 시대에 3번이나 자의와 타의로 입영하고, 끊임없는 투쟁을 이어가지만 그 과정에서 배신과 상처가 쌓이고 마리아에 대한 사랑은 때로는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피에트로와 마리아를 중심으로 한 그들 세력은 폭도라 불릴 수도 있고, 산적이라 불릴 수도 있고 저항세력이라고 불릴 수도 있다.

결국 마리아는 남편의 세계에 함께 뛰어들고 남편의 죽음 이후 그 세력의 지도자가 되는데, 붙잡혀 죽기 전 그녀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온갖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보면, 그녀 또한 시대에 의한 희생자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 스스로는 결코 생각지도 않았던 삶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좀 더 살고 싶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혁명이라는 것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고...

아무것도 신경쓰지 말고, 짐승처럼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았어야 했다고..

그녀와 그녀의 활약을 결코 미화시키지 않아 더 리얼하게 다가온다.


소설 속 이야기는 문서를 바탕으로 한 실화이고, 소설 속 인물들이 다 실존인물이라 소설임에도 역사 다큐를 읽는 듯 캐릭터들이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책소개만 보고 흥미로워 관심이 갔던 책이었는데, 그 속에 담긴 내용은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고 500 페이지의 두꺼운 분량이지만 마리아의 삶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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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면 - 달리기가 좋고, 절실하고, 괴로운 사람들의 이야기
김승 외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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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책 읽기 !!


30대 때 사고로 무릎을 다쳤었는데 그 때는 젊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지냈건만, 나이가 들어가니 무릎이 시원치 않아진다.

그래서 등산, 달리기 이런 거와는 거리가 멀고(원래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달리기 은근 매력 있다.

각자의 이유로 달리기에 빠져 사는 6인의 러너들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전혀 몰랐고 알고 싶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다.


먹고 살기 위해 뛰는 사람, 취미로 뛰는 사람, 뛰는 것에 거의 중독인 사람...달리는 것에 대한 마음가짐도 열정도 다 제각각이지만, 공통된 점은 달리는 행위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해본 적은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모습과 공기의 내음을 맡으며 달리는 순간의 행복이 어떤 건지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뉴욕마라톤 참가 이야기이다.

뉴스나 SNS 등에서만 자주 봐왔던 이런 마라톤 대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꽤나 재밌는데, 저자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결혼식 날짜도 미룰 정도로 달리기에 진심이다.

뉴욕 마라톤의 경우는 50:1의 경쟁률(무작위 추첨)을 선보이고, 몽블랑 대회의 경우는 사전 달리기 점수가 중요한데, 전 세계에서 열리는 주요 트레일 대회마다 주어지는 포인트가 적립되어야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주기적으로 트레일 대회에 자주 참가해 완주해야 자격이 주어지는 셈인데, 세상에나..마라톤 대회는 원하기만 하면 다 참가가능한 줄 알았더니 이 정도로 세상에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참가자들은 약 일주일 전부터 영양소를 축적시키는 식단을 시작하는데, 저자같은 아마추어들에게는 미국의 맛있는 밀가루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 시간이기에 햄버거 맛집을 신나게 찾아다닌다고 한다. 이 또한 해외마라톤의 묘미라고 !!!!


프랑스 몽블랑 대회는 100km 장거리 대회이고(이 정도의 거리가 얼만큼 긴 코스인지 선뜻 감이 안 온다.) 26시간 30분의 제한시간이 있어서, 중간중간 잠도 자고 파스타도 먹고, 스위스 산 어귀 마을을 지나갈 때면 밤늦은 시간임에도 마을 주민들이 집 앞 테이블에 물과 먹을 것을 챙겨놓고 꼬마들까지 들락날락 먹을 것을 실어 나른다고 한다. 세계적 대회의 이런 이면의 모습이 참 의외이면서도 재미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부터 다양한 동호회가 인기인데, 몇달 전 일이 문득 생각난다.

인도에 서서 차를 기다리는 중, 한 무리들이 유니폼을 맞추고 지나가는데 경호원 비슷한 사람들이 인도의 사람들에게 잠시 비켜달라고 하면서 그들의 길을 몇분간 터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뭔데 마치 연예인처럼 길까지 막으면서 저러나 싶었는데 조카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러너모임이라고 한다. 아니.. 달리는 건 좋은데 사람들의 길을 다 막고 꼭 저렇게까지 해야하나..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SNS에 보여주기식의 모임 같기도 하고..뭐든 적당한 선에서의 활동이 좋은 것 같다.


요즘 세상에는 너무도 다양한 취미활동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모임들이 참 많아, 즐길 마음만 있다면 즐겁게 인생을 살 수 있어 좋다.

이 책을 통해 전혀 몰랐던 러너들의 세계도 들여다 보게 되었고, 달리기는 힘드니 슬로우 조깅이라도 시작하고픈 마음이 마구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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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마르소 밀레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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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대단하다, 흥미로운 한 편의 심리스릴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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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마르소 밀레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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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얼굴없는 작가 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제목도 < 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 이고,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도 작가의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주인공이 바로 작가가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게 되고, 언뜻 자전적 소설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소설을 읽기 전부터 이 미스터리한 작가가 궁금하기 짝이 없는데, 1978년으로 추정되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알프스와 레만호의 매력에 푹 빠져있고, 출판사에서조차 신상과 관련된 정보가 거의 없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첫 장에서부터 주인공의 죽음이 등장하는데,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등반에서 자신이 추락하는 장면을 마치 제 3자가 바라보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유명한 작가 마르소는 이렇게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되고, 아내 사라는 죽은 남편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 난 후 추락사가 아니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은행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는데, 마르소가 아내에게 쓴 이 편지에는 마르소 자신이 죽게 되면 은행 금고안에 보관되어 있는 자신의 원고를 찾으라는 내용과 함께, 그 원고에는 어떤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있다는 내용이다.

카렌은 편지의 내용에 따라 마르소의 가장 친한 친구인 알렉시, 롤랭과 함께 은행을 방문하지만, 그 곳 금고에서 마주한 것은 원고가 아닌 뜻밖의 물건이다.


이 친구 두 명과 사라의 동업자이자 친구인 카렌, 사라를 도와 마르소의 죽음를 파헤치는 경관 등 그들 주변의 인물들이 모두 의심스럽고 비밀을 품고 있는 듯 하다.

20년 전 마르소의 분신처럼 함께 자라온 누이동생 제이드의 실종이 소설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는데, 과연 그녀의 실종과 마르소의 죽음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걸까?







책의 소개를 보면 범인이 어느 정도 추측가능하기도 한데, 그럼에도 과거와 현재의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롭고, 초반부터 시작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끝까지 잘 유지되면서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잘 읽힌다.

폰트마저 그러한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과연 이 소설이 마르소 밀레르라는 미지의 작가의 첫번째 소설인지, 아니면 이미 다른 이름으로 작품이 세상에 나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작가의 이름으로 앞으로 더 많은 소설이 나왔으면 좋겠다.

영화로도 나오면 너무 재밌을 것 같은 심리스릴러이다.





#장편소설 #우정과배신 #배신의칼날 #스릴러 #심리스릴러 #마르소밀레르의소설 #밝은세상 #리뷰어스클럽 #리뷰어스서평단 #마르소밀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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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고학 기초 체력 수업 ㅣ 도슨트처럼
마일로 로시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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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역사적 사건, 역사적 인물, 역사적 장소...등등 역사하면 뭔가 거창하고 특별함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의 추천사가 인상적이다.

' 역사는 아주 작고 사소한 움직임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이고, 결국 역사를 형성해 온 것들은 이름을 남기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습관, 감정과 취향인 셈이다. '

이 책에서는 역사를 이러한 관점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데, 참으로 소소한 일상의 것들이 소개되고 있어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요람과 장난감, 음식과 기쁨, 동물과 친구, 놀이와 여가, 의식과 의례, 사랑과 성, 패션과 미용..등 총 10가지 테마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챕터의 분량은 2-3쪽 정도라 깊이면에서는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가볍게 읽기 좋다.






러시아 영토에서 출토된 딸랑이는 4천 년 전,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점토로 만들어졌고 아기곰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곰돌이 푸우같은 동화책 덕분에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곰이 무시무시한 동물이 아니라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기억되어져 왔는데, 이러한 아기곰 딸랑이를 보니 수천 년 전 아기들도 곰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 어릴 때와 비슷했을 것 같다.


이누이트가 겨울철에 즐겨 먹는 '키비악'이라는 음식은, 내장과 뼈를 모두 제거한 바다표범의 몸 속에 바다쇠오리 500마리를 집어넣고 꿰맨 후, 진흙을 덧발라 통째로 땅에 묻어 몇 달을 발효시킨다. 발효 후에는 그 바다쇠오리를 꺼내 먹는다.

에콰도르의 전통음식인 통째로 요리해 먹는 기니피그, 팔라우 공화국의 과일박쥐 수프 등도 혐오스럽기 그지 없는데, 마지막에 소개되는 한국의 번데기를 보니 이것이야말로 다른 나라 사람들의 눈에는 징그럽고 이해못할 음식으로 여겨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는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벌레의 유충과 성충의 중간 단계라는 단어를 마주하니 음.. 지금은 섣불리 먹을 수 있으려나...






남태평양의 섬나라 원주민들의 ' 낭골' 이라는 의식은 흔히 '땅 위의 다이빙' 으로 알려졌는데, 마을의 남자들은 발목에 덩굴만 묶은 채 최대 30미터의 목조탑에서 땅바닥으로 뛰어내린다고 한다. 덩굴의 탄성 덕분에 어깨가 지면에 거의 닿을 정도로 착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덩굴의 길이에 아주 근소한 오차만 발생해도 죽음에 이르게 되는 매우 위험한 의식이다.

이 의식에 성공한 남자들은 그 해 수확한 가장 큰 참마를 가져갈 수 있고, 성인식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데, 현대의 번지점프가 바로 이 낭골 전통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되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신석기 시대의 젖병,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 6천 500년 전 무덤에서 나온 순금 성기 가리개, 이집트인들의 근태기록부, 고대 아테네의 졸업앨범 등등 제목만 봐도 단박에 궁금해지는 내용들이 많다.


사실 나는 박물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박물관 수업이라면 몇번이라도 듣고 싶다.

게다가 저자처럼 잘생긴 도슨트의 해설이라면 더더욱 대환영 !!

그동안 유물 중심으로 생각해왔던 박물관 수업이 인간 중심으로 바뀌는 계기도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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