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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행 간다면 사진 찍고 책도 내고 - 라오스에서
유광선 기획, 최병광 지음 / 와일즈북 / 2021년 9월
평점 :

제목이 독특해서 눈길이 갔던 여행 에세이 !!
그리고, 서문에 담긴 저자의 글이 맘에 콕 와 닿는다.
한 나라를 잠시 보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거나 책을 쓴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라오스를 소개하는 여행기가 아니라고, 라오스를 여행할 독자에게 저자가 느낀 향기를 전할 뿐이라고 한다. 여행은 결코 남이 만들어 주는 울타리에서 하면 안되기 때문에 이 책을 믿지 말고, 나만의 여행을 가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여행 에세이를 읽었지만 이런 멘트를 날린 저자는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그런데 정말이지 이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
저자는 10년 전 방문했던 라오스가 너무 그리워 10년 후 다시 라오 항공에 몸을 실었다.
비엔티엔, 씨앙쿠앙, 방비엥, 루앙프라방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방비엥, 루앙푸라방 이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그 곳이 라오스인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느긋해야 즐길 수 있는 곳이 라오스이고, 걷기에 딱 좋은 곳이 이 곳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프라방이라고 한다.
씨앙쿠앙이라는 곳이 굉장히 여운이 남는다. 마음이 아픈 쪽으로..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 하노이를 공격하던 미군 전투기는 하노이까지 갈 수 없는 경우 이 곳 씨앙쿠앙에 남은 폭탄을 전부 투하했다고 한다. 전투기는 폭탄을 장착한 채 기지로 돌아갈 수 없고, 일단 이륙하면 폭탄을 전부 없애야 착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죄없는 씨앙쿠앙은 지역 인구의 80%가 죽었고, 불발폭탄의 피해도 엄청났다고 한다.
사진 속 공동묘지가 너무 화려하고 예뻐서 깜짝 놀랐다. 사진으로 봐서는 공동묘지라고는 절대 생각조차 못할 정도.
공동묘지에 대한 가치관이 이렇게나 다를 수가 있구나. 유럽의 묘지도 언제나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조성되어 있는 걸 본 적 있는데, 라오스의 공동묘지는 또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10년 전 단아했던 방비엥의 모습과 서사적인 풍경은 많이 바뀌었고, 루앙푸라방의 야시장에서 팔았던 수공예품 위주의 물건은 이제는 공장에서 찍어낸 똑같은 물건이 즐비하다고 한다.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점차 바뀌는 또 한 곳의 변화되는 모습이 왠지 슬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다음 여행에서는 꼭 사진도 남기고 글도 남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아무나 여행 작가를 하나? 하는 생각에서 한번 해보고 싶은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찍은 사진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적어 책으로 엮으면 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요게 어찌보면 간단하다면 간단할 수 있겠지만, 무척 부지런하고 꼼꼼해야 가능할 것 같다. 귀차니즘은 절대 못할 일 !!
이 책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로 100여컷의 사진들. 특히나 라오스의 일상, 사람을 담은 사진들이 많아 살아 숨쉬는 라오스를 만난 느낌이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